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自然) 속에서 잠시나마 자신을 잊는 것도 때로는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듯…’

세상을 살다보면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하며 슬픔을 주체할 수 없을 때도 있다. 만감(萬感)이 교차해 모든 걸 떨쳐버리고 싶어서 무작정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현실도피를 꿈꾸며 떠난 길에서 회귀(回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때도 있다. 머리는 복잡하고 가슴은 답답할 때 자연을 벗 삼아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맑은 공기와 숲이 주는 에너지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보는 것도 마음을 다스리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경기도지역 자연휴양림에 대해 알아본다.

중미산 자연휴양림
- 숲 내음과 풀벌레 소리가…

▲ 중미산 자연휴양림 풍경
팍팍한 삶의 도시, 서울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도는 아마도 팔당댐 옆을 지나는 6번국도일 것이다. 이 길로 양평까지 접근한 후 37번 국도를 이용해 산중으로 들어가는 드라이브 코스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숲 냄새 가득한 고개를 여유 있게 운전하다 보면 농다치고개를 넘게 된다. 이어 왼편으로 중미산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중미산 산행이나 하루 산책을 즐기려면 처음 나오는 제2매표소로 들어서면 되는데, 넓은 주차장이 있고 휴양림 산책로, 등산로가 모두 이곳에서 시작된다. 통나무집에서 숙박하거나 야영을 하려면 도로를 700~800m 더 내려가 제1매표소로 들어간다. 매표소를 지나면 정면 계단 위에 관리사무소가 있다. 직원이 CCTV를 보며 20여 m의 계단 위에서 메가폰을 들고 출입관리를 한다. 예약 확인 후 1매표소를 들어서면 우측에 제1야영장이 있다. 21개의 데크 중에 계곡을 끼고 있는 115번에서 121번이 수량이 풍부하여 휴양림 데크 중 가장 인기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계곡에 물들 때면 수도권 최고의 야영지로 꼽힌다. 계곡 이외의 데크들은 경사진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산림형 야영지다. 가족 야영객들이 많아서인지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중미산 자연휴양림
▲ 중미산 자연휴양림 차나무 A동
은 산막이용객보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잘 수 있는 캠핑족들이 더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관리소 좌측으로 난 시멘트길은 계곡을 왼쪽에 두고 오른다. 숲 속 이곳저곳의 데크 위에 세워진 다양한 텐트의 모습이 화려하다. 이곳 야영장 가운데 계곡 옆의 204~209번이 호젓해 인기가 높다. 통나무집은 1km쯤 오르면 임도 끝도 있다. 떡갈나무방, 신갈나무방 등 4채가 모인 복합건물이다. 터를 넓히지 않고 숲 속에 파묻히듯 들어선 목조건물이기에 숲 내음과 풀벌레 소리가 방에도 가득 들어찬다. 50여 m를 더 가면 두 번째 산막이다. 숲길 산책은 제2매표소를 이용한다. 시작점에 ‘태교의 숲길’이라 쓰여 있고 시를 읽으며 명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놨다. 일대에는 계수나무, 자작나무, 가래나무, 두충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란다. 이곳에는 숲해설사 3명이 2~11월까지 상주한다. 숲해설사인 정운교(60세) 씨는 해설 중간에 명상의 시간,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계곡에서 잠시 발도 담그는 체험도 함께 한다. 해설사와 1.2km를 도는 데 1시간 30분쯤 걸린다. 중미산 자연휴양림의 특화프로그램은 국제 규격의 오리엔티어링이다. 지도와 나침반만으로 목표를 찾아가는 스포츠로 전국 대회도 열리고 단체이용객들이 많다. 20명 이상이면 참가가 가능하고 기업체 단체연수팀들도 많이 이용한다.

