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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기상상황과 ‘골든타임’ 놓친 탓에 최악의 대참사로 이어져…

지난 4월25일, 네팔에서는 규모 7.8의 대지진 발생 후 8시간 동안 65차례 여진으로, 피래 범위가 넓어지고 구조작업도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26일엔 수고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여진의 진원 깊이는 약 10km로 주변 약 50km에 영향을 미쳤다.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운 카트만두 시민들은 여진이 발생하자 소리를 지르며 안전지대를 찾아 뛰어다녔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도 밖으로 뛰쳐나와 도시는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다고 AP 등은 전했다. 이날 여진으로 카트만두 크리뷰반 국제공항은 한때 이착륙이 금지됐고, 인접국가인 인도에서도 여진이 느껴져 뉴델리와 콜카타의 지하철 운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열악한 기상상황, 구조 어려워져 
네팔에서 81년 만의 대지진으로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여진과 열악한 기상상황 등이 겹쳐 생존자 구조와 이재민 구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현지 병원은 쏟아지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했고 정부는 체계적인 구조작업을 하지 못하는 등 무능함을 드러내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지난 4월 25일 네팔에서는 규모 7.8의 대지진 발생 후 8시간 동안 60여 차례 여진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여진으로 피해 범위가 넓어지고 구조작업도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26일에는 수도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여진의 진원 깊이는 약 10㎞로 주변 약 50㎞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열악한 기상상황은 현지 구조 활동과 이재민 구호활동을 더디게 만들었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네팔 현지의 궂은 날씨와 무너져 내린 건축물에서 발생한 먼지 등으로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었다고 AP 등이 전했다. 날이 밝은 뒤 구조작업은 활기를 띠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탓에 생존자보다는 사망자가 더 많이 발견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이재민들은 흐린 날씨 속에서 담요 등만 걸친 채 광장 등에서 생활하고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질병에 노출됐다. 수백 명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진 에베레스트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난 산기슭 주변에는 눈보라 탓에 헬기 이착륙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접근이 어려워지자 의료물품 등의 지원도 늦어져 사망자와 고립 인원 등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AFP 등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네팔 현지의 열악한 사회기반 시설이 이번 지진과 함께 완전히 붕괴돼 체계적인 구조ㆍ구호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카트만두의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들었지만 공간 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사들은 안전지역에 텐트를 설치하고 환자들을 받아 수술을 진행했고 환자들은 텐트 앞에 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헬기를 동원해 수색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각종 장비 부족과 시스템 부재로 구조작업이 더뎌졌다.

‘골든타임’ 놓쳐 
네팔 강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이재민들의 지진 충격은 정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분노로 옮아갔다. 이재민 수만 명이 28일(현지시간) 여전히 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생활을 지속하면서 일부는 네팔 정부의 안일한 위기대응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오전 11시 13분으로 재해 발생 72시간이 지나며 생존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 끝났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친구들을 찾던 아닐 지리는 “정부가 우리에게 해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맨 손으로 잔해를 뒤지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 정부 관계자들 역시 대규모 재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네팔 최고 관료인 릴라 마닐 파우델 비서실장은 “구호 자체가 최대 난제”라며 “해외 각국이 구호품과 구호인력을 보내 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절박하다. 