7일 오전 경기도 평택 팽성읍의 평야는 매캐한 연기에 휩싸였다. 확성기에서 연신 ‘농민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들판 곳곳에선 볏짚더미가 불타올랐다.

주한미군 확장 이전 예정지역인 이곳 일부 주민들이 토지 수용을 거부하고 영농활동을 고집하자 정부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영농 저지에 나선 것이다.


주한미군 이전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달 17일부터 논갈이와 씨뿌리기를 해왔으나 정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불도저와 레미콘 등을 동원해 농수로와 논두렁을 없애는 작업에 돌입했다.    


영농저지 작업은 5개 지역으로 나눠 이뤄졌다. 예상대로 주민들은 완강히 저항했다. 대추리 지역에선 숫적으로 열세인 주민들이 볏짚에 불을 붙여 던지고 경찰과의 몸싸움에서 뺏은 방패를 태워 검은 연기를 연신 뿜어댔다.  

일부 용역직원들과 주민들은 격한 몸싸움을 벌였으나 주민들 다수가 여성과 노인들로 이뤄져 막대한 병력을 동원한 경찰은 매우 조심스러워 했다. 주민들은 “내 땅 안 팔란다. 나가라!”며 고함을 질러댔다.


인근 함정리에선 농수로 위에 앉아 버티던 주민 1명을 연행하는 끝에 결국 농수로에 시멘트를 부어 물길을 막았다. 물길이 막히면 더 이상 농사는 지을 수 없다.

현재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 따라 수용되는 535가구 중 330여 가구(61%)는 이주 신청 및 개별 이주를 완료했으며, 반대가 심한 대추리, 도두리 지역도 주민 297세대 중 51%가 협의 매수에 합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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