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금융 산업을 중심으로 육성하는 ‘동북아금융허브 전략’ 추진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한국경제는 지난 90년대 후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제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고 있다. 제조업 및 수출 산업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키려면 우리 경제의 체질을 전환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지닌 우수한 인적 자원과 정보화 수준을 바탕으로 지식기반 첨단산업, 그리고 금융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을 추진 중인데, 한국이 동북아 금융허브로 정착될 경우에는 국제투자자들은 다른 국제금융센터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발전된 금융시장 이외에도 튼튼한 실물 부문이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규제 완화를 추진해 오고 있지만, 외국 투자자들의 눈에는 규제요인이 아직도 위험요인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나 투명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정책방향을 최대한 명확하게, 접근하기 쉽도록 하고, 일정한 원칙을 지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원칙이라 함은 정책이나 규제는 모름지기 신뢰할 수 있고(Reliable),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고(Universal),논리적 적합성을 갖추고(Logical), 최소 비용으로 가능해야 하고 (Efficient),그리고 환경에 맞아야(Specific)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은 신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책당국은 경제의 질적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특히 금융 부문에 대하여는 금융 수요자 입장에서 모든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금융규제 완화는 먼저 금융회사에게 금융회사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고 금융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부담은 되도록 줄이는 대신, 불공정 거래 등에 대하여는 강력하게 대응함으로써 법과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외국계 금융회사가 한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 감독당국 스스로가 보다 높은 수준의 감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함으로써 더욱 큰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금융센터에 관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어떻게 하면 ‘시장 자율(Market Discipline)’을 향상시키고 ‘법과 원칙’이 유지되도록, 조화롭게, 그리고 투명하고 일관되게 구현시켜 나갈 것이냐는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금융 감독 당국은 기업과 경제인들이 제시하는 여러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며, 모든 논의에 대하여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것임을 약속한다. NP


한국 경제, 외국의 시각은?
노정휘 경제전문기자

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원화가치의 상승세는 경쟁국들의 상승세보다 훨씬 높아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 중의 하나인 중국은 경기 과열을 우려하고 제한적이지만 경기 억제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경제의 ‘시계 = 제로’ 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외국의 Goldman Sachs나 Credit Suisse, Citigroup 등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과 경제 관련 전문기관들은 우리 경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과 산업 활동, 금리 등 금융시장, 최근 급등하고 있는 유가,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외 가격경쟁력의 핵심인 환율 전망 등을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우리나라 경제 전망, 어떻게 보고 있나?

지난해와 올해 부진한 내수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수출과 이를 뒷받침하는 환율이었다. 그러나 최고치를 경신하는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와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의 성장 견인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6.2%로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Goldman Sachs와 Credit Suisse, Barclays Capital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서 내수가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Credit Suisse는 경제성장에 대한 내수의 기여도가 5.1%p로 전분기의 2.4%p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Merril Lynch는 1.3%에 달하는 전 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 1.1%를 상회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Citigroup 역시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의 호조세는 우리나라의 경기가 지속적인 확장국면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외국 투자은행들은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있을까? 우선 Barclays Capital과 Deutsch Bank는 앞으로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 역시 위축될 것으로 보는 한편, 가계부채의 증가로 인해 내수 역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앞으로 우리 경기가 위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Citigroup은 향후 우리나라 IT분야의 성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지적한 바 있다. UBS Warburg의 경우에는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지난 4/4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ABN Amro의 경우에는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한편, 설비투자 역시 증가세를 지속해 2/4분기에도 우리 경기의 회복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5.2%에서 5.7%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Morgan Stanley의 경우에는 고유가로 인한 위험성을 지적하고는 있지만, 하반기 들어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민간소비와 투자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산업 활동 동향, 어떻게 비쳐지나?

최근 3월 우리나라 산업 활동 동향 역시 상반된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Goldman Sachs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용과 소득증가율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소비재 판매가 상승세로 반전함에 따라 민간 소비의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한편, 평균 가동률이 80%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그동안 미루어져 왔던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확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Morgan Stanley는 지난 1~2월의 경우 평균 13%에 달하던 산업생산 증가세가 10%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평균 1.3%에 머물던 설비투자가 3월에는 10.3%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높은 평균 가동률과 민간부문의 기계수주 증가세와 선박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금리 오름세,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나?

국내 경기의 회복세, 유가 상승세 지속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Morgan Stanley는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콜금리 수준이 경기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보다 낮아 앞으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ABN Amro와 Bank of America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원화환율의 하락을 용인하는 측면과 함께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로 인해 역시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으로 Credit Suisse는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물가 상승압력, 지속적인 원화 강세 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통화당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Deutsche Bank는 안정적인 물가흐름에도 불구하고 통화당국이 금리를 인상해온 것은 금융시장에 대한 긴축적인 조치가 아니라 금리 수준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함에 따라 앞으로 한두 차례 금리 인상 조치가 있은 후, 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환율의 하락세, 그 끝은?  그리고 그 영향은?

심화되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무역수지 적자 + 재정수지 적자)에 따른 미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우리나라 화폐가치의 급격한 상승(환율의 하락)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원화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달러로 표시되는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을 인상시켜 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Jp Morgan의 경우 이러한 원화 강세 기조는 수출업체들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의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위축이나 포기 현상이 눈에 띌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향후 성장의 중심을 투자 및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는 것 역시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ank of America는 이러한 우려를 감안하여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감소할 것이며 국제 유동성 축소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우리나라에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의 유입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앞으로 원화환율의 급격한 하락추세는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형편이다. Barclays Capital 역시 미 달러화의 약세 기조 속에서 원화환율의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원화 하락폭보다 일본의 엔화 하락폭이 커서 원/엔 환율은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그동안 일본 엔화에 비해 하락폭이 너무 컸다는 지적을 받아온 원화 환율의 하락속도는 다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itigroup은 원화 강세 영향으로 첨단기술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유가 충격, 어떻게 진행될까?

Morgan Stanley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실질임금의 상승 등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미국 경제의 탄력성이 유지되고 있음에 따라 에너지 가격의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유가 전망을 보면,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의 경제 봉쇄 등의 최악의 국면일 경우 배럴당 100달러, 이란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중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경우 배럴당 50달러라는 극단적인 시나리오 속에서 올해는 평균 73달러, 내년에는 평균 68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고유가 상황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외환위기 이후 자본재 및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가운데, 높은 원화가치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을 완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의 영향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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