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늑대(Lone wolf), 시리아 전사들이 미국의 안보에 있어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미국 안보관계 장관 및 기관장들은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인터넷 프로파간다(정치선전)의 영향으로 일부 국민들이 급진주의적 성향을 띠면서 테러위협이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시리아에서 돌아온 전사들에 대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국을 공격하려고 계획한 증거는 없으나 인터넷을 통해 조직원을 모으는 것은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람국가(IS)는 어떤 조직인지 알아본다.
이슬람국가(IS)란
이슬람국가, IS는 최근 미국과 영국인 인질 3명을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하는 등 잔인무도함으로 악명이 높다. 알카에다마저도 내친 이슬람국가를 두고 국제사회는 이슬람도, 국가도 아니라며 한목소리로 격퇴 의지를 밝혔다. IS는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로 출발한 테러조직으로, 2010년부터 아부 알바그다디가 이끌면서 미군이 철수한 2011년 말부터 세를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내전 중인 인접국, 시리아에서 반군으로 활동하면서 위세를 떨쳤다. 그러나 조직 명칭을 몇 차례 바꾸는 과정을 거치면서 올해 초부터는 다른 시리아 반군들과 충돌했고 알카에다와도 결별했다. 활동 중심지를 다시 이라크로 옮긴 IS는 지난 6월 2대 도시인 모술까지 장악했다. 저항세력을 참수하거나 십자가형에 처했으며 개종을 거부하면 집단학살도 저지르는 등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유전 지역을 장악해 하루 최대 600만 달러를 버는 데다 몸값을 노린 납치 등으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테러 조직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이 이라크에 제공한 최신 중화기도 대거 노획해 알카에다보다 더 위협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미 중앙정보국은 지난 6월 1만 명이던 IS 조직원이 최근 3개월째 3만 여명으로 불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IS는 세계 젊은이를 상대로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전체 30% 정도로 추산되는 외국 용병 가운데 한국 출신이 포함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가정보원은 이런 주장을 전한 CNN 보도와 관련해 사실 여부를 파악하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IS-알누스라-호라산 차이
최근 전격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IS’ (이슬람국가), 알누스라전선, 호라산 그룹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9월 24일(현지시간) “얼마 전만 해도 테러하면 떠올리던 것이 (오사마 빈라덴이 주도한) 알카에다였는데 이번 시리아 공습 확대는 어느새 테러리스트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CNN은 이들 세 무장단체가 이데올로기는 비슷하나 지향하는 목표는 서로 다르다고 전했다. ▲ IS: 이름의 뜻은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슬람 국가’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 (ISIL)로도 불린다. 레반트는 시리아를 중심으로 요르단과 레바논 일부를 아우르는 지명이다. 지난 2006년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개명해 생긴 단체로 나중에 시리아를 이름에 보탰다. 이라크 시아파 정부 하에서 차별을 당한 수니파 주민들의 피해 의식을 자극하며 세를 불렸다.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을 장악한 이들은 이 지역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전 세계 15억 무슬림을 아우르는 근본주의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지도자는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 조직원 출신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로 한때 소요 혐의로 미군에 체포돼 이라크 남부에 4년간 수감됐다가 풀려난 인물이다. 역설적으로 이 수형 기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데올로기를 가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미국의 공습 타깃이 된 이유는 공공연하게 미국과 서방에 대한 공격 의도를 표방해 왔기 때문이다. 아직 미 본토에 대한 직접 위협은 아니더라도 이라크 내 미국인과 시설을 파괴할 위험이 있으며 실제로 미국인과 영국인을 잔혹하게 참수하는 장면을 온라인에 띄워 공분을 샀다. ▲ 알누스라전선: ‘승리의 전선’이라는 의미로, 3년째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한 반군의 일부로 출범했다. 전투 경험이 있는 외국인 전사를 이라크 등지에서 끌어들여 반군 가운데 두각을 나타냈다. 다른 대다수 시리아 반군이 정치 변화를 꾀하는 데 비해 이데올로기 이유로 싸운다. IS처럼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나 그 범위는 주로 시리아에 국한된다. 