네팔이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해외 전문가들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수도 카트만두에는 약 21개 천막촌이 마련돼 이재민들을 수용했다. 카트만두 외곽 상황은 더욱 열악해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들은 인도 도로 구분도 없이 거리에 이불을 깔고 잠을 청했으며, 병원은 이미 포화 상태로 전기가 끊겨 임시로 마련된 천막에 수술실이 마련됐다. 마실 물과 먹을 음식도 부족하며 수인성 전염병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국제구호단체와 각국 지원팀이 도착하고 있지만 전기와 도로가 끊겨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이 힘든 상황이었다. 전 세계에서 구호품이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했지만 운송 차량과 인력이 모자라 구호품 전달이 쉽지 않다고 현장의 구호대원들은 말했다. 가장 먼저 네팔에 도착한 인도의 국가재난대응팀은 생존자 수색과 시신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딴 시골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산사태로 주요 도로가 막히면서 크고 작은 마을에 수도와 전기가 끊겨 사실상 고립됐다. 지진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외부와 단절된 채 얼마 남지 않은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을 것으로 보였다. 네팔 정부의 재난관리 책임자인 라메쉬워 당갈은 “구조대원들이 카트만두 외곽의 마을에도 접근하게 되면 사망자 수는 크게 뛰어오를 수 있다”며 “각 지방으로부터 정보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인접 국가인 중국 서부 시짱(西藏·티베트) 지역의 피해규모도 시간이 가면서 불어났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人民網) 등은 네팔에서 발생한 강진의 여파로 27일 오전 9시 현재 시짱에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고 27일 밝혔다. 부상자는 최소 58명으로 집계됐다. 네팔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르카쩌(日喀則) 녜라무(섭<손수변 없는 攝>拉木)현 주민 7천 명과 지룽(吉隆)진 주민 5천 명 등 1만 2천 명이 긴급대피했다. 녜라무, 지룽을 포함한 8개 현급 도시에서 3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시짱 지역에서는 가옥, 사원 등 건물 1천263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여러 지역의 도로와 통신이 끊겼다. 이번 지진으로 손상된 건축물은 총 1만 700여 채에 이르렀다. 중국 시짱당국은 지진피해가 난 지역에서는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또 도로가 끊겨 아직 구조작업이 이뤄지지 못한 곳도 있어 인명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차이나데일리는 “지진피해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전기, 수도가 끊겨 전염병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짱을 포함한 중국 서남부 지역은 매년 대형지진이 잇따르고 있어 네팔 강진을 계기로 강력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슴 아픈 사연들과 기적의 생환 
산사태로 엄마를 잃은 마야타망(7ㆍ여)이 머리에 붕대를 감고 하염없이 울었다. 마야타망은 29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 트리부반대학병원의 병상에 앉아 있었다. 엄마가 왜 고사리를 캐다가 죽어야 했는지 설명해줄 사람은 없었다. 아빠도 어쩌지 못하고 어린 딸 뒤에 걸터앉아 있을 뿐이었다. 마야타망의 엄마는 지난 25일 낮 신두파초크 몰겅의 집 뒤 산기슭에서 무더기로 쏟아진 바위에 파묻혔다. 가족에게 먹일 풀을 뜯고 있을 때 산이 흔들리고 돌들이 쏟아졌다. 집에 있던 마야타망은 아빠에게 황급히 들려져 밖으로 나오다 벽돌에 머리를 맞았다. 주말 낮에 함께 밥을 먹으려던 가족은 이렇게 날벼락을 맞았다. 병상의 마야타망은 눈을 질끈 감고서 자꾸만 “아마, 아마”를 불렀다. 그 말이 네팔어로 엄마라는 건 누가 말해줄 필요도 없었다. 마야타망은 눈물 콧물을 다 쏟으며 엄마를 찾았다. 그렇게 부르다 눈을 뜨면 엄마가 미안한 얼굴로 나타나 따뜻하게 안아줄 거라고 믿었는지 모른다. 마야타망의 흙투성이 웃옷 가슴팍에는 만화 캐릭터가 야멸차게도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다. 마야타망의 아빠는 “순식간에 산사태가 났다. 나는 집이 흔들려서 딸이랑 빠져 나왔는데 처음에는 아내가 사라진 것만 알았지 돌에 파묻혔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느냐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느냐며 막막해하는 것도 같았다. 병원에는 헤아릴 수 없는 비극이 침상과 매트리스에 널려 있었다. 다친 사람과 죽은 사람이 계속 실려 오고, 실려 나갔다. 온갖 상처와 피가 밴 붕대, 흙냄새와 소독약 냄새, 울음소리와 신음소리가 병실과 복도에 가득했다. 마야타망이 애타게 부르는 엄마는 아직 돌무더기 속에 있다. 기자가 지난 28일 신두파초크의 여러 마을을 지날 때 봤던 잔해들 밑에 마야타망의 엄마도 있었는지 모른다. 엄마는 그 무겁고 캄캄한 곳에서 딸에게 먹이려던 고사리를 아직 손에 쥐고 있을까. 신두파초크에는 그날 이후 몇 차례 비가 내렸다. 엄마는 몸이 축축해졌을 것이다. 네팔 대지진 발생 5일차에 접어든 30일(현지시간) 극적으로 생존자 2명이 구조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카트만두의 건물 잔해 속에서 15세 소년 펨바 타망이 구조됐다. 