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존중하는 기업문화 창달

[서울=시사뉴스피플] 노동진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30년 후의 먹거리가 될 주력제품은? 이에 대한 답은 이 기업들의 CEO조차 섣불리 말 할 수 없다. 반면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하성용 대표이사는 자신 있게 말한다. "30년 후의 모습은 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뿐 그 외에는 똑같다." 산업 중 유일하게 미래 예측이 가능하고 리스크는 적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은 KAI가 유일하다.

한국형 경공격기 FA-50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KAI는 싱글벙글이다. 이미 지난해 이라크에 21억달러 규모의 한국형 경공격기 FA-50 수출 대박과 필리핀 수출 등 연이어 낭보가 들렸다. 최근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소형무장헬기(LAH) 체계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 및 소형민수헬기(LCH) 핵심기술 개발사업 예비사업자로 선정됐다. 산업 파급효과만 50조원에 달한다.

▲ 필리핀 현지에서 진행된 FA-50 수출 계약 체결식

하 대표이사는 "시작일 뿐이다. 유동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은 짧아지며, 보다 첨단화 되는 시점에서 항공산업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며 KAI의 비전을 제시했다. 실제 현재의 보잉 737기나 에어버스 320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니 KAI의 민수부분 성장은 과히 짐작이 가능하다. 또한 방산부분에서도 한국형 경공격기 FA-50 이라크 수출외에도 필리핀과 보츠와나, 태국, 아제르바이잔, 칠레 등 동남아와 칠레, 남미 여러 국가 등의 러브콜이 쏟아지며 밝은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하 대표이사는 "우리의 강점을 활용한 틈새시장 개척으로 수출길이 폭넓게 열렸다. 또한 국제 에어쇼에서 인정을 받게 됨에 따라 해외 수주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FA-50은 자주국방을 위한 전투기 기능과 훈련기로서의 역할도 가능해 중진국 이하 국가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경공격기다. 이들 국가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 오직 KAI 뿐이다.

MRO 사업의 핵심인 항공산업
"항공산업은 어떤 산업보다 중요하다. 미국을 보자. 전자와 자동차 등 우리나라와 일본의 핵심 산업군 등을 내줬지만, 항공산업만큼은 끝까지 사수하고 있다." 하성용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는 인터뷰 동안 계속해서 항공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KAI가 그 중심에 설 것을 약속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 세계 항공시장은 4600억불이며 향후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산업 특성상 부가가치는 상당히 높고, 자동화가 안되

 
니 모든 일처리를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즉 미국이  고부가가치에 높은 일자리 창출이니 다른 산업은 안방을 내줘도 항공산업만큼은 지키고 있는 이유다. 하성용 대표이사는 "항공산업은 대표적인 MRO 사업이다. 자동차의 수명은 15년 정도며, 항공기는 최고 50년까지 간다. 이 말은 50년 까지는 부품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기 부품이 자동차 부품의 10배 정도가 더 들어가니 50년간은 앉아서 부품만을 팔아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면 10배 이상의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공기를 수출하면서 활주로 건설과 공항 운영 등 연계사업도 이뤄진다"며 항공산업의 특성에 대해 말했다. 실제, KAI는 지난해 이라크에 고등훈련기 T-50 수출 계약을 맺을 당시, 파괴된 현지 공항을 새로 지어달러는 요청을 받았다. 규모만도 6~7억불이다. 

가파른 실적 상승
KAI는 최근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 방산업계 중 55위에 랭크됐다. 전년에 비해 무려 32계단 상승한 기록이다. 또한 지난 7월 발표에 따르면 KAI의 올 상반기 매출 1조117억900만원, 영업이익은 748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1%, 113.5% 증가한 것. 이는 FA-50, KUH(수리온)의 본격 양산과 에어버스, 보잉 등에 공급하는 기체구조물 수출 증가, FA-50 이라크 수출 등이 실적