아사드 정권에 맞선 강력한 군사적 대항마로 여겨졌으나 급진성 때문에 온건 성향 반군들이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알누스라는 지난 9월 23일 미군의 공습에서 지도자 아부 유세프 알투르키가 사망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으나 아직 진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이번 공습의 목표로 알누스라를 거명하지 않았으나 이라크 내 알카에다와 연계된 외국 테러단체로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바 있다. ▲ 호라산 그룹: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호라산이라는 이름은 고대 이슬람 역사 용어로 무슬림 세계 극동지역에서 비롯됐다”며 “오늘날에도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란 지역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시리아로 옮겨가 구축한 일종의 프랜차이즈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을 “노련한 알카에다 대원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호라산의 존재가 공개석상에서 거론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은 지난주 이 단체가 테러를 서방에 수출할 목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라산의 목표는 미국과 유럽을 공격할 새 방도를 찾는 것으로 글로벌 지하드(이슬람 성전)에서 IS와 선명성을 다투는 알카에다로서는 안성맞춤의 분파라 할 수 있다. 우두머리는 33세의 쿠웨이트계 무흐신 알파들리로, 그는 지난해 4월 시리아에 도착해 알누스라전선에 동참했다가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에 명목상으로는 IS의 시리아 근거지를 공습하면서 ‘기습 공격’을 호라산에 가해 미 본토와 서방을 겨냥한 테러 기도를 막판에 분쇄했다고 설명했다.
군사전문가들이 본, IS의 군사적 실체 5가지
중동 정세를 요동치게 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IS)의 진짜 위협은 새 조직원을 모으는 전문가 수준의 선전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군사전문지인 머린코타임스(MCT)는 ‘당신이 모르는 IS의 군사 능력 5가지’라는 분석 기사에서 군사전문가들이 우려하는 IS의 위협은 보유 장비가 아니라 소셜 미디어(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상대로 한 선전 활동과 높은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이들을 전사로 끌어들이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도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선임연구원인 다코타 우드와 랜드연구소의 국제정책 분석가인 벤 코나블 등 전문가들은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거둔 전광석화 같은 전술적 승리가 ‘새로운 피’ 수혈에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 장비: 유럽연합(EU)의 지원으로 나온 최신 자료를 보면 IS는 대전차 로켓, 소화기와 실탄은 물론이고, 암시장에서 구했거나 이라크군으로부터 노획한 장갑차량도 보유 중이다. 이라크에서 이보다 현대식인 장비들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라크 무기시장은 시리아보다 구조가 덜 복잡한 편이다. 이런 특성을 살펴볼 때 어디에서 확보했는지에 따라 장비도 달라진다. ▲ 부대 결속력: 최대 3만 1천500명으로 추산되는 IS는 매우 높은 수준의 동기를 가진 것으로 입증됐다. 최고 지도부는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까닭에 조직을 일사불란하고 일심동체처럼 이끈다. 바로 이런 속성이 장비보다 더 골칫거리다. 코나블은 “이라크군이 IS보다 더 많은 현대식 화기를 보유했지만, 손쉽게 무너진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일사불란하고 사기가 충만하고, 훈련이 잘 된 전투 집단이 아닌 군대가 현대식 장비로 어떤 전과를 거둘 수 있을지 잘 관찰해보라”고 지적했다. ▲ 역량: IS가 민항기까지 보유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확보한 지역에 있는 군 기지로부터 헬기나 다른 항공기를 노획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 이상 수준은 아닐 것 같다. 헬기를 포함한 항공기를 운영하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큰 비용이 필요하다. IS는 또 미국의 대공 능력에 신경이 곤두선 상황이다. ▲ 교육: 다른 테러조직의 지도자들도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IS는 미국, 영국 등 서방 선진국들에서 교육받은 젊은 요원들을 보유한 것이 다른 조직들과 다른 점이다. 이런 교육 수준은 전쟁터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 코나블은 “똑똑한 요원을 미디어 분야에 배치해놓고 전략 커뮤니케이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 점령지 유지: IS는 위협과 공포심을 조장하는 방식에 대한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점령지를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점령지는 대부분 고속도로를 따라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IS는 마을 사이의 도로를 통제하기 때문에 미군으로서는 비교적 명확하게 타격 목표를 설정하는 이점이 있다.