이스라엘 군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이송된 타망은 AFP통신에 잔해 속에서 버터기름(ghee)을 먹으며 버텼다며 “살아서 밖에 나오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기적처럼 구조되자 시민들은 환호로 그를 맞았다. 타망이 구조된 지 몇 시간 지난 후 호스텔 종업원으로 일하던 크리시나 데비 카드카(23)가 구조됐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한 호텔의 잔해에서 시신 3구와 함께 발견됐다. 프랑스, 노르웨이, 이스라엘, 네팔군 등은 카드카를 발견한 지 10시간 만에 그를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네팔 군 관계자는 “그가 부상을 입긴 했으나 여전히 의식이 있고 말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6명의 적십자 조사요원들이 지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부 마을 등을 조사한 결과 진앙지에서 가까운 지역의 경우 완전히 황폐화됐다”고 말했다. 한편, 네팔 당국은 5월 1일 당시까지 공식 사망자가 5,844명이며 부상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인도, 중국 티베트 등 인근 국가에서도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더불어 네팔에서 대지진 발생 8일 만에 기적적인 생환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추가 생존자 구출에 대한 희망이 싹텄다. 생존자 중에는 101세 노인도 포함됐다. AFP통신과 DPA통신은 지난 5월 3일(현지시간) 네팔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네팔ㆍ일본 구조 팀이 킴탕 마을의 무너진 진흙집 잔해 아래에서 101세 노인을 전날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푼추 타망이라는 이름의 노인은 헬기로 현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가벼운 부상만 입고 안정된 상태라고 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누와코트 지구의 경찰관 아룬 쿠마르 싱은 “노인이 왼쪽 발목과 손을 다쳤으며, 가족이 그를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DPA, AP 등 외신은 네팔 북동부 신두팔촉 지역의 산간 마을에서 남녀 3명을 구출한 사실도 전했다. 신두팔촉 경찰 관계자는 DPA에 “샤울리 지역의 케라바리 마을에서 칸찬 카트리, 기안 쿠마리 카트리, 단 쿠마리 카트리 등 3명이 군부대에 의해 구조됐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무너진 진흙 가옥 아래에서 묻혀 있었으며, 나머지 1명은 지진 이후 발생한 산사태로 흙에 파묻혀 있다가 발견됐다. AP는 또 다른 지역 관계자를 인용해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60㎞ 떨어진 샤울리 마을 인근에서 2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이 구출돼 인근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AP는 이들이 3일이 아닌 지난주 초반에 구조됐다며, 구조 날짜는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산간 마을이 많은 신두팔촉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1천 800명 이상이 사망, 네팔 내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다. 4만 채 이상의 가옥이 무너지는 등 건물의 90%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정부는 카트만두의 무너진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추가로 찾아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20여 개국 구조팀으로 이뤄진 다국적 수색대가 탐지견과 열추적 장비를 동원해 카트만두 곳곳에서 잔해 속을 뒤졌다. 그러나 여진이 이어지면서 구조와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3일 오후 5시 20분에는 카트만두에 인접한 누와코트 지구의 오카르마우와를 진앙으로 하는 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 한편 이날 구조팀은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은 카트만두 북쪽 라수와 지역의 랑탕 밸리에서 5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중에는 프랑스인 1명과 인도인 1명 등 외국인도 포함돼 있었으며 네팔인 가이드와 호텔 주인, 짐꾼 등도 있었다. 이들은 지진 직후 발생한 산사태로 흙더미에 파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교도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에베레스트와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서 일본인 1명을 포함해 최소한 54명의 외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109명의 외국인이 실종 상태라고 발표했다. 지진 발생 8일째인 이날까지 사망자는 총 7천 240명으로 늘어났으며, 부상자도 1만 4천 122명으로 증가했다. 네팔 당국자는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구조대가 오지까지 도달하게 되면 희생자 수가 훨씬 더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재산 피해를 보면 지금까지 20만 채 넘는 가옥이 무너지고 18만 6천 285채가 부서졌다고 네팔 경찰과 내무부가 전했다.

