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을 주고 정을 마신다

한국인의 74.4%가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실 때 36.9%의 사람들이 맥주를 선택한다. 같은 맥주라고 해도 한국 사람들은 술로 생각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음료수로 여기기도 한다. 맥주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몇 종류 되지 않는 국산 맥주만 가지고 선택한다면 쉽겠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수입맥주들은 우리의 선택을 힘들게 한다. 호프 브로이의 강점은 신선하고 깨끗한 맥주이다.
여느 호프집의 맥주가 안 그렇겠냐는 질문에도 호프 브로이의 최종필 대표는“1주일에 3~4회 이상 맥주를 공급하는 라인을 청소해 이질감이 전혀 없고 목넘김이 깔끔하면서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일반적인 맥주 브랜드와는 비교할 수도 없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맥주보다 믿고 마실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말한다. 주문한 맥주가 나왔다. 살짝 덮인 맥주의 거품에는 생기生氣가 넘쳤다.
날씨도 봄의 기운을 업고서 따뜻한 햇살아래 점점 더워지는 요즘, 점심시간에도 시원한 맥주생각이 간절해진다. 호프 브로이에서는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돈가스와 생선가스와 함박스테이크가 포함된 브로이 정식이 준비되어 있다. 매일 바뀌는 스프와 신선한 야채와 따끈한 빵을 곁들이면 점심 한 끼도 제대로 먹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식사 후 나오는 시원한 맥주 한잔은 즐거운 식사를 마친 후 찍는 점 하나와 같다. 18년의 전통 맥주가게에는 사람의 정이 물씬 느껴진다.
새로이 별다른 실내 공사를 하지 않았지만, 독일식 전통마당이 느껴지는 호프 브로이는 실제로 세계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독일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아늑한 공간에 은은한 조명아래 앉아 있으면 마치 독일에 와있는 듯 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10년 이상같이 지내며 변치 않는 손맛을 내는 것도 호프 브로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손님들도 대부분이 단골이며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도 금세 분위기에 젖어들어 다 같이 즐기며 마실 수 있다. 홀에서 일하는 매니져분이나 서빙하시는 분들의 입담과 미소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한다. 백발이 성성한 노신사분들도 인근회사에서 단체회식을 나온 사람들도 연인들도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이 공간 안에서만큼은 다 같이 가족으로 여기며 가족의 정으로 대하는 호프 브로이 사람들.
하루의 끝자락에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면서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난다면, 혹은 서먹해진 지인과 정을 이야기 하고 싶다면 한잔 가득 넘치는 정을 따라주는 호프 브로이에 가자.NP
3호선 경복궁역 6번 출구 생산성본부B/D B1
☏ 02)738~7274
이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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