이슬람국가(IS)의 성장
2011년 5월 1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되고 그해 12월 이라크 주둔 미군 전투병력이 철수하면서 부시가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듯 보였다. 그 무렵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한 것은 이러한 상황인식의 반영이었다. 중동지역에 대한 군사개입을 줄이고 아시아정책에 역량을 쏟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10일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가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을 사실상 무혈점령하면서 이러한 상황인식은 완전한 오판임이 드러났다. 6월 30일 ISIS는 ‘이슬람국가(IS)’ 건국을 선포하고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거침없는 기세로 밀고 내려왔다. 결국 미국은 8월 8일 이라크 내 IS에 대한 공습에 나서면서 군사개입을 재개했고 9월 10일에는 시리아에 대해서도 공습을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판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이 완전히 실패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전쟁의 규모는 훨씬 커졌고 그 해결의 전망은 더욱 더 멀어졌다. 앞으로 수십 년 중동지역의 전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알카에다를 대신해 이슬람 무장 세력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이슬람국가는 알카에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슬람국가는 이라크 국토의 4분의 1 이상(서부와 북부)을 비롯해 시리아 동부와 북부 등 영국에 맞먹는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시리아 동부 지역의 유전을 장악해 원유를 터키 등에 밀수출하고 주민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며 이슬람식 교육을 강제하는 등 이미 국가 행세를 하고 있다. 2003년 미군 점령 이후 축출된 후세인 시절의 이라크 정규군들이 대거 합세했다. 2006년 이후 말리키 정부의 시아파 독재에 진절머리를 낸 수니파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 10일 모술 함락이 결정적 계기였다. 당시 6,000명에 불과했던 이슬람국가의 병력 규모는 이후 불과 3개월 사이에 3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국은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이 공존하는 통일국가 건설을 추진해 왔다. 그 꿈은 6월 10일을 계기로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세 정파는 무장투쟁 외에는 달리 자신들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공존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끝을 알 수 없는 내전이 이라크에서, 그리고 시리아에서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무기 구입 열풍이 불고 있다. AK-47 소총은 웃돈을 줘도 살 수 없는 지경이며 탄알 값은 3배(2달러)로 뛰었다고 한다. 권총도 이전에 비해 3배로 값이 뛰었다. 바그다드 시내의 교통경찰이 경기관총을 휴대하고 다니는 등 거의 모두가 총을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최고 종교지도자 알리 시스타니의 호소에 따라 시아파 민병대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2011년까지만 해도 쇠퇴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던 이슬람 무장세력이 이처럼 무시무시한 힘을 과시하며 어느 날 갑자기 세계무대에 등장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3년여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6월 모술 함락 직후 대부분의 서방 정치지도자와 언론들은 말리키 정부의 독단과 전횡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소수파인 수니파를 배제한 말리키 정부의 일방적 독단이 ISIS의 급성장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인디펜던트>의 패트릭 콕번 기자는 이보다 더 큰 원인으로 시리아 내전을 꼽는다. 그리고 말리키 정부의 극단적 부패를 지적한다. ISIS는 당초 지난 2006년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로 수니파 거점 지역인 팔루자에서 결성됐다. 창시자는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였다. 당시는 반미 무장투쟁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였다. 이라크 내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내전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이슬람의 양대 종파이기는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수니파가 압도적 다수파다(90%). 