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성실과 충실함을 원칙으로 달린다

[부산=시사뉴스피플] 노동진 기자

2012년 핫한 바람을 일으킨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당시 설계도면을 그리고 있는 주인공인 김도진에게 여성 시청자들은 빠져들었고, 화면 중간에 등장하는 건축물들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실제 건축사들은 분명 매력있는 직업이다. 건축주의 생각을 읽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상향은 美와 실용성까지 선사한다.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뢰'

 
지난 10월 28일 만난 부산에 위치한 (주)이든 건축사사무소 정진영 대표이사/건축사. 최근 부산에서 소위 '잘나가는' 건축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오픈 이래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이만큼 자리 잡은 이유는 뭘까. 범상치 않은 이력에서부터 출발한다. 대학에서 건축학도로 학구열에 불태웠지만, 총대와 학회장, 총학생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는데 앞장서왔다. 이 점은 그가 사회에 나와서 건축사로의 길을 걸으며, 리더십과 포용력, 이해도를 넓히는 등에 적극 활용됐다. 덕분에 직장 생활에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고, 대단위 공사 설계에도 참여하는 등 다방면의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 지난해 그가 3월 창업한 (주)이든 건축사사무소에서도 적용됐다. 보통 신생 업체의 경우는 건축사간 경쟁으로 인해 자리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업체의 경우는 달랐다. 해운대 중동과 전포동 오피스텔, 다수의 원룸, 부산의 상징인 부전도서관까지 크고 작은 설계를 수주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다른 건축사와는 달리 다소 늦은 창업이지만 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정진영 건축사는 "한 번 온 고객은 계속 오게 하는 것이 경영목표다.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뢰한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한다. 요구사항은 반영하면서도 모르는 부분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설계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신제품의 자재를 통해 화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등 자재 하나 하나에도 실용성과 안전성까지 구비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의논과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주)이든 건축사사무소는 단순한 건물이 아닌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의뢰하는 건축주에게 실시도면을 보여주는데, 처음 계획했던 부분과 끝이 변화가 거의 없다. 타 업체의 경우 건축주에게 컬러풀한 도면으로 마음을 사로잡지만, 결국 여러 이유로 변경되는 거와는 확연한 차이다. 이는 사명인 '이든'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 이 말은 순우리말로 '착하다'와 '어질다'는 의미로, 업무의 성실과 충실함을 상징하고 있다.

영도구 동삼동 단독주택

 
(주)이든 건축사사무소는 대형 건축물의 설계를 주로 하고 있지만, 입소문을 통해 알음알이로 주택을 짓는데도 나서고 있다. 최근 대표작은 영도구 동삼동 단독주택. 영도 지역은 봉래산과 태종산이 둘러 쌓여 있는 경사지역이 대부분이다. 이 주택도 마찬가지로 경사진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다. 정진영 건축사는 "주택 설계의 장점은 공간활용이 용이하다"며 "이 주택의 공간활용을 위해 레벨차를 이용한 공간 구성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최적의 효과를 위해 주차공간을 지하층에 배치하고 상층부의 마당에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등 외관은 튀면서 특화시킨 건물을 설계해 나갔다. 또한 2층은 안방을 대지의 중앙에 배치하고 가족실과 손님방을 두는 거주자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었다. 특히 영도의 특성을 살린 조망권을 고려해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화재의 대비, 건축주를 설득해 신제품의 자재를 이용했다. 마감재는 해풍의 강하고, 단열 효과도 뛰어난 징크판넬에 더해 고벽돌도 사용했다. 정 건축사는 "전체적으로 경사지를 활용하면서 옹벽에 고벽돌을 붙여 건물을 감싸고 있는 느낌을 준 것이 특징이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뷰 중 정진영 건축사는 부산시건축사회 회원들의 화합과 단합이 전국 최고라는 찬사를 늘어놓았다.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단 시간에 성장하는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고. 정진영 건축사는 "현재 우리 업계 간 과다 경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설계비를 받고 있다. 현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손 놓기 싫어 인하된 설계비로 수주하게 되면 계속해서 현실에 맞지 않는 댓가를 받게 된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현실화 된 설계비를 받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