UN, 네팔 신속한 복구와 재건 위해 
유엔 총회가 지난달 사상 최악의 지진을 겪은 네팔에 대한 재난 구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5월 15일(현지시간) APㆍ신화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은 만장일치로 네팔 국민과 정부에 애도를 표하면서 신속한 복구와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의 긴급 지원금 4억 2천 300만 달러(4천 596억 원)중 14%만이 확보된 상태”라며 “네팔에 음식과 깨끗한 물, 긴급 의료 등을 지원하기 위해 3억 6천 500만 달러(3천 966억 원)가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반 총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지난 12일 두 차례의 지진으로 네팔에서는 8,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총 800만 명이 피해를 봤다. 또 지진으로 그동안 발전해 온 네팔 경제가 후퇴해 네팔인들이 다시 빈곤에 시달릴 위기에 놓였다고 반 총장은 전했다. 반 총장은 “6월에 시작되는 우기로 인해 콜레라나 다른 수인성 전염병이 우려된다”며 “또한 우기에 제때 씨를 뿌리지 못하면 다음해 수확이 심각하게 영향받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날 총회에서 각국 대사들은 “네팔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네팔 유엔 대사는 총회와 반 총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총회 결의는 이번 지진으로 파괴된 다라하라 타워 등 네팔의 문화유산을 복구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AFP통신은 구호 작업 중 추락한 미국 해병대 소속 UH-1Y 휴이 헬기 탑승객 8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헬기에 탑승했던 미 해병대 대원 6명과 네팔 군인 2명이 모두 사망했다”며 “그러나 미국의 네팔에서의 구호 활동은 계속 될 것이다”고 확인했다. 미국 국방부는 헬기가 실종되기 직전 승무원으로부터 연료에 문제가 있다는 무전을 받았다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5월 15일 당시까지 네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8,500명에 이르렀다.

여진, 날마다 죽음의 공포와 싸워 
5월 12일 낮 12시 50분경 네팔 만드레마을에서 발끝으로 진동이 전해졌다. 깎아놓은 듯한 절벽 사이 공터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쌀 콩 식용유 천막 등 구호물품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마을 주민들과 구호 활동을 하던 사람들은 일제히 절벽과 절벽 사이 중간지점으로 뛰기 시작했다. 얼마 전 “아직 네팔은 여진이 계속되니 현장에서는 현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해야만 살 수 있다”는 엄홍길 긴급구호대장의 주의사항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진동이 일어난 직후 맞은편 절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뿌연 흙먼지 속으로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들이 굴러 떨어졌다.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있던 어린 소녀는 겁에 질린 듯 눈을 감았다. 구호물품을 머리에 이고 걸어가던 한 청년은 쌀 포대를 내동댕이쳤다. 진동이 멈추자 주민들은 오른쪽 귀를 땅에 대고 진동이 계속되는지 살폈다. 여진의 공포였다. 엄홍길휴먼재단,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마을을 찾은 한국인들도 처음으로 지진의 공포를 느꼈다. 집을 떠나 천막 생활을 하던 만드레마을 주민들의 걱정은 갈수록 커져만 갔다. 주민 랍락 구릉 씨(32)는 “여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매일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던 학교가 무너져 내렸다는 수스미타 구릉 양(8)은 “하루하루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슬퍼 잠이 오지 않는다”며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자다가도 엄마가 깨워 공터로 데리고 나간다”고 말했다. 4일 네팔에 파견된 대한적십자사 ‘네팔지진 긴급의료단’은 곳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의료지원 및 구호물품 보급에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 산악 지형으로 차량 이동이 불가능한 곳이 많아 구호의 손길이 제때 미치지 못했다. 도로 사정이 나은 곳은 집집마다 쌀 콩 등 구호물품이 쌓여 있었지만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구호품을 전달하기 어려웠다. 현지에 있던 대한적십자사 이재승 팀장은 “많은 나라의 구호단체가 들어와 있지만 차량이 갈 수 있는 곳에만 물품을 전해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구호물자와 의료지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동식 의료지원시설을 설치해 오지까지 직접 환자를 찾아갔다. 엄홍길휴먼재단도 만드레마을, 다딩 주 컬레리마을 등 오지 마을을 찾아다녔다. 엄 대장은 “카트만두 시내에서 10시간 가까이 비포장 산악도로를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마을”이라며 “아직까지 한 번도 구호물품을 받지 못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여진으로 네팔에서만 최소 76명이 숨지고 2,700여 명이 다쳤다. 미군 6명과 네팔 군인 2명을 태운 미 해병대 소속 헬기는 이날 네팔 북동부 지역에서 구호활동 도중 실종됐다.

