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이 공존(共存)하는 천혜의 자연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폭염을 피해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곳에서 절경을 감상하고 숲 그늘에서 자연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상남도지역 자연휴양림을 알아본다.

거제 자연휴양림
과연, 이곳이 섬이란 말인가

 
우리나라 남단에 자리한 거제도에는 아름다운 산이 많다. 계룡산(570m)을 비롯해 선자산(507m)과 복병산(465m) 등으로 이어지는 굵은 산줄기가 등뼈를 이루고 있다. 이들 산줄기 남단에 위치한 노자산(565m)은 학동몽돌해변과 해금강, 외도 등을 조망하기 좋은 멋진 전망대다.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산행지다. 이 노자산 동쪽 자락에 거제 자연휴양림이 둥지를 틀고 있다. 휴양림 전체 면적은 120ha로 해발 150~565m 높이의 완만한 사면에 조성되어 있다. 이 휴양림의 시설물들은 숲 속 곳곳에 분산 배치돼 그곳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삼림욕이 된다. 오래된 숲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를 누가 섬이라고 믿겠어요” 거제 자연휴양림을 찾은 탐방객의 말대로 이곳은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좋다. 숙소와 탐방로 주변에 빼곡하게 들어찬 울창한 숲은 강원도 깊은 산중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시원한 그늘과 맑은 새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보내기 좋은 장소다. 휴양림 뒤편의 노자산 정상 능선에 전망대가 설치돼 거제도 전역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과 기암절벽의 해안선, 멀리 대마도까지 관망할 수 있다. 휴양림 내에는 숲 속의 집 22동을 지어 숙박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려는 가족 단위 휴양객에게 인기다. 또한 멀지 않은 곳에 학동 몽돌해수욕장, 해금강, 구조라 해수욕장, 외도 해상자연농원, 거제포로수용소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명승지와 역사적 명소가 산재한 것도 이 휴양림의 자랑이다. 휴양림과 연계해 거제도 관광을 계획한다면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기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1993년 개장한 거제 자연휴양림은 오래됐지만 초기에 지은 노후한 시설을 대부분 교체해 깔끔한 분위기다. 휴양림 입구부
 
터 주차장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이 주차장을 중심으로 산록 전체에 시설물이 산재해 있다. 휴양림 중간을 가로지르는 계곡을 건너 직진해 들어가면 관리사무소가 나온다. 관리사무소 주변의 숲 속에 ‘중산막’ 10여 동이 숨어 있다. 그 중간에 야영데크와 취사장, 화장실 등의 시설이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다. 약간 비탈진 곳이긴 하지만 숲 분위기만큼은 탁월한 장소다. 편안한 마음으로 쉬어가기 좋다. 관리소 직전에 통과하는 대형 주차장 위쪽에는 10인용 ‘대산막’ 동백동 8개가 줄지어 서 있다. 나무들 사이에 숨어 있는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세워진 오두막이 한눈에도 편안해 보인다. 세상의 모든 잡념을 잊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장소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관리소 위쪽의 산자락에는 야영장과 산림문화휴양관이 위치하고 있다. 야영장 구역을 지나 더 위쪽으로 오르면 휴양림 시설지구 상단을 통과하는 임도에 이른다. 임도 위쪽으로도 단체 이용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련장과 취사장이 설치돼 있다.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면 ‘해송동’ 대산막 4동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곳에 닿는다. 이 휴양림은 시설지구가 집중돼 있어 이용객들은 그리 많이 걷지 않고도 시설물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아무래도 쾌적한 맛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혼잡할 때는 적당히 떨어진 노자산의 숲을 찾아 들어가면 된다. 그곳에서 신선놀음을 할 수 있다.

노자산
학동 해변과 해금강의 아름다움을 발아래
휴양림과 연계해 노자산을 오를 수 있다. 하지만 휴양림 전체가 노자산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으니 산행이라기보다 휴양림 내의 산책로를 걷는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거제도 노자산은 바다 풍광을 만끽하기 좋은 산행지다. 높지도 않고 길이 험하지도 않지만 전망만큼은 일품이다. 일단 해