중미산(仲美山)
- 시골 새색시처럼 수줍은 모습이 매력

▲ 중미산 자연휴양림 산림문화휴양관
버금 중(仲) 아름다울 미(美), 휴양림 안내서에는 중미산이 금강산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가졌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쓰여 있다. 한나절 산행을 끝낸 뒤에 느낌은 힘차고 화려한 금강산보다는 오히려 소박하고 조심스러운 시골 새색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중미산을 넘어가는 농다치고개의 유래도 시집가는 새색시에서 나왔다. ‘머슴은 아씨를 짝사랑했다. 그런 아씨가 시집을 가며 머슴은 장롱을 지고 간다. 부아가 난 머슴은 농을 이리저리 바위에 부딪치며 걷고, 이런 맘을 모르는 아씨는 “농 다친다”며 걱정을 한다. 이래서 농다리고개’라고 일컫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중미산 산행은 휴양림 제2매표소에서 시작한다. 매표소에서 352번 국도를 건너면 바로 임도가 시작된다. 차량 통행금지의 차단기를 지나면 눈앞이 시원하다. 10여 분 걷다보면 작은 시멘트 다리가 나온다. 다리 건너면 바로 우측에 등산로 표시가 있다. 토끼길 정도나 될까. 너무 좁아 선뜻 들어서기는 어렵지만 휴양림 지도에도 정확히 나와 있으니 믿고 따른다. 가팔라지는 길을 10여 분 걸으니 의외로 등산로가 뚜렷하고 넓다. 중간에 한 그루씩 나타나는 싸리꽃은 막 피어나는 쌀알만 한 분홍색 꽃망울이 앙증맞은 외씨버선을 닮았다. 그 작은 꽃에서도 꿀을 빨겠다고 흰나비들이
▲ 중미산 자연휴양림 산책로
분주하다. 산초 잎을 따서 냄새를 맡으니 머리가 맑아진다. 숲에 취해 걷다 보니 갑자기 4~5m의 토담이 나타났다.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을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져 있고 뿌리 부분에 붙은 흙더미가 웬만한 집 담처럼 착각을 일으킨다. 30여 분을 더 걸으면 ‘정상 500m, 휴양림 1.7km’의 표지판이 나온다. 정상에 서니 때 맞춰 불어주는 바람 한 줄기가 상쾌하다. 남동쪽으로 유명산과 소구니산을 거쳐 옥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산자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산은 능선을 따라 0.9km를 걸으면 길 왼쪽에 하산 3.3km 표지판이 보인다. 도열하듯 늘어선 잣나무 단지도 지나고 작은 계곡을 두어 번 건너면 임도와 만난다. 5분여를 더 걸어 갈림길에는 좌측 임도로 들어서면 30여 분 후 출발지점으로 돌아온다.
☞ 문의전화: 031)771-7166, 위치: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중미산로 1152
☞ 명소: 중미산 천문대
휴양림 제2매표소에서 100m 거리다. 서울 근교에서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천체망원경을 통해 달의 분화구, 토성의 띠, 은하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하절기 21:00~23:00이며 동절기 20:00~22:00이다.

