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따라 잡을 활주로 건립해야

[부산=시사뉴스피플] 노동진 기자

지난 10월 23일 해양수산부(장관 이주영)가 주최한 '2014 해양수산과학기술대전'이 전남 여수엑스포박람회장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해양수산부가 재출범한 이후 해양 분야와 수산 분야를 통합하여 신기술과 연구개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선보이는 첫 행사인 이날, (주)남경엔지니어링토건 이동화 대표이사가 산업포장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미지의 대륙인 남극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탐험한 인물이자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 건립 등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점을 인정받았다.

천혜의 땅인 남극을 품다

 
아직 우리 국민들에게는 남극에 대한 존재가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해외에선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남극에 관심을 가지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가며 남극조약에 따라 보이지 않는 대륙 쟁탈전에 나선 상황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사항은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가 건립된 점이다. 이도 일찍이 남극의 중요성을 알고 역설했던 몇 명의 애국지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주)남경엔지니어링토건 이동화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한국해양소년단연맹에서 활동할 당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천혜의 땅인 남극을 선택, 2년 여간 준비 끝에 첫 남극을 탐험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대표이사는 "처음 남극을 가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협조를 구했지만, 돌아온 답은 NO였다. 오히려 '미친 놈'이란 핀잔도 들었다. 다행스런 것은 전두환 대통령이 결단으로 재가를 해줘 가능했고 故 정주영 회장과 박태준 회장의 지원이 따랐다"고 회고했다. 이들 남극탐험대의 활약 속에 우리나라는 1986년 남극조약에 가입할 수 있었고, 1988년 킹조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세울 수 있었다. 이때 이 대표이사는 남극 탐험의 경험을 이유로 세종과학기지 건설을 위한 안전담당관으로 168명을 인솔해갔다. 또한 남극의 겨울을 지내 본 사람이 필요해 2년간 남극에서 상주하는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이후에도 세종과학기지 부두 건설과 장보고기지 건립을 위한 토목공사와 부두공사를 맡게 되면서 남극을 오갔다. 2009년에는 장보고기지 선정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 장보고기지 건설단 선발대로 참여해 남극 현지에서 사전 측량과 작업을 총괄 지휘하는 등 한국이 남극에 대한민국 깃발을 꼽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후손을 위해서라도 남극에 적극 투자해야

  ▲ 장보고 과학기지
"남극 대륙의 크기는 중국과 인도를 합친 규모다. 풍부한 수산물도 있다. 특히 석유와 철, 석탄 등은 상상할 수 조차 없이 많다. 중요한 것은 원주민조차 없어 누가 관심을 가지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따라서 조국의 흥망성쇠가 좌지우지 된다는 점이다" 이동화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는 남극의 가치를 알고 맥머도 기지를 은행과 패스트푸드, 카페, 숙박시설 등이 있는 하나의 도시로 만들었다고. 미군의 C-17 대형수송기가 오고 있는데, 이는 자기 땅이란 의미다. 일본의 경우는 남극에서 새해를 알리는 방송을 실시해 전 국민에게 남극이 자기네 영토인 것을 각인시키고 있단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3년 정도 앞서 기지를 건설했지만, 남극을 향한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현재 기지만 4곳이며, 경제발전으로 생긴 이득을 러시아연방의 쇄빙선을 모조리 사는가 하면, 관광과 탐험, 연구 등 목적으로 남극을 다수 찾고 있다. 특히 남극 탐사에 힘을 실기 위해 비행장 건설에도 나선 상태다. 이동화 대표이사는 "외국의 비해 국내는 아직 남극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며 "후손들을 생각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각 방송사 및 언론사에서의 대국민 홍보, 학교에서의 남극에 대한 교육 등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극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이동화 대표이사는 미래의 주역인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강의 요청에는 무조건 참석하고 있다.

암반 활주로 여건을 갖춘 장보고기지
"우리나라가 100여년이 뒤처져 있지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활주로 건설 뿐이다", 이동화 대표이사가 인터뷰 내내 강조했던 말이다. 현재 남극은 두 달정도 이용 가능한 해빙활주로와 계곡의 빙판 위에 내리는 빙원활주로가 있다. 이 두 활주로도 겨울철이면 비행기가 들어가지 못한다. 때문에 암반 활주로가 꼭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 극지연구소가 활주로에 관한 경제 효과가 연간 1,0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동화 대표이사는 "물자 수송이나 남극에 오는 사람들은 쇄빙선이나 항공편을 이용한다. 탐험가나 과학자 외에는 비용도 상당히 비싸다"며 "만약 우리가 예상 소요 금액인 400~500억원 투자해 활주로를 건립하면, 이용객들의 수익 외에 남극을 먼저 선점한 각국 국가들에게 소위 '갑'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또한 각국과 연구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등 여러 혜택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천운이 따라 장보고 기지 인근에 1.8km의 암반 활주로를 만들 여건도 갖추고 있다"며 한시바삐 정부에서 움직여 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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