 
발 200m가 넘는 학동고개에서 시작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 거제도 산꾼들은 ‘노자산은 경치도 좋지만 봄이면 산길을 붉게 물들인 동백꽃 구경하는 묘미도 그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거제 자연휴양림에서는 초입의 주차장에서 노자산 능선으로 붙는 산책로가 있다. 일단 능선에 오르면 남동쪽으로 시원한 바다 모습이 산길 옆으로 따라 붙는다. 완만한 숲 속을 가르는 능선길이 선명하다. 등산로는 헬기장을 지나며 하늘을 향해 가파르게 솟구쳐 올랐다. 전망대 직전 길 왼쪽으로 널찍한 바위지대가 펼쳐졌다. 학동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전망대이다. 불어오는 바람에 잠깐씩 너른 바다가 드러났다. 긴 곡선을 그리는 해변의 아름다움에 정신이 번쩍 났다. 힘들여 산을 오르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휴양림에서는 산행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설치해 뒀다. 전망대가 있는 곳은 지형도 상에 노자산이라고 표기된 곳과 그 남쪽 봉우리 정상, 학동으로 넘는 고개에서 서쪽의 능선 중간 지점 등이다. 팔각정이 있는 노자산 전망대에서 산길은 둘로 갈린다. 북쪽은 노자산 정상이고 남쪽은 마늘바위, 어느 쪽이나 전망 좋은 능선길의 연속이다. 휴양림 뒤편의 산책로로 이어지는 산사면을 가로지르는 길도 있다. 3~4시간이면 느긋하게 전망대까지 올랐다 내려올 수 있다. 
☞ 문의전화: 055-639-8115~6, 위치: 경상남도 거제시 동부면 거제중앙로 325
☞ 명소: 학동해수욕장
휴양림에서 3km 정도 떨어진 학동의 해수욕장, 일반 해수욕장과 달리 까만 몽돌이 1.2km 해안을 덮고 있다. 맨발로 밝으면 지압효과가 있어 건강에도 좋다. 이곳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의 절경을 감상하거나 외도 해상자연농원을 찾아갈 수도 있다.

산삼 자연휴양림
깨끗한 계곡과 푸른 고산에 포위된 힐링1번지

 
보통의 휴양림은 산 이름을 휴양림 이름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휴양림이 터를 잡은 산의 아름다움을 휴양림이 품고 있다는 의미에서 대부분 산 이름이 휴양림 명칭이지만 독특하게 경남 함양군 서상면 금당리에 위치한 휴양림은 ‘산삼’이 휴양림 이름이다. 함양의 ‘산삼 자연휴양림’이 그곳으로, 함양은‘산삼의 고장’을 표방하며 2003년부터 산양산삼을 대대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산삼은 함양의 대표적인 농특산물로 함양산삼축제가 2014년 11회를 맞을 정도로 성공한 지방 축제로 자리 잡았다. 2015년 산삼엑스포 개최를 준비하고 있으며, 함양군의 산삼 농가는 400여 가구로 전국 산양산삼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산삼 자연휴양림은 도시인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함양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산삼을 캐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든 특화된 자연휴양림이다. 함양군 서상면 산삼휴양림 일대에는 예로부터 약효가 뛰어난 산약초와 산삼이 많이 자생하여 심마니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휴양림을 운영하는 박흥서 대표는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을 보냈다는 전설이 있고, 특히 남덕유산 깃대봉은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점으로 삼국시대 산삼이 가장 많이 생산된 곳”이라며 “이곳에서 채취한 산삼은 중국과 일본과의 교역에 최고의 물품이었다”고 전했다. 함양군에서는 이런 지역 특성을 활용한 산양삼 산업화로 농업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10여 년 동안 2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450여 농가에서 650ha, 5,100본을 식재했다. 2006년 산림청 시범기관으로 선정돼 전국 최초 산양삼 생산이력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산삼에만 치중해 휴양림이 자리 잡은 산의 산세가 약한 건 아니다. 휴양림은 백두대간 주능선의 구시봉(1,015m)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뼈대 있는 산족보를 가진 높은 산기슭의 풍요로운 자연 환경에 속해 있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서상나들목에서 5km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계곡을 따라 산으로 이어진 오르막길에 접어들면서 산삼 자연휴양림이 시작된다. 휴
 