강씨봉 자연휴양림
- 청정 계곡에서 마음의 치유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에 자리한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980ha의 울창한 천연림을 그대로 살려 조성됐다. 관리는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에서 하고 있다. 휴양림에는 난방ㆍ취사ㆍ샤워가 가능한 숲속의 집 7동, 산림휴양관 1동(9실), 공중화장실 1동, 관리사무소(회의실) 1동과 산책로,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상태이다. 더불어 어린이를 위한 자연학습장과 물놀이 시설 등이 있어 가족 단위나 단체행사에 최적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 휴양림의 장점은 자연환경이다. 논남기 계곡은 때 묻지 않아 깨끗하고 완만해 노약자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풍성한 숲이 있어 충분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강씨봉을 오르는 산행을 할 수 있으며 원점회귀가 유용하다. 휴양림 시설의 경우 타 휴양림에 비해 평균 1.3배 정도 넓은 숙소가 쾌적하다. 또 창이 많아 숙소 내에 빛이 잘 들고 피톤치드를 숙소 내에서도 충분히 들이마실 수 있다. 강씨봉 자연휴양림의 또 다른 장점은 고급 펜션 못지않은 시설이다. 숙박시설인 숲속의 집과 산림휴양관에는 HD TV와 냉장고, 에어컨과 침구는 물론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도록 식기도구까지 갖추어 휴양림 이용객들은 별도로 챙겨야 할 것이 많지 않다. 더불어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산림휴양서비스 제공을 위해 경기도에서 운영 중인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주중에 특별한 혜택을 제공해 이용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휴양림의 주중 이용혜택은 대중교통 이용 시 불편함이 없도록 휴양시설 예약자에 한해서 가평역ㆍ가평터미널에서 휴양림까지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 셔틀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사용기준일 1~2일 전 전화예약(031-8006-6611)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휴양시설 사용자 중 65세 이상 동반 시에는 50% 감면 혜택까지 주어진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이 휴양림에서 일상의 찌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딱지치기ㆍ투호ㆍ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즐기며, 숲체험ㆍ해설 참여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한가로운 주중엔 가족과 함께 청정 가평계곡의 끝자락 강씨봉 자연휴양림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음이온 샤워 숲길, 초록의 기운을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2011년 지은 신축 휴양림답게 입구부터 깔끔하다. 입구를 통과해 직진하면 주차장을 지나 논남기 계곡 물놀이장이 나온다. 여름에는 물놀이장으로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쓰인다. 한북정맥 강씨봉에서 흘러오는 계류는 맑고 수심도 1m를 넘지 않아 온 가족 놀이 장소로 제격이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암반은 드물지만 계곡은 20m정도로 넓은 편이라 여유로운 분위기다. 길은 산림휴양관이 있는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바위와 나무로 지은 산림휴양관은 여느 휴양림 건물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담이 붙은 독채형이며 컬러와 디자인이 세련됐다. 경사진 지형을 충분히 살려 계단식으로 세웠다. 단순히 자연친화적으로 설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개성을 입혀 누구나 하룻밤 묵고 싶은 감성이 담겨 있다. 산림휴양관이 끝나는 오르막에서 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이어진 산길은 전망대로 이어진 산책코스다. 지능선을 따라 난 울창한 숲길을 따라 1시간 정도 오르자 임도가 나타난다. 데크 전망대가 오름길에 대한 선물처럼 다가오는 순간이다. 멀리 귀목봉과 명지산의 힘찬 굴곡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깊이봉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계곡을 만난다. 논남기 계곡의 상류 계곡 중 하나로 작지만 맑고 조용하여 운치있다. 이곳에도 물놀이장과 정자가 있어 온 가족 쉼터로 안성맞춤이다. 계곡을 두고 다시 오르막길을 따르면 숲속의 집으로 이어진다. 숲속의 집 사이로 난 계단을 따르면 잣나무숲 산책로다. 강씨봉 자연휴양림의 트레이드마크라 해도 좋을 아름답고 풍성한 숲이다. 음이온 샤워 숲길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농축된 초록의 기운을 깊이 들이마실 수 있다. 그런 샤워 혹은 음이온 샤워라고 불리는 삼림욕은 편한 마음으로 숲을 걸으며 새소리나 물소리를 듣고, 신선한 공기와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흡입하며 몸과 마음의 피로를 푸는 자연건강요법이다.

