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함성 가득히 아! 대한민국

드디어 6월이다. 우리는 4년을 기다렸다. 자, 이제 거리로 달려 나가자. 대한민국의 6월을 다시 한 번 붉게 물들이자.

2006 독일 월드컵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10일(이하 한국 시간 기준) 독일 뮌휀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0일 베를린에서의 결승전까지 31일 동안 화려한 축구의 향연이 펼쳐진다. 경기는 독일의 도르트문트,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하노버, 쾰른, 라이프치히 등 12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유럽 14개 팀, 아프리카 5개 팀, 남미와 아시아, 북중미에서 각각 4개 팀, 오세아니아 1개 팀이 모여 6개 대륙 모두에서 출전팀이 나왔다.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 함께 G조에 편성된 대한민국.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먼저 이달 2일과 4일, 현지 평가전을 가진 후, 13, 19, 23일 세 나라와 차례로 예선전을 치른다.

지난 달 11일 국민의 큰 기대와 관심 속에 국가대표 선수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었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10명의 선수와 13명의 신예 선수가 기용되었다. 선수에 대한 평가나 경력, 성적 등은 일체 배제시키고 오직 실력만을 놓고 뽑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결정이었다. 그 영광의 얼굴들은 골키퍼 이운재, 김용대, 김영광과 포워드 안정환, 조재진, 설기현, 박주영, 정경호, 이천수, 미드필더 박지성, 김두현, 김남일, 이을용, 이호, 백지훈, 그리고 수비수 최진철, 김진규, 김영철, 김상식, 이영표, 김동진, 송종국, 조원희로 또 한 번 승리의 드라마를 만들어 갈 이번 월드컵의 주역이 이들이다. 한편 차두리와 김병지는 탈락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토탈 사커’ 아드보카트 감독과 ‘ABC’ 영웅들

대표팀 선수들은 소집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강한 자신감과 희망을 내비치며 한국의 선전을 예상했다. 안정환 선수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처음 왔을 초기와 비교하면 선수들의 생각이나 훈련에 임하는 태도, 정신력이 180도 달라졌다”며 결의를 다졌다. 박지성 선수는 “상대팀과의 비교보다 우리의 기량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16강 이후는 토너먼트 상황이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지만, 목표는 당연히 16강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영표 선수는 “한국 축구의 위치가 어딘지 확인하고 거기에 따른 기대를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팀의 주장 이운재 선수는 “우리가 그 팀을 두려워하기 전에 그 팀이 우리를 두려워하게 해야 한다”며 자신감을 강조했다.

▲ 본지 독자와 함께한 아드보카트 감독
네덜란드 출신인 아드보카트 감독은 ‘작은 독불장군’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히딩크 전 감독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토탈 사커’의 창시자인 미셜 리누스의 제자로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는 이 원칙을 전략의 핵심으로 두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992년 네덜란드 국가대표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부임한지 2년 후인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8강의 성적을 거두었고 유럽의 명문클럽을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게 되었으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팀을 3관왕으로 이끌며 지금도 전설의 명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을 이끌고 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고 2002년 월드컵 후 네덜란드 국가대표 감독으로도 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ABC 전략을 갖춘 선수를 원한다. 이것은 바로 Ability(능력), Brain(두뇌), Cooperation(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유럽 축구, 월드컵이라는 넓은 무대에서 얻은 경험과 함께 선수들의 기본 ‘능력’을 중요시 한다. 또한 축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들에게 ‘머리’에서 나오는 창조적인 축구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포백과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 전략에서는 커뮤니케이션과 자기희생이 필수 조건이라며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토고전은 반드시 승리, 스위스전이 관건

우리가 조별예선에서 맞붙을 상대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최악의 상황은 피해가며 무난한 조편성을 받게 됐으나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16강을 위해서는 마지막 스위스전의 승부가 관건이며 먼저 토고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상대팀의 전력을 파악, 분석, 제대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16강을 향해 가는 우리에게 첫 상대인 토고전은 패하면 안되는 경기이다. 토고는 주전 상당수가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하는 등 2002년 돌풍을 일으켰던 세네갈과 유사한 점이 많지만, 늦은 감독 교체와 선수 소집으로 팀의 안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예선전에서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처녀 출전을 한 토고는 그 전력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더욱 위험한 존재이다.

프랑스는 여전히 강한 팀이지만 지난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을 시작으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하향세를 타고 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조1위의 팀들 가운데 가장 적은 승점을 기록한 프랑스는 이제 예전만 같지 않다. 해볼 만한 상대라는 뜻이다. 세계적인 프랑스 선수들과 우리가 얼마나 대등한 경기를 벌이느냐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스위스. 유럽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젊은 멤버들과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함께 버티고 있다. 실력이나 스타일이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모험적이고 공격적인 우리에 비해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스위스가 공격적인 우리 축구를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월드컵 기간 중 대표팀의 버스에 부착될 슬로건을 우리나라는 ‘끝나지 않은 신화, 하나 되는 한국(Never-ending legend, united Korea)’으로 확정했다. 본선 첫 무대에 오른 토고는 ‘승리에 대한 열정과 성공에 대한 갈증’이라는 응원문구를 채택했고, 프랑스는 ‘자유, 평등, 줄리메’라는 슬로건을, 스위스는 세계적인 시계 수출국답게 ‘2006, 스위스 시간입니다’ 라는 슬로건을 버스에 붙이게 된다.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진작부터 달아올라 있었다. 새로운 월드컵 패션, 월드컵 응원가, 월드컵 댄스까지 생겨났고, 각종 월드컵 행사는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월드컵 특수를 노린 마케팅들마저 하루하루 월드컵을 기다리는 국민의 마음을 달래준다.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함성으로 가득 찰 것이다. ‘아드보카트 호’의 태극전사들이 국민의 염원을 뜨겁게 적셔줄 6월을 맞으며, 12번째 선수들의 마음은 이미 독일의 그라운드 위에 붉게 펼쳐져 있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