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족구나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구장이 나온다. 짙은 숲으로 둘러싸인 오르막길로 한동안 오르면 휴양림에서 가장 큰 건물인 산삼휴양관이 나타난다. 붉은 색깔의 예쁘장한 휴양관은 나무로 지어 환경친화적이며 2012년 지은 최신 시설이라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3층으로 이루어진 휴양관에는 30평의 대회의실과 6인실 8개와 10인실 1개를 갖췄다. 방마다 베란다가 있어 창문을 열면 초록색 기운이 물씬 풍겨, 언제든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휴양관 위로 이어진 길에는 깔끔한 외관의 숲 속의 집이 줄지어 있다. 휴양림에는 곳곳에 산삼체험장이 있다. 함양의 휴양림 세 곳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박흥서 대표는 “산양 산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캘 수도 있으며 현지가격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자랑한다. 더불어 체험비가 무료이기에 부담도 없다. 함양군산양산삼영농법인 김경회 대표는 “함양은 산삼 재배에 필요한 게르마늄 성분이 인삼 재배지로 유명한 금산보다 3배나 높다”며 “부엽토 토질인 구시봉에서 자란 산삼은 약효와 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농약은 물론 거름조차 주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산삼이 살아남을 확률은 10~15%로 낮지만 약효는 최고”라고 덧붙였다. 산삼체험을 신청하면 김 대표를 따라 구시봉 사면 해발 800m의 산삼체험장에서 직접 삼을 캘 수 있다. 옛날 심마니처럼 직접 삼을 캐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할 것이다.

구시봉
백두대간 구시봉을 산책처럼 편안히 걷다
숲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안개비가 내리는 날에도 구시봉 산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산삼자연휴양림 0.7km’ 이정표가 있는 곳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별도의 등산안내판이나 등산로 표식은 없으므로 휴양림 거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들머리임을 알리는 표식이다. 2012년 새로 생긴 휴양림이며 이 길을 이용하는 등산객이 드문 탓에 등산로는 희미한 편이다. 덕분에 조용하고 야생의 자연미로 풍성하다. 짙은 숲에서 풍겨나는 피톤치드를 독식하며 한동안 산을 오른다. 부담스럽지 않은 완만한 오르막에 준비 운동을 하듯 서서히 몸이 뜨거워진다. 그늘이 짙은 빽빽한 숲을 걷다 문득 하늘이 드러난다. 산사면을 휘감아 도는 임도다. 가로질러 철계단을 다시 짙은 숲 속을 걷게 된다. 인적이 드문 듯 산길은 풀이 무릎까지 자랐다. 짙은 안개와 숲이 만나자 숲 향기가 더 진하다. 수분이 깃든 숲 향기는 들이마실수록 머리가 상쾌해지는 기분이다. 오르막은 숨을 헐떡거릴 정도로 사람을 몰아세우지 않아 일행과 대화도 나누며 산을 오를 수 있다. 1.2km를 오르자 30분 만에 백두대간 주능선의 민재다. 고급 저택의 분재로 쓰일 것 같은 소나무가 한 그루 버티고 있다. 이정표 역할을 하는 잘생긴 소나무라 대간 종주꾼들이 표지기를 달아 놓았다. 소나무 그늘에 푹신한 잔디밭이라 한숨 돌리며 쉬었다 가기 좋은 장소다. 일부러 간벌을 해서 주변 산림을 가꾼 듯한 흔적이다. 본격적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북진한다. 능선에는 신갈나무와 미역줄나무가 많다. 온갖 풀이 높게 자란 걸로 봐서 대간 종주꾼들 외에는 찾는 등산객이 없는 듯하다. 정상에는 커다란 표지석이 주인처럼 버티고 있다. 표지석에는 ‘이곳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로 그 아래 주둔하고 있던 군사들이 기를 꽂았다고 하여 깃대봉이라 불렸으나, 옛날 한 풍수가 이산에 올라 산의 형태가 구시형이라 하여 2006년 구시봉으로 지명을 변경하였다’는 산림청의 설명이 적혀 있다. 서상면 주민들은 여전히 깃대봉이라 표기하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은 확 트인 건 아니지만 나무 너머로 경치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시 북진하자 너른 초원이 나타난다. 구름이 짙은 초원을 걷는 것도 운치 있으나 진흙탕이 된 산길을 걷는 발걸음은 조심스럽다. 벤치가 있는 곳은 깃대봉 샘터다. ‘깃대봉 약수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관리가 잘돼 있어 깔끔하고 약수가 시원하다. 산길이 좁아진다 싶더니 빽빽한 숲이 반긴다. 희미해지는 듯하던 등산로는 맨발지압등산로를 만나며 번듯해진다. 휴양림에서 세운 ‘지압보도 밟는 요령’ 안내판이 있다. 지압보도를 지나자 ‘산삼자연휴양림’방향을 알리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백두대간을 두고 휴양림 쪽으로 길을 잡는다. 산거울이 무성하여 싱싱한 잔디밭을 걷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묵은 묘를 지나자 다시 풀이 높아진다. 희미한 산길을 놓치지 않으려 걸음걸음이 예민하다. 반가운 ‘깃대봉 등산로 입구’ 안내판을 만나며 산길이 다시 뚜렷해진다. 이어 포장된 임도가 나타나며 스틱을 접어 넣고 산행을 마무리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산삼 자연휴양림 숲 속의 집이 나온다.
☞ 문의전화: 055-964-9886, 위치: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금당리 산4
☞ 명소: 상림(上林)
함양 상림은 함양읍의 서쪽에 있는 위천 강가에 있는 숲으로서, 통일신라 진성여왕(887~897)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읍의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갈참나무ㆍ졸참나무 등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류가 주를 이른다. 왕머루와 칡 등이 얽혀 마치 계곡의 자연 식생을 연상시킨다. 현재 2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함양 상림은 사람의 힘으로 조성한 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라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우리 선조들이 홍수의 피해로부터 농경지와 마을을 보호한 지혜를 알 수 있는 문화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매우 크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지리산 자연휴양림
꼬부랑길 넘어 광활한 자연 속으로