강씨봉… 왕족의 기품,
너그러움이 살아있는 한북정맥 주능선
가평과 포천 경계에 있는 강씨봉(830m)은 강씨 성을 가진 이에게서 유래한다. 두 가지 설이 있는데, 첫째는 오뚜기고개 부근에 강씨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유래한 것이다. 둘째는 궁예 부인 강씨에게서 유래한다. 궁예의 폭정이 심해지는 와중에 강씨는 직간(直諫)을 멈추지 않았고 궁예는 부인을 강씨봉 아랫마을로 귀양보낸다. 이후 왕건에게 패한 궁예가 부인을 찾아왔으나 죽고 없었다는 설이 있다. 과거에는 능선 서쪽인 포천 방면이 서울에서 접근이 수월해 등산객들이 많이 찾았지만 요즘은 계곡이 좋은 동쪽 가평 방면에서 산을 오르는 사람이 더 많다. 강씨봉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휴양림은 가평군 북면 적목리 ‘논남기’에 있다. 마을 이름이 특이한 것은 옛날 어느 선비들이 여기서 남쪽을 논했다 해서 얻은 이름이며 줄여서 ‘논남’이라고도 부른다. 강씨봉은 한북정맥 주능선의 산이다. 한북의 최고봉 국망봉(1,168m)에서 민둥산(1,023m)~강씨봉~청계산(849m)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있다. 높고 험준한 줄기라 포천과 가평의 생활권을 완전히 나누며 도로로 지나려 해도 먼 길을 돌아가게끔 되어 있기도 하다. 휴양림 원점회귀 산행은 임도를 따른다. 임도와 계곡이 조화롭게 이어져 어린 자녀들과 함께 찾기 좋다. 물길 곁을 임도가 따르고 그리로 오른다. 길은 계곡을 좌우로 바꿔가며 이어져 있다. 그로 인해 물에 손 담그고 디딤돌을 조심스레 뛰어넘는 장면이 잦다. 계류의 이미지는 너르고 명랑하다. 빛이 잘 들고 넓어 여유롭고 물살이 세거나 깊은 데가 없다. 낯선 곳에 온 긴장감을 자연스레 무너뜨리는 부드러운 계곡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차갑진 않다. 골이 깊고 수심이 얕아 햇살에 데워져서 그럴 것이다. 능선을 만나는 도성고개까지 숨 한 번 헐떡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지루할 정도로 긴 계곡이지만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가도 힘들다고 보채지 않을 정도로 오르막이 완만하다. 그렇지만 도성고개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한북정맥 줄기답게 가파른 오르막이 이제부터가 진정한 산행임을 몸으로 알게 한다. 그렇다고 강씨의 산이 왕족의 기품과 너그러움을 잃은 건 아니다. 가파르지만 발의 촉감이 푹신푹신한 흙길을 내주며, 정상을 위해 이에 걸맞은 땀을 바치라 한다. 정상은 아담한 헬기장이 있으며 충분히 쉬고 경치를 즐기기에 모자람 없다. 시선은 주변의 국망봉ㆍ화악산ㆍ명지산ㆍ귀목봉 같은 1,000m대의 큰 산에 골고루 가 닿는다. 정상에서 오뚜기고개로 이어진 능선은 부드럽지만 넝쿨과 풀은 높기 때문에 생채기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널찍한 임도가 지나는 오뚜기고개는 오뚜기부대에서 임도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리 이름 붙었다. 임도따라 구불구불 내려서니 올라올 때처럼 계곡 곁을 따라간다.
☞ 문의전화: 031)8008-6611, 위치: 경기도 가평군 북면 논남기길 520
☞ 명소: 자라섬
가평의 대표 관광명소는 자라섬이다. 북한강에 떠 있는 하나의 섬으로 넓이는 20여만 ㎡이며 섬 가장자리는 큰 돌과 자갈이며 중앙부는 모래와 흙으로 덮여 있다. 큰 미루나무와 버들가지와 억새가 자연 수목원을 이루고 있다. 4km에 이르는 수변 산책로와 야생화와 자연수목휴양림, 캠핑장 등이 있는 가평의 대표 명소다.

천보산 자연휴양림
- 아토피, 알레르기 개선효과까지

▲ 천보산 자연휴양림
천보산(天寶山)은 해발 423m로 하늘밑 보배로운 산을 뜻하며, 포천시와 양주시의 경계가 되는 산줄기 중앙에 솟아 있다. 산이 그리 높지 않고 등산로가 어렵지 않아 가족이 함께 산행하기에도 쉬운 편이다. 멋진 통나무집, 산림문화휴양관, 힐링센터, 서바이벌장, 야영데크장을 감싸며 2.3km의 산책길이 둘러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답답함을 잠시 잊고 색다른 정취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천연기념물 328호로 지정된 하늘다람쥐가 서식하고 있어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대자연과 표고버섯 체험장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청소년들에게 숲의 이해 및 자연보호사상 고취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이 휴양림에서는 5월 어린이날 가족보물찾기 대축제, 여름철 숲속 물놀이 축제, 자연표고버섯축제, 겨울숲 전통놀이 축제 등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숲속 체험ㆍ교육 및 숲속 힐링 캠프 등을 개인, 가족, 기업, 교육기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숲속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아동전문병원과 함께하는 ‘학부모 성공캠프’, ‘아토피 생생캠프’를 통해 명상, 종합심리평가, 가족 레크레이션, 건강검진(아동병원), 해독식단, 숲속체험활동, 집단상담, 부모교육 및 아동교육, 가족바비큐, 숲길체험 등 자연휴양림으로서의 체험과 심도 있는 치유프로그램은 회기별로 운영된다. 또한, 천보산 자연휴양림 힐링센터는 엄선된 국내산 천연 생황토와 참숯 및 게르마늄, 질석으로 제작된 자연 친화적인 황토벽화를 이용해 객실 내부를 장식하여 아토피, 알레르기 등 환경성 질환에 탁월한 개선효과가 있어 객실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도록 꾸며 자연휴양림을 이용하는 색다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시원한 물소리에 잠시 모든 게 잊혀져

