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마주 "말 산업 육성 꼭 필요"

[포항=시사뉴스피플] 박용준 기자

한국마사회 자료에 따르면 말 한 마리가 연간 6,000여 만원의 부가가치를 만든다고 한다. 2018년까지 1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자연스레 농가 수익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아직 국민 대다수가 '말=도박'이라는 인식이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 외국에서 경마는 건전한 레저활동의 한 수단이다. 국내의 경우는, 일제강점기때 베팅을 중심으로 한 도박성 경마가 시초이기에 아직 사회적 인식이 좋지 못하다. 때문에 국내의 말산업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상황. 이런 시기에 경주마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한 마주가 나섰다. 바로 지난해 한국경마 최고권위의 대통령배와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석권한 말인 '경부대로'의 마주 정광화회계사무소의 정광화 공인회계사다.

대통령배와 그랑프리 석권한 '경부대로'
정광화 마주는 지난 2005년 개장한 렛츠런파크부산경남 개장 당시부터 함께 했다.

 
당시의 말은 '동서대로'. 부산과 외곽을 연결하는 중심도로인 동서대로의 이름을 따 지은 이 말은 2006년 부산광역시시장배와 2007년 경남도지사배에서 우승하며 정 마주의 이름을 드높이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그의 말들은 00대로로 이름이 지어졌다. 이유는 우스갯소리지만 "잘 뛰어서..." 실제 '천년대로'의 경우 2010년 삼관대회 최우수마에 올랐으며, '연승대로'도 부산광역시시장배와 대상경주와 특별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었다. 국내 경주마의 한 획을 장식하고 있는 '경부대로'의 선전도 계속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 '대로'들의 승수만 40승이 훌쩍 넘어섰고, 대상경주도 12번 우승했다.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경부대로는 최근 국내 경주마 중 단연 최고다. 외산마가 주름 잡는 국내 상황에서 국산마의 자존심을 지키며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를 석권하고 있다. 지난해 압도적인 경기력에 힘입어 레이팅 점수도 132점으로 단연 돋보인다. 오문식 조교사의 경우는 지난해 3번의 대상경주 우승을 모두 경부대로로 거뒀으며, 최시대 기수도 3번의 우승을 맛봤다. 특히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제패하며 얻은 상금을 바탕으로 렛츠런재단에 5,000만원을 기탁했다. 말 한두가 웬만한 독지가가 내놓은 금액보다 많다. 자연스레 정광화 마주에게는 '기부천사'라는 수식어와 함께 명예도 따랐다. 이는 국내산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희망을 심어줬고 국내 말산업도 발전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정광화 마주는 "오문식 조교사는 참 부지런하다. 덕분에 경부대로가 이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한 뒤 "경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도움을 준다. 국내의 인식 전환으로 국내 말 산업이 변화될 수 있도록 마주의 한 사람으로 적극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마를 산업의 한 갈래로 생각해야
모 연예인의 불법도박으로 한 때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다. 만약 싱가폴처럼 정부의 철저한 관리 하에 사행성 게임이 운영됐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외발매소가 늘어난다면 오히려 불법도박이 줄어들 수 있다. 보편화된다면 경마를 사행성이라는 잣대로 바라보는 시각도 변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국내 말 산업도 성장한다. 선진국의 사례와 최근 정광화 마주처럼 사회공헌을 위해 내놓은 기부금도 늘어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도 될 수 있다. 정광화 마주는 "사실 경마는 자본주의 국가의 국력과 비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 말 산업이 커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경마 인기가 높으니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며 말을 해외로 수출해 효자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당연히 고용창출도 따라온다. 또한 재활치료에도 말이 적격인 만큼 국내의 인식변화로 한시바삐 말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마는 스포츠의 하나로, 스포츠토토처럼 장외발권이나 인터넷 등을 통한 마권구입을 장려한다면 오히려 경마는 사행성이란 인식을 없앨 수 있으며, 불법도박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전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는 유명 기수들은 인기도 높고 광고도 찍어 수입도 높다. 한시바삐 국내도 경마를 레포츠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정광화 마주는 공인회계사로, 수십년동안 포항에서 정광화회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말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인사이자, 현재 제주도에 말 생산자의 한 사람으로서 목장도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