 
뱀처럼 구불구불한 꼬부랑길을 넘는다. 옛날 변강쇠와 옹녀가 천하를 유람하며 걸었다는 길 오도재다. 정상에는 ‘지리산 제1문’이라 써진 관문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그곳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하봉을 거쳐 천왕봉과 반야봉까지 이어진 주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조망공원이다. 겨우 지리산에 들어서는 초입에 섰을 뿐인데 이미 마음은 지리산에 푹 빠진다. 1967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은 경남 산청, 하동, 함양,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가장 넓은 면적의 국립공원이다. 30마리에 가까운 반달곰을 비롯해 야생동식물이 5,000여종이나 서식하고 있다. 또한 삼한시대 마한의 궁궐터였던 달궁, 신라시대 화랑의 수련장이었다는 세석고원과 산신을 모시던 노고단 그리고 빨치산과 한국전쟁 등 현대사의 아픔까지 이어지는 오랜 역사도 품고 있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광대골에 위치한 지리산 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 산악자연의 대표성과 상징성, 그리고 역사성을 고루 갖춘 휴양림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봄이면 벽소령 잔설 아래 산벚나무 꽃이 아름답게 피고, 여름에는 형제봉, 벽소령, 덕평봉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모여 피서의 적지(適地)가 된다. 칠선과 뱀사골에 피는 붉은 단풍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겨울에는 온 천지를 하얗게 덮는 설경 등으로 사계절 내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휴양림 입구의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왼쪽 아래로 숲그늘이 넓게 펼쳐진 야영장이다. 맑고 차가운 계곡이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게 해줄 정도로 수량이 넉넉해 보인다. 이런 야영데크가 휴양림 곳곳에 8개소 40개가 설치돼 있다. 위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숲 속의 집이다. 천왕봉, 제석봉, 형제봉, 덕평봉, 영선봉, 토끼봉, 벽소령 등 지리산의 주요 봉우리 이름을 딴 숲 속의 집이 계곡을 따라 휴양림 곳곳에 설치돼 있다. 작은 것은 4인실에서부터 큰 것은 10인실에 이르며 통나무 외관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 숲 속의 집 바로 위에는 산림휴양관이 있다. 1층은 프로젝트 시설이 갖춰진 회의실이며 나무를 이용한 목걸이 만들기 등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들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2층과 3층은 숙박시설로 각각 5~6인실 6동, 6~8인실 7동이 갖춰져 있다. 왼쪽 계곡 옆으로는 또 다른 야영장이 짙은 숲그늘 아래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 너머는 출렁다리와 목교로 각각 연결돼 있는데 다리를 건너면 이곳에는 연립동 6~9인실 8동이 건립, 칠선봉실 바로 위쪽에는 계곡을 따라 1.4km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숲을 들어서면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을 만난다. 산책로 오른쪽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은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해 휴양림의 식수원으로 사용된다. 속이 훤히 내비치는 작은 소와 너럭바위를 따라 흐르는 작은 와폭은 아이들의 작은 놀이터로 손색없다. 조금 더 올라서면 길은 양쪽으로 나뉜다. 오른쪽은 예전에 벽소령 작전도로로 오르던 길로 현재는 폐쇄됐고 왼쪽 산책로만 이용할 수 있다. 양팔로도 다 껴안을 수 없는 참나무 군락이 극상림을 이루는 산림지대를 빠져나와 휴양림까진 약 25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길은 상당히 거친 편이라 어린 아이들이 걷기엔 좀 힘든 길이다. 산책로를 빠져 나오면 비를 가릴 수 있는 대피소 한 동이 서 있고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조금 올라서면 팔각정 한 채를 지나 출발했던 아래로 나오게 된다. 대피소 아랫길로 내려서면 한지공예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과 미니 축구를 할 수 있는 풋살 경기장이 있다.