전 세계 57개 이슬람 국가 중 시아파가 다수파인 국가는 이란, 이라크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이라크의 경우 인구로는 시아파가 다수(60%)지만 건국 이래 정권은 소수파인 수니파(20%)가 독점해 왔다. 그러다가 미국 침공 이후 선거를 치르면서 정권은 시아파에게 넘어갔다. 아랍 국가에서 시아파 정권이 탄생한 것은 1171년 이후 830년만의 일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역설적으로 미국의 최대 숙적인 이란(이란은 아랍 국가가 아님)에게 최대의 전략적 이득을 안겨주었다는 말은 이 이유로 나온 것이다. 이라크 수니파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침공으로 주권을 빼앗긴 데다 그동안 자신들이 독점해왔던 정권마저 빼앗기는 이중의 수모를 당한 것이다. 그래서 이라크 수니파의 반미 저항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다른 수니파 국가들의 이슬람 전사들이 가세해 이라크 내전을 격화시켰다. 그러나 2007년 이라크 수니파의 반미 항쟁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과 협력하기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시아파 주도의 정부에 참여해 소수파로서 일정한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수니파의 각성’이다. 이라크 수니파는 ‘사와(각성)’ 등 민병대를 조직해 AQI 등 외국 출신 이슬람 무장 세력과 싸웠다. 이라크의 내전 상황이 안정된 것은 바로 이런 수니파의 태도 변화 때문이었다. 미국은 2007년 부시 행정부가 단행한 이른바 “병력 증강(Surge) 덕분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수니파의 태도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2010년이 되면 AQI는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가 된다. 바로 이 무렵 ISIS의 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AQI의 지휘자로 등극한다. 바그다디는 이라크인이다. 1971년 바그다드 북쪽 수니파 지역인 사마라에서 출생했으며 본명은 아와드 이브라힘 알리 알바드리 알사마라이다. 바그다드의 이슬람대학에서 이슬람학(시, 역사, 족보학 등)을 공부했고 후세인 시절 바그다드 동북쪽 디얄라 지방에서 이슬람 설교사로 활동하며 반정부 활동을 벌였다. 2003년 미군 침공 이후에는 자신만의 무장세력을 결성해 반미 항쟁을 벌였다. 2005년 미군에 잡혀 2009년까지 이라크 남부 보카 캠프에서 감옥생활을 했다. 2010년 AQI의 지휘권을 쥔 바그다디는 철저한 비밀 유지와 함께 후세인 시절 이라크 군과 정보기관 소속이었다가 미군에 의해 축출된 수니파 장교들을 영입해 세를 불려갔다. 그러나 AQI가 성장한 결정적 계기는 시리아 내전이었다. 2011년 여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바그다디는 경험 많은 전사들과 자금을 시리아에 보내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자바트 알 누스라 JAN)를 결성했다. 이후 조직 주도권을 놓고 내분이 일어나 JAN은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알카에다 지휘 아래 들어가고 AQI는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로 조직의 이름을 바꾼다. 또 2014년 1월에는 JAN 등이 ISIS에 대해 공격을 가하면서 시리아 내 반군세력 간에 무장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ISIS를 제외한 이른바 온건파 무장 세력만을 공격함으로써 반군간의 분열이 계속되도록 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
- ISIS 급성장의 결정적 계기
시리아 내전은 두 가지 측면에서 ISIS의 급성장을 도왔다. 우선 아사드 정권 제거를 노리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수니파 국가의 거의 무제한적인 무기와 군자금 지원을 받았다. 아사드 정권은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나 종교적으로는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에 속하며 이란의 동맹국이다. 그러나 시리아에서는 수니파가 다수파(60%)다. 따라서 시아파를 이단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아사드 정권 제거를 위해 시리아 반군 세력을 적극 지원한 것이다. 물론 ISIS는 사우디 등이 지원하는 반군 세력은 아니었지만(시리아에는 1300개의 반군 단체가 있다고 한다) 군사적으로 우세한 ISIS는 사우디를 비롯한 서방측이 제공한 무기 등을 언제든 빼앗을 수 있었다. 이라크 정규군 출신들이 포진한 ISIS는 “바위 틈 사이로 뱀처럼 이동한다”는 무자비하지만 효과적인 군사전략으로 다른 반군 단체들을 압도하는 최강의 세력으로 군림했다. 시리아에 인접한 한 중동 국가 정보관리는 “ISIS는 어떤 성향의 반군 단체로든 서방의 첨단무기가 공급되는 것을 흐뭇해한다. 무력으로 위협하든 돈을 주든 언제든지 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3년 3월 ISIS는 시리아 동북부 라카주의 주도 라카를 점령했다. 라카는 시리아의 14개 주 중 유일하게 반군에게 점령된 도시다. ISIS는 라카 점령 이후 이 지역의 유전에서 나는 원유를 터키 등에 밀수출하면서 막대한 군자금을 챙겼다. 