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소통의 공간 성천문화원, 진정한 바티칸으로 자리매김
대전 성천문화원에 가면 오도석 원장이 있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수많은 수식어로 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보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너무 어렵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어려운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가슴이 트이고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성천문화원은 현대인들이 가장 고민하는 ‘소통’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인데, 우리는 그 소통하는 법을 모른다. 시대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오도석 원장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다잡아 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줌으로써 보다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과연 그가 누구 길래, 어떻게, 무슨 말로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걸까.

성천문화원, ‘영성’의 시작점 될 것
오도석 원장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가 왜 문화전도사로서의 길을 택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지난 1990년 1월 목사안수를 받고 목회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여느 교회의 목사처럼 평범한 목회자가 아니었다.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많은 성회를 인도하며 세계적인 부흥강사로 이름을 떨쳤다. 그때부터 세상을 보는 눈이 남달랐던 것 같다. 이후 오도석 목사는 주성천 교회를 개척했으나 5년 전 제자 목사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빈손으로 성천문화원에 모든 정성을 쏟고 있다. 그는 세계를 돌며 부흥을 이끌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적 편력이 종교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킴을 깨닫게 되었고, 진정한 종교는 종교와 교파를 떠나야 본질을 회복할 수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종교의 현실은 달랐고, 그 벽은 너무나 높았다. 자신도 이러한 종교적 현실에 안주해야 하는지, 갈등도 있었을 터다. 하지만 오 원장이 ‘바티칸(종교인과 비종교인 모두의 귀착지)’을 떠올리는 순간, 과감히 그 벽을 넘어뜨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성천문화원이다. 로마 바티칸은 여러 개의 예배당이 모여 있는 곳이며, 각 예배당 안엔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해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이는 종교의 담으로 가려놓은 예술이 아니라 종교 안에 세계 최대 미술품 전시관을 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롯이 이곳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진정한 종교의 정신이자 의미임을 깨달은 순간, 오 원장은 제2의 인생을 열어갔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천문화원을 시작했을 때, 그때 마음이 가장 편했다고 회상했다. 현존하는 모든 종교들, 즉 기독교와 불교, 유교와 도교, 이슬람교 등은 본래 뿌리를 같이 하는 것이고, 또한 모든 종교는 표현방법이 다를 뿐 인간이 자아성찰을 통해 영원한 생명의 길을 자각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것이기에 결국 이는 ‘하나의 의미’라는 것이 오 원장의 결론이다. 우선 그는 대전을 바티칸처럼 문화의 르네상스로 만들기로 했다. 종교를 넘어 새로운 문화예술의 소통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 그는 이곳을 ‘거룩한 샘’이란 뜻의 ‘성천’으로 명명하고 애틋함과 따뜻함, 선함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곳으로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낯설어 했다.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관심의 눈도 많았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곳에 오 원장의 손길이 하나 씩 둘 씩 늘어나면서 새로운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 와서 굳이 문화나 소통을 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냥 편하게 이야기하고 문화를 감상하고 느끼고…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에 쌓이는 것이 바로 ‘영성(靈性, Spirituality)’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오도석 원장은 문화를 매개로 많은 사람들을 영성으로 이끌어 내려는 노력에 여념이 없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이 절대자로부터 나왔음을 깨닫고 세상만물의 이치를 따라 근원으로 돌아가 하나로 연결된 마음을 회복하는 것만이 진정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길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란, 새로운 정신적 소통의 길
성천문화원에는 직접 가꾼 분재 작품들을 모아놓은 ‘샘물분재원’과 미국 뉴욕 경매장에 가서 직접 구입했다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 수십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 ‘운보전시관’,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비롯한 진귀한 조각 작품들을 모아놓은 ‘샘물갤러리’를 비롯해 다양한 도자기, 수석, 수묵화 등 세계 각국의 진귀한 예술 작품 3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또한 운보전시관의 커다란 도자기는 운보가 도자기에 직접 붓으로 그렸다는 국보급 작품이며, 중한수협회 전시관의 동태법랑유등, 수석전시실의 천년학 수석 등은 일반인들이 거의 접할 수 없는 귀한 국보급 작품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통해 장인정신을 배우고 문화적 귀감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 오 원장의 바람이다. 사실 오도석 원장이 강조하는 ‘문화’에 대한 명쾌한 유권해석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자세에 따라 그 정의가 틀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통의 사회를 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문화의 힘이라는 것이다. 오 원장은 “소통의 도구로 쓰이는 말과 글의 한계에서 벗어나, 종교의 영성을 투영하고 인간의 언어와 문장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정신세계를 형상화해 새로운 정신적 소통의 길을 여는 것이 문화이다. 올바른 문화를 구심점으로 인간은 진정한 삶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생명의 씨앗인 영을 키우는 ‘알곡사상’
사람과 문화는 어디쯤에서 만나는 걸까.
이 경계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문화적 토양 위에서 진정한 삶이 완성되고 문화는 그 사람의 평생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느끼는 문화의 본질이다. 오도석 원장은 여기에 종교를 뛰어넘은 문화를 통해 인류를 ‘영성’의 길로 인도하고자 한다. 그는 “인간의 ‘육체’는 부모를 비롯한 모든 우주의 질서를 통해 부여된 유한한 ‘삶’이기에 자연에서 와서 죽으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육체 안에 있는 근원적 존재인 ‘영(Zoe)’은 어디로부터 기인하는가? 이는 절대 세계의 ‘절대자’에게서 기인되는 것이다. 영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없으며, ‘절대선’만 존재한다”라며 “이러한 영은 ‘씨앗’과 같다. 생명이 있는 씨앗이 자라 절정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우리는 인간의 진정한 생명인 ‘영’을 키워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에만,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죽음’에 이를 때, 영원한 절대 세계로 옮겨질 수 있다. 마치 잘 자란 ‘알곡’을 농부가 창고에 들이 듯, 알곡으로 자란 영이 영원한 기쁨과 자유, 즐거움과 행복이 점점 커지는 절대자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유교의 중심된 인(仁)의 사상이다. 인(仁)이란 사랑, 건강, 새로 남, 씨앗, 생명, 열매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즉 진정한 생명의 씨앗인 영을 키우기 위해 거듭남과 깨달음을 통해 마음판이 바뀌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것이 오 원장이 말하는 ‘알곡사상’이며, 이를 통해 인간 본성의 회복과 진정한 자유가 있는 영성의 길로 가는 지름길을 만나게 될 것임을 밝혔다. 모든 만물에 생명을 불어 넣은 절대자의 참된 진리를 따르며, 올바른 소통과 합리적 사고가 인류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되는 것. 이것이 오도석 원장이 추구하는 바이자 인류평화의 길이다.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네 삶의 가장 평범한 모습이기도 하다. 문화를 통해 정신적 소통을 하는 것. 이는 국가도, 언어도, 인종도 모두 초월하는 것이다. 영성의 길을 걷고 싶은 이들, 척박한 세상을 행복으로 채우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성천문화원을 찾아가 보자. 오도석 원장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의 기운 가득 찬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절대자의 깊은 심저는 사람의 마음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그곳에서 모든 것이 지어진다. 높은 책임과 자유를 가진 새 인류가 되어야 한다”라고 오도석 원장은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