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나와 너도나도 창업을 시작하였고, 이 중 사업에 노하우가 없는 사람들은 리스크를 줄이면서 단기간에 창업을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중에서도 음식 프랜차이즈는 예상을 깨고 많이 번창했으며 서민들 음식으로 불리던 감자탕 사업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 이곳 곰달래 감자탕의 하영식 사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하 사장은 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근무를 하던 중 자신만의 맛과 영업노하우를 터득하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경쟁이 심한 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고 그 맛에 반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취재 / 정진우 기자

왜 하필 감자탕인가?
감자탕은 삼국시대 때 돼지사육으로 유명한 전라도 지방에서 유래되어 전국 각지로 전파된 한국 고유전통의 음식이며 뼈가 약한 노약자나 환자들에게 먹게 한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기도 한다. 인천항이 개항됨과 동시에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와 다양한 음식문화를 갖추게 된 인천에서 서서히 감자탕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때는 인천에서 1899년 경인선 개통 공사에 많은 인력이 동원되면서부터이다. 이 때부터 뼈 해장국과 감자탕이 인천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지금은 250만 인천시민이 모두가 감자탕 매니아라 할 정도로 한 집 건너 감자탕집이 있을 만큼 감자탕은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전국적인 음식이 되었다. 아울러 잡식성인 돼지는 질병에 대한 면역성이 가축 중에서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닭·오리 등 다른 가축이 광우병 조류독감 파동으로 된서리를 맞은 것과 대조적으로, 돼지고기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일본에서조차 달짝지근한 일본 음식에 식상한 젊은 세대들이 한국 전통 감자탕을 찾게 되면서 감자탕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돼지등뼈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 등이 풍부하여 어린이들의 성장기 발육에 큰 도움이 되며, 남성들에겐 스태미너 음식으로, 여성들에겐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노인들에겐 노화방지 및 골다공증 예방 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 선조들의 선견지명에 그저 감복할 따름이다.
우리의 문화콘텐츠 가운데 세계인의 주목을 가장 덜 받은 콘텐츠가 바로 '한국음식'이며, 한국음식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무엇보다도 '상호작용적(interactive)'인 점이다. 감자탕은 한국 음식의 '상호작용적'인 측면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갖가지 맛깔난 재료에 정성을 쏟아내 놓는 것은 음식점 주방장 몫이지만, 그것을 직접 조리해서 먹는 것은 손님 몫이다. 자기 입맛에 따라 육수를 보충하며 간을 맞추거나 불의 세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먹는 것은 매우 능동적인 일이어서, 손님 앞에 완결된 음식을 내놓는 양식과는 크게 다르다.
이러다 보니 한국시장에서의 돈뼈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보니 서로 제 살을 깎아 먹고 있는 형국이다. 보편적으로 원래 돈뼈 공급자가 시세를 조정하는 것이나 오히려 반대가 되어서 유통을 하는 사람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도록 유통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감자탕을 세계로 알려 활성화를 시켜야 하는데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 된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감자탕의 인기가 높아져서 그들 나름대로의 연구 개발이 한창이고, 유럽 역시 매운 음식에 길들어지지 않은 식습관이 한국의 감자탕에 매료가 되어서 많은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잘 연구 개발한다면 우리의 음식 문화 콘텐츠로서 수출의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음은 분명한 일이다. 김치가 종주국인 한국에서 현재 일본에서 유통되고 있는 기므치에 대해서 한 푼의 로열티를 못 받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교훈으로 삼아야 될 것이다.

곰달래 감자탕의 맛과 멋
감자탕 맛의 관건은 돼지뼈 냄새를 얼마나 없애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한 감자탕 집은 그 비법을 하나쯤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감자탕은 아무리 대식가라도 1인당 1만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값이 만만하고, 돼지뼈의 칼슘에 야채의 비타민까지 풍부한 영양을 갖췄으니 "진정한 완전식품"이다
이곳의 자랑인 퓨전 감자탕 요리는 비싸지 않고 얼큰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며 영양식으로도 뛰어난 점이 매력. 허름한 골목길 싸구려 술안주로만 인식되던 감자탕이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대중적이며 고품격 가족 외식 요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4~5년새 감자탕체인점마다 경쟁적으로 퓨전 감자탕을 개발 하면서 감자탕이 환골탈태하고 있다. 감자탕 맛은 돼지고기가 풍겨내는 냄새를 조리 과정에서 어떻게 지워내느냐가 관건이다. 곰달래 감자탕의 참맛은 바로 돼지고기의 기름 냄새와 기름기를 완전히 없앤 고급음식이며, 돼지고기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한 불고기 뚝배기와 버섯 전골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아울러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고 음식 데코레이션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감자탕을 진정한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거듭나게끔 한 하 사장은 어려서부터 조실부모하여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다할 수 없었던 것이 한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하 사장은 자신에게 여유만 생기면 하고자 했던 것이 노인들에 대한 무료급식이었다고. 매달 셋째 주 화요일, 하 사장은 주위의 노인들을 초대해서 무료급식을 하고 있으며 벌써 햇수로 2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던 차에 고무적인 사실은 다른 가맹점들에서도 그 일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는 하 사장의 권유도 아니었고 한다한들 하 사장이 지원하는 일도 없었다. 이심전심이라 했던가. 선에는 반드시 선한 일들이 나오는 법이다. 동네에서 돈을 벌었으니 당연히 주의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하 사장의 지론이며 일찍이 부모를 여인 하 사장의 스스로에 대한 달램이다.

하 사장은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 바쁘면 한 없이 바쁜 법이다. 좀 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웅대한 꿈을 가지고 쭉쭉 뻗어 나아가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보다 천천히 내실을 다지면서 뒤를 돌아보며 나아가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며 사업하는 사람은 애국자임을 깨닫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여유로 앞으로는 남을 위해 살 궁리를 하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하 사장의 마음은 감자탕의 구수하고 얼큰한 맛에 녹아들어 사람들에게 선행을 전염시키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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