   ▲ 축구장 6개 정도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산청사업장

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수주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7조7000억원이며, 연말 수주 잔고는 지난해 11조1000억원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16조6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순항을 거듭함에 목표한 2조3000억원의 매출과 1581억원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2020년 연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 항공기업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 달성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 KAI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게 된 비결로 하성용 대표이사를 꼽는다. 이유로는 내부인사 출신으로, KAI의 강점과 약점을 너무나도 잘 안다는 점이다. 실제 하 대표이사는 취임 후 약점은 보완하고 KAI의 저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먼저 시스템적으로 '성과관리'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수주와 매출, 손익, 연구개발 등 KAI가 비상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재정비하는 등 철저한 리스크 사전관리 체계를 만들었다. 두 번째는 리스크는 줄여나가며 한국형 경공격기처럼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시켰다. 세 번째는 애사심을 가진 인재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덕분에 현재 이 기업은 서로 칭찬과 이해하는 분위기 창출로, 노사와 선후배, 동료들이 믿고 존중하는 기업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저력을 모아 KAI의 경쟁력은 높아만 가고 있다. 하 대표이사는 "결국 기업 경영은 사람이 끌고가는 것이다. 과거 삼성을 예로 들면, 늘 2등이었지만 '삼성일류문화'를 내세워 세계적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도 직원들이 만들어가는 회사를 표방하며, 세계에서 으뜸가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된 공감대를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거듭난 KAI는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을 통한 수출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 KF-X, LCH-LAH사업 등 향후 30년 먹거리 들을 준비한 상태다. 또한 완제기 수출 확대와 수리온 파생형헬기, 무인기, MRO, 우주발사체, 중형위성 등 전 방위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민수사업 확대에 나선 KAI
KAI를 모르는 사람들은 방산업체로 생각한다. 과거에는 통용 됐을 수도 있으나 현재는 NO다. 아직 비중이 국방 55%, 민수가 45%지만, 최근 수주한 LCH-LAH사업이나 보잉과 에어버스로부터 주문 받은 부품과 기체구조물 등을 생산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성용 대표이사도 "KAI의 2020 비전을 위해서도 민수 확대가 중요하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처럼, 이 기업은 민수 물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 상용기의 호황과 보잉이 발표한 세계 항공기 시장 전망 리포트를 보더라도 KAI의 역할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산청공장에서 A350 날개의 핵심 부품인 윙 립 (wing rib)을 독점 공급하고 있고, 보잉 787 윙 박스의 독점 제작을 하고 있는 KAI로서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하 대표이사는 "향후 민수 비중을 65%까지 올릴 것이다. 나아가 세계 항공업계 순위도 15위권으로 맞출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발맞추어 대규모 신규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국내 첫 소형헬기 개발사업 선정과 최근 발표한 수리온 의무후송헬기 개발을 위한 과제 및 파급효과는.
▼ LCH-LAH사업은 민군수 소형헬기를 연계하여 동시에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에 개발비용 감소 및 획득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또한 LAH의 전력화 이후에도 LCH로 생산 라인이 유지되어 안정적 후속지원과 운용유지비 절감 등 군 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동개발 파트너로 해외 4개사와 협의 중이며, 11월까지 협상 후 계약 예정이다. 앞으로 600여대의 수출을 포함하여 총 1,000여대의 LCH-LAH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33조원에 이르는 국내 생산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며 50조원의 산업 및 기술 파급 효과와 연인원 16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LCH/LAH과 KF-X의 적기추진을 통해 항공산업이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우리나라 미래 경제 발전을 주도할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수리온 의무후송전용헬기는 KAI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청헬기와 상륙기동헬기에 이은 수리온 파생헬기 사업 중 하나다. 최대 6명 후송 및 응급치료가 가능하고 군 전투능력 및 사기 향상은 물론 재난구조, 대민지원 등 국민 안전 및 복지 향상에도 기여하게 된다. 향후 해상작전헬기의 국제기술협력을 통한 국산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성공 시 운용유지비 감소와 수리부속공급/정비 등의 외국산 헬기 운용의 문제점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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