지리산
우리나라 내륙 최고봉의 위엄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이다. 때문에 지리산으로 오르는 수많은 등산로가 있으며 노고단과 천왕봉을 잇는 25.5km의 종주길을 찾는 사람들은 매년 늘고 있다. 정상인 천왕봉(1,915m)은 남한 내륙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지리산 마니아’란 말이 생길 정도로 한번 접하면 쉽게 끊을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진 산이기도 하다. 지리산 자연휴양림에서는 주능선으로 오르는 비교적 쉬운 길이 나 있다. 군사적 목적으로 1972년 완공된 벽소령작전도로가 그것인데 이 덕분에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 약 300m의 산길을 제외하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1,350m의 주능선으로 올라설 수 있다. 산행은 음정마을 안길을 따라 벽소령 표지판을 보며 시작한다. 마을을 벗어나면 정자를 만나고 이곳을 지나면 능선으로 붙는 작은 오솔길로 올라선다. 차량이 있다면 그대로 직진해 도로를 계속 오르다가 차량통제 차단막이 있는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국립공원은 2013년부터 입산시간지정제를 시행하고 있다. 야간 산행 시 발생할지 모를 위험과 환경 보호를 위해서이다. 음정~벽소령 구간의 경우 3월~11월까지는 오후 2시, 12월~2월까지는 오후 1시 이전에 출발해야 한다. 임도 주변은 2012년 태풍과 폭우로 곳곳에 깊은 생채기를 안고 있다. 뿌리째 뽑혀 나간 나무와 굴러 내린 바위, 토사가 흘러내린 흔적이 산길을 오르는 내내 눈에 띈다. 1시간 만에 연하천 갈림길에 닿는다. 연하천대피소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바윗길의 연속이다. 작년 수해의 복구공사로 이곳 등산로 전 구간을 바위 계단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걷기가 쉽지 않은 길인데 계단까지 만들어 놓으니 쉽게 지친다. 갈림길에서 20분 오르면 샘터다. 수량이 넉넉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왕래가 적어 부족함은 없다. 다시 10분을 오르면 삼정산 능선과 만나고 주능선 삼각고지 삼거리까진 2분 걸린다. 삼각고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700m 거리에 연하천대피소가 있다. 주능선에서 수량이 가장 풍부한 곳으로 사시사철 안개가 자주 끼어 연하천이라 불린다.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총 3.5km 거리다. 걷다 보면 어느새 시야가 확 트이는 형제봉에 이른다. 앞에는 커다란 바위봉우리가 우람하게 버티고 섰고, 그 뒤로 벽소령대피소와 천왕봉이 눈에 들어온다. 이 바위봉우리는 형제바위라 불린다. 그 유래는‘옛날 지리산에는 두 형제가 심신을 수련하며 정진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지리산녀가 이 형제를 유혹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그들 곁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형제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서로 등을 맞대고 앉아 수도를 계속하다가 돌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절을 지킨 이 형제바위의 전설을 뒤로하고 40분을 걸으면 벽소령대피소다. 연하천대피소와 더불어 지리산 종주산꾼들의 주요 숙박 장소가 되는 곳이다. 보름밤 이곳에서 바라보는 달빛은 너무 아름다워 지리 10경의 하나인 벽소명월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음정 방향 이정표를 따라 300m 내려서면 처음 올라왔던 작전도로와 만나고 이곳에서 2시간 정도면 처음 출발했던 장소에 도착한다.
☞ 문의전화: 055-963-8133, 위치: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음정길 152
☞ 명소
실상사
: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이 시작된 실상사는 다른 사찰과 달리 수 만평 논 한가운데 자리한 평지사찰이다. 불교계 환경운동의 기둥인 도법 스님이 있던 절로 환경 및 생태 파괴에 맞서 범국민적 생명평화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귀농인을 위한 귀농학교, 중고등 과정의 대한학교인 실상사 작은 학교 등을 운영하는 등 일반적인 사찰과는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부속 암자인 백장암과 약수암은 문화재를 포함해 국보 1점, 보물 11점 등의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칠선계곡: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손꼽힌다.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뻗어 내린 물줄기는 험난하지만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총 14km의 구간에는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청춘홀, 칠선폭포, 대륙폭포, 3층 폭포 등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신비한 비경이 연이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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