▲ 천보산 자연휴양림 힐링 숲뮤직
천보산(423m) 들어가는 포천시 동교동 마을의 담들이 재미있다. 사람 키만한 글자마다 색깔을 달리한‘welcome’, 등굣길 그림, 잠자리, 나비, 곤충, 새들 그림들이 가득하다. 천천히 그림을 즐기며 가면 된다. 골목길을 빠져나가면 동교저수지가 나온다. 낚시터의 좌대에는 1인용 비바람 가리개들이 설치되어 있다. 저수지를 지나면 숲길이고 오르막 옆에 포천학생야영장이 있다. 왼편으로 체육관 같은 둥그스레한 벽돌 건물이 보인다. 오른쪽 숲 속에는 세면시설이 있고 숙소로 빌려주는 흰색 천막들이 가지런히 세워져 있다. 휴양림은 차단기 좌측 매표소 앞으로 통과한다. 아스팔트길은 이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 숲 속은 초등학교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시끌벅적하다. 물놀이장은 고무에 바람을 넣어 임시로 만든 곳으로써 10m 크기 2개가 이어져 있다. 어른들도 웃통을 벗고 양옆의 그늘막에 앉아 먹을거리를 챙긴다. 30m 위에 단독 산막 4채가 있고 물놀이장 자리는 다른 계절에는 오토캠핑장으로 쓰인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300m쯤 가면 휴양림의 중심인 숲속휴양관이 나온다. 산막 앞에는 산사태 방지를 위한 방책에 하늘다람쥐가 크게 그려져 있다. 2012년 6월 국립환경과학원 환경평가에서 천보산 일대에서 삵과 하늘다람쥐 서식처가 발견됐다. 천연기념물 제328호인 하늘다람쥐는 야행성이다. 하늘다람쥐는 배트맨처럼 앞자리와 뒷다리 사이에 날개를 펼치고 통상 20~30m를 활공한다.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에 숨어서 얼굴만 내밀고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는 모습이 도감에 실려 있다. 도로 옆 조경석 사이에 봉선화들이 가득하다. 은은하게 어우러진 하양, 빨강, 분홍, 보라색의 꽃밭은 거대한 수채화 한 폭이다. 봉선화 꽃을 들여다보면 아래쪽 꽃잎들이 활짝 펼쳐져 꽃은 곧 날아오를 듯하다. 오른쪽 계곡 물소리가 제법 시원하다. 계곡에서 올려치는 바람에 실려
▲ 천보산 자연휴양림 물놀이장
오는 계곡물 냄새가 도심의 속때까지 벗겨지는 것 같다. 촉촉이 비오는 날은 냄새가 더 짙게 배어온다. 풀냄새, 나무 냄새를 하나하나 음미하고 싶을 땐 이슬비라도 내리는 숲으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봉선화가 손을 흔드는 비포장길을 계속 걸어 나가면 휴양림의 마지막 산막들인 C지구가 나온다. 산막 이름들이 독특하다. 외룡암, 낙귀정지, 백로주, 포천의 대표적인 경치를 꼽은 포천팔경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산막들은 황토방에 한지를 발라 들어가 앉으면 아늑하다. 휴양림에는 표고버섯 체험장이 있다. 1회 체험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지름 2~3cm, 높이 1m 20cm 정도의 참나무 세 토막을 100,000원에 분양해 직접 포자를 심고 가을에 수확하는 체험이다. 또한 가족들이 캠핑도 하고 휴양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하우징 캠프를 만들었다. 산막에 데크를 길고 넓게 만들어 5인용이나 8인용 텐트를 설치할 수 있다.