이미 이 시점에서 ISIS는 시리아 반군 세력 중 최강의 부대였다. 2004년 1월 3일에는 팔루자를 비롯해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 대부분을 점령했다. 수니파 거주 지역이자 2006년까지 반미 항쟁, 수니 대 시아파간의 내전이 가장 치열했던 지역이다. 이라크 정부는 5개 사단을 동원해 안바르 지역의 탈환에 나섰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사상자 5,000명 탈영병은 무려 1만 2,000명이나 됐다. 영국 <인디펜던트> 패트릭 콕번 기자가 지난 4월 이라크 전직 장관으로부터 들은 얘기에 따르면 당시 이라크 병사들은 AK-47 소총용 탄약 네 클립만으로 전투에 임했다고 한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군 장비를 움직일 석유마저 부족했다. 또한 전투에 투입된 실제 병력이 장부상 숫자의 4분의 1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병사들의 식비를 떼먹고 전투용 석유를 빼돌리는 등 이라크 군에 만연한 총체적 부패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바르 전투의 실상은 서방 언론에 일체 보도되지 않았다. 6월 10일의 모술 함락은 이미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서방 세계에서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6월 10일 인구 100만의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이 함락됐다. 이라크 군은 변변한 전투 한 번 치르지 못한 채 모술을 ISIS에 내주었다. 군사령관이 가장 먼저 사복으로 갈아입고 안전한 쿠르드지역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모술은 후세인 정권 당시 이라크군 장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이다. 후세인은 관행적으로 모술 출신을 국방장관에 임명해 왔다. 모술 함락 당시 현지 수니파 주민들도 ISIS에 협력했다고 한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모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앙정부의 권력이 미치지 않았던 곳”이었다고 한다. 6월 이전에도 ISIS는 야채 행상에서 휴대폰 가게, 건설회사에 이르기까지 모술 주민 모두에게 세금을 걷어왔고 이 세금 수입이 월 800만 달러(80억 원)나 된다. 모술 이후에 점령된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에서도 세금을 걷고 있는데, 주민들은 세금 납부 기한이 지난 식당에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식사하고 있는 동안 폭탄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구 이라크 정규군 출신, 수니파 주민들의 협력 속에 ISIS는 이미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NP>
| ※ ISIS의 활동 연혁 ▲ 2006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로 팔루자에서 결성. ▲ 2006.06.07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미군 폭격으로 사망 ▲ 2010.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지도자로 등극 ▲ 2011.12.18 이라크 내 미군 전투병력 완전 철수 ▲ 2012. 내전 중인 시리아로 진출.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자바트 알 누스라, JAN) 결성. 이후 조직 주도권을 놓고 내분. JAN은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알카에다 본부 지휘 아래 들어가고 AQI는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로 조직 이름 바꿈 ▲ 2012.12 말리키 정부의 시아파 독재에 대한 수니파 주민의 평화적 항의 시위 시작 ▲ 2013.03 시리아 14개 주 중 하나인 라카주의 주도 라카 점령 ▲ 2013.04.23 이라크 정부군, 키르쿠크 서남부의 하위자에서 평화시위를 벌이고 있던 수니파 주민 습격 50명 살해, 110명 부상. 또한 수니파 지역인 안바르 주의 팔루자와 라마디 등에 대한 무차별 포격으로 주민 110만 명 중 50만 명이 다른 지역으로 도피. 수니파 주민이 말리키 정부에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됨 ▲ 2013. 여름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습격으로 이슬람 전사 5백 명 탈출하는 등 모두 8차례의 교도소 습격 작전(Breaking the Walls)으로 탈옥한 이슬람 전사들이 ISIS 휘하에 들어감 ▲ 2014.01 수도 바그다드 서쪽 64킬로미터에 있는 수니파 거점 도시 팔루자를 비롯해 서부 안바르 주 점령 ▲ 2014.01 JAN 등 이슬람 무장단체가 ISIS에 대한 공격에 나서면서 시리아 내 무장 반군간의 무장투쟁 시작 ▲ 2014.06.10 이라크 제 2 도시인 모술(인구 백만) 점령. ▲ 2014.06.30 이슬람국가(IS) 건설 선포 ▲ 2014.08.08 미국, 이라크 내 IS에 대한 공습 시작 ▲ 2014.09.10 오바마 대통령,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습 선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