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화, 특수화 분야의 선두주자

[부산=시사뉴스피플] 박용준 기자

한 때 부산을 책임지던 산업인 신발. 노동집약적이라 값싼 임금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 등으로 거점을 옮기는 바람에 부산의 신발산업은 죽었다는 말이 떠돈지 오래다. 현재 유통되는 제품 대부분은 국내가 아닌 이들 국가에서 생산한다. 반면에 부산의 대표기업인 (주)에이로(채경록 대표이사, http://www.a-ro.co.kr)의 경우는 품질 저하를 우려, 국내에서 생산해 공급한다. 오히려 이들 국가에 고품질의 슬리퍼와 신발 등을 수출하며 부산의 신발산업 부흥에 적극 나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신발은 패션이다

 
"신발은 패션이다." 이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이 (주)에이로다. 신발소재 기업에서 변신을 꾀한 것도 신발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계속해서 성장가능 함을 봤기 때문이다. 제품 생산도 값싼 임금 국가에서 생산하기 보다는 패션의 아이템으로 생각, 품질과 디자인을 고려해 국내에서 100%를 만든다. 패션의 장르다 보니 소비자의 욕구 파악은 물론 변화하는 유행에 맞춰가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 때문에 국내외 수많은 신발박람회와 한상대회에는 꼭 참가한다. 신발이란 특성을 고려, 기능성까지 늘 연구하고 있다. 이에 이 기업은 기능화, 특수화 분야 국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동종업계와는 달리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오히려 수출도 한다. 자국 제품보다 값은 비싸지만 디자인과 품질에 매료된 현지인들이 선호한다고.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아시아 최초 PU안전장화 자동화 시스템도 도입, 수출 물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등 8개국 상표 등록도 했다. 늘 연구하는 기업답게 KCs 안전인증 획득과 더불어 특허도 많다. 덕분에 자체 브랜드 외에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ODM의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ODM은 단순 하청생산인 OEM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해외판매 시에 로얄티도 받는데, (주)에이로는 푸마 등 유명 메이커의 ODM 생산을 하고 있다. 채경록 대표이사는 "사람이 해서 안되는 것은 없다는 신념으로 경영하고 있다"며 "저임금 때문에 해외로 가기보다는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상대와 대응할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하는데 노력했던 것이 성장의 열쇠가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기업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타 기업과는 달리 외주 없이 자체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호평을 이어가는 제품
(주)에이로도 처음에는 슬리퍼가 주 생산품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노력 끝에 자체브랜드로 생산하는 패션화 등이 탄생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초경량 기능성 워킹화인 '스파이더 시리즈'. 이 제품은 인체공학적 설계와 특허를 받은 지압 아웃솔을 사용했다. 때문에 발의 피로감 줄어 들었고 보행 중 미끄러짐이 없다. 또한 올바른 걸음걸이를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특히 9개의 돌기가 발바닥을 자극해 지압 효과도 주고 있다. 실제 스타마케팅의 일환으로 SBS의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후원, 출연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엘라탄 안전장화'도 인기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한 복합소재를 사용해 -30℃의 극한 환경에서도 신을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함을 자랑한다. 또한 타 산업용 장화보다 가볍지만 못 등의 날카로운 것으로부터 발을 보호할 수 있고, 전기 특성을 바닥으로 배출하는 등 혁신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우수한 제품으로 각광받으며,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되고 있다. 채경록 대표이사는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단지 아쉬운 부분은 제품군이 아직 다양하지 못한 부분이다"며 "올해는 내수를 높이기 위해 스타마케팅에 주력하는 한편 제품 다양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고 전했다.

제품 다양화에 주력
"궁극적으로 세계 1등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회사로 만들어 가고 싶다." (주)에이로 채경록 대표이사의 목표다. 첫 단추는 잘 꿰어져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하나로마트와 롯데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납품되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청양의 백화점에 직영점도 오픈했다. 남은 과제는 제품군 다양화.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되면 국내 자체 오프라인 매장 오픈과 백화점 입점도 눈앞에 두게 된다. 채 대표이사는 "밑그림처럼 그려지면 매출 2,000억원도 시간문제다. 이때 상장도 하고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나눠주는 등 복지부분에 주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사업을 함에 있어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채 대표이사는 "신발 기술자들이 턱없이 부족하고 배우려는 이들도 거의 없다. 현재 외국인들이 주로 맡고 있는데, 이들은 기한이 지나면 본국으로 간다. 결국 국내 기술이 사장된다는 말이다"며 "이들을 귀화시킬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면 신발 산업 부흥은 물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주)에이로가 위치한 인접 덕포시장이 죽어가다 현재 인근 공단의 외국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시 활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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