천보산… MTB 코스로 유명
“완전 동네 뒷산이구먼. 내가 60대만 해도  북한산을 밥 먹듯 올랐는데, 70 넘고 허리 아파 산을 못 다녔지만 이곳은 그냥 올라오네”천보산 정상에 올라선 노인이 ‘왕년에’를 부르짖는다. 왕년에 노인과 동행한 젊은이가 한 마디 했다. “장인어른 얼른 가시죠. 삼십 분 후면 틀림없이 비 옵니다”, ‘우르릉 쾅~’ 멀리서 다가오는 천둥소리에 정상에 섰던 사람들이 서둘러 하산한다. 능선길은 느긋하게 걷기 좋은 산책길이지만 내리막은 급사면이다. 천보산 등산로의 들머리는 시원한 4차선 정도 넓이로 소나무, 참나무의 호위를 받

▲ 천보산 자연휴양림 가족힐링캠프
으며 진군하는 느낌이다. 여름이 절정일 때의 숲에서는 ‘맴맴’, ‘쓰륵쓰륵’, ‘쿠쿡’, ‘츠잇츠잇’온갖 곤충들의 합주가 들린다. 한 놈, 한 놈 애절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지만 사람들은 못 알아듣고 걸어간다. 500여 m 걸으면 임도가 크게 휘돌아 나가며 시멘트 포장이 끝난다. 계속 들어가면 서바이벌게임장, 산행은 자연스럽게 쌓아 놓은 돌계단을 타고 오른다. 등산로 입구 표지판이 없어서 폭 1m쯤의 돌계단을 확실히 기억해야 한다. 계단을 오르면 두세 명이 편히 걸을 만한 등산로가 시작된다. 미풍도 없는 날 풀잎 하나가 살짝 흔들린다. 사람을 피해 숨어든 벌레가 풀잎을 흔들어 놓았다. 700m쯤 올라 8부 능선길을 만난다. 능선길은 MTB 코스로도 유명하다. 올라서는 곳 왼쪽의 한 아름 크기 소나무가 이정표 역할을 한다. 정상 능선을 향해 걷다 보니 등산로에 혈관처럼 툭툭 소나무 뿌리들이 튀어나와 있다. 능선에 올라서니 표지판 세 개가 삼각형으로 모여 있다. 양주시, 포천시, 동두천시에서 각자 세웠다. ‘어서 오시라’는 듯 자기 동네 등산로를 가리키고 있다. 길은 유순하다. 천보산 5보루 표지판이 보인다. 삼국시대에 쌓은 일종의 성벽이다. 이제는 잡초에 묻히고 보호대를 설치해 먼발치에서 돌무더기 정도만 볼 수 있다. 회현고개 1.9km 표지판을 따라가다 400~500m쯤 가면 나무 표지판이 보인다. 거리 표시 없이 포천, 회현고개 방향만 가리킨다. 포천 쪽 하산로를 택해 내려오면 된다. 마사토의 급경사 길이 쉽지 않다. 급경사에는 줄도 매어져 있지만 여름에는 풀들이 길을 덮어버려 잘 안 보인다. 내려오면 바로 동교저수지다. 동교식당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 등산로는 요즘 거의 안 다니죠?”하고 물으니, “나도 댕기던 길이여, 야영장 학생들 단체 등산코스로도 쓰는 곳이여”하며 펄쩍 뛴다. 정상에서 듣던 천둥소리가 막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다.
☞ 문의전화: 031)544-6678, 위치: 경기도 포천시 원동교길 303
☞ 명소: 회암사지
폐사지를 돌아보려면 늦은 시간이 좋다. 노을이 물든 폐사지에 들어서면 누구라도 상념에 젖는다. 고려 말 학자인 목은 이색은 회암사를 보고‘아름답고 장엄하기가 동방에서 최고’라고 찬사를 보냈으니 절의 규모와 아름다움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을 것이다. 고려 말 지공대사 창건 이후 조선을 건국한 태조를 도운 무학대사가 머무르며 회암사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기록에 따르면 260여 칸의 규모로 한참 때는 3,000여 명의 승려가 머물렀다고 하니 당대 최고의 사찰이었을 곳이다. 전망대 앞에는 문화유산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으니 안내를 청하면 이곳의 유래와 발굴 현황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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