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치동 일대에서 떠오르는 공부법이 있다. 소위 1% 상위 학생들만 모인다는 이곳에서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디베이트’열풍이 바로 그것이다. 디베이트포올(Debate for All) 이주승 대표는 자유롭게 토론하는 디베이트 교육을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젊은 대표의 순수한 꿈으로 시작한 디베이트포올과 함께 재미있는 토론의 세계를 만나본다.
디베이트(Debate), 영어와 논리 모두 잡다
디베이트는 한마디로 ‘형식을 갖춘 영어토론’을 뜻한다. 찬성과 반대가 명확한 주제를 잡아 마치 체스게임처럼 정해진 시간과 일련의 규칙에 따라 영어로 자기 의견을 나누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언어 스포츠라고도 할 수 있다. 디베이트포올 이주승 대표는 처음 학교들로부터 수업 의뢰를 받고 ‘과연 이 학생들이 영어토론을 잘 따라올까?’ 싶은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수업을 진행하자 “1분도 채 말을 못하던 학생들이 7분 이상씩 스피치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디베이트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Listening)하고 자기 의견을 적극 표현(Speaking)하면서 자연스럽게 말하기ㆍ쓰기 능력을 익히는 동시에 서로 주장하는 논리를 비교하면서 자료를 수집ㆍ분석(Reading)하는 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읽기ㆍ사고력(Thinking)까지 키워나가는 학습법이다. 열린디베이트 1기 수료생 이찬식 학생(서울하나고/1회 글리격 참가자)은 “토론을 하기에 앞서 퍼블릭 스피킹을 통해 기초부터 쌓게 해주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수준에 따라 분반 학습을 해서 더욱 효율적”이었다고 만족해했다. 역시 1기 수료를 마친 장수진 학생(서울삼육중학교)은 “처음에는 토론 준비를 하는 30분이 너무 어색하고 막막했다”며 “하지만 긴장을 풀고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점점 말하는 게 재미있어졌다”고 전했다. ‘열린디베이트’과정은 PRE 디베이트 과정부터 입문ㆍ초급ㆍ중급ㆍ고급ㆍ실전연습반까지 총 6단계로 구성되어있어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학생과 교감(交感)하는 ‘일급’ 코치진
디베이트포올은 코치진 모두 국ㆍ내외 디베이트 대회 심사위원 또는 토론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명문대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 입시나 영어 학원과는 가장 큰 차별점이 바로 여기 있다. 최근 디베이트가 고급 교육법으로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토론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원어민 강사나 영어에만 능통한 스피치 강사가 디베이트에 뛰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칫 왜곡된 디베이트 교육이 퍼질까 걱정스럽다”면서 디베이트 코치가 갖추어야 할 자격을 강조했다. 열린디베이트 1기 수료생 장수진 학생(서울삼육중학교)은 “코치님이 토론 시 좋았던 점과 부족했던 부분을 편지로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코치들의 수업 방식이 학생들의 인성과 실력을 함께 키워주는 것 같다”며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코치진은 우선 학생들이 친숙한 가족, 학교 등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해 자신 있게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학생들의 말을 경청하면서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지고, 주제에 대한 다각도 자료조사(읽기)-토론(말하기)-경청(듣기)-글쓰기로 이어지는 종합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역할이 바로 디베이트포올 코치진들이다.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상대방 이야기를 존중하며 듣는 자세를 가르쳐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갖도록 만든다.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상위 1%도 99%도 아닌 ‘For All’
▲ 99%가 누리는 1%의 교육,(주)디베이트포올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주승 대표
이주승 대표가 디베이트 문화를 한국에 정착시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이 그 위력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솔브릿지 디베이트팀 1기 졸업생인 그는 이 마법 같은 디베이트의 매력에 푹 빠져 한국 학생들에게도 얼른 알려주고 싶었다. 사실 디베이트라고 하면 약간 생소하게 다가오는 개념이기도 하다. 서울 지역만 하더라도 일반 중ㆍ고교에서는 디베이트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하다. 대치동 학원가처럼 일부 ‘특수’지역에서만 높은 사교육비를 들여야 접할 수 있는데다 그조차 본래 디베이트의 기능보다는 입시와 스펙에 정형화된 수업이 대부분이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이 대표는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나섰다. 누구라도 쉽게 디베이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각 학교마다 방과후학교 수업을 돌며 토론수업을 진행해 나갔고, 저소득층, 기초생활수급자, 탈북자녀 등 취약계층에게는 수업료 전액을 지원해주는 사업도 진행해오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고급 교육으로만 알려져 있던 디베이트 영어교육을 1% 대상만이 아닌 나머지 99% 학생들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일학교 및 단기토론 워크샵 등을 개최하고 각 지역별로도 기수를 모집해 열린디베이트교실을 운영중이다. 이주승 대표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5월부터 전국 중ㆍ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WSDC를 도입한 국내 최초 청소년 영어토론대회(KYDC)를 개최하여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그 수익금은 취약계층 디베이트 교육을 위한 ‘Edu99’공익캠페인에 쓰일 예정이다. 말 그대로 ‘모두(All)’를 위한 동등한 교육문화를 꿈꾸는 디베이트포올, 이들이 있기에 글로벌 한국의 미래는 든든하다. <NP> www.debateforal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