지진, 예측가능? 주장 맞서…
한편, 미국 서부와 일본에도 지진에 대한 공포가 엄습했다. 네팔 지진 직전, “미국과 일본도 대지진 위험이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잇달아 나온 탓이다. 미국 서부와 일본은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ㆍ화산활동 지역에 속해 있다. LA타임스는 22일, 앞으로 30년 안에 캘리포니아 일대에 규모도 8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돌런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팀은 최근 미국 지진학회 연례회의에서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지진대에서 규모 7.7~8.1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지하 석유의 분포와 흐름을 밝힌 데이터를 토대로 고대 캘리포니아 해안선과 현대 해안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지진대에서는 400~2400년을 주기로 대지진이 일어났으며, 마지막 대지진은 800년 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지역은 소규모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세대 안에 이 지진대에서 시작된 지진이 주위 지진대로 연결돼 ‘메가 지진’으로 증폭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내렸다. 한편, 일본 정부 산하 지진조사위원회가 간토 지방과 고신 지방의 활성단층을 2년간 조사한 결과, 규모 6.8 이상의 지진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활성단층을 24개 찾아냈다고 24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간토 지방은 도쿄도ㆍ이바라키현ㆍ도치기현ㆍ군마현ㆍ사이타마현ㆍ지바현ㆍ가나가와현 등이며, 고신 지방은 야마나시현과 나가노현이다. 인구 3,000만 명의 대도시 도쿄를 포함해, 일본 인구가 집중된 지역이다. 30년 이내에 이 단층 중 어느 한 곳 이상에서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50~60%에 달한다고 지진조사위는 밝혔다. 마이니치는 “(기존 연구 중에는) 일본 수도권에서 30년 안에 규모 7.0 이상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70%라는 결과도 있어,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네팔과 가까운 중국 시짱(西藏)과 대만 화롄(花蓮)현 앞바다에서도 지난 27일 잇달아 지진이 일어나면서 지구촌이 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지구적인 대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전문가들의 해석은 엇갈렸다. 과거 지진 사례를 근거로 앞으로 10년간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예상하는 사람과 지진을 규칙적 주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맞섰다. ▲ 히말라야는 지진 빈발 지역: 지구 표면은 작은 천 조각을 이어붙인 조각보처럼 거대한 땅덩어리들이 맞닿아 있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은 두 지각판이 만나는 곳의 단층이다. 지진이 단층면에서 일어나는 이유는 이곳이 이미 균열이 있는 지각의 취약지역이기 때문이다. 단층이란 과거 지각 변동으로 지층이 갈라져 떨어져나간 면이다. 이 상태에서 거대한 지각판이 밀어붙이면 단층 단면이 어긋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북아메리카판 등 네 개 지각판이 만나는 일본, 코코스판과 남아메리카판이 만나는 남미 칠레 일대 등이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네팔의 히말라야산맥 일대도 지진 빈발 지역 중 한 곳이다. 히말라야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지각이 솟구쳐 생겨났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건 지각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1934년에는 카트만두 동부에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발생해 1만 700여명이 사망했다. 인근의 중국 쓰촨성에서는 2008년 5월 규모 8의 지진으로 8만 7,000여명이 사망했고 2005년 8월에는 파키스탄 북서부 및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규모 7.6의 지진이 강타해 7만 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 예측 힘든 지진 발생 시기: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수개월간의 날씨를 예측하는 시대지만 지진 발생 직전 이를 예측한 연구자는 아직 한 사람도 없다. 지표면 밑에는 액체상태의 맨틀이 움직이고 있고 그 위를 지각이 떠다닌다. 땅속이 너무 넓고 깊어 현재의 관측 장비로 내부를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다. 지표에 위성항법장치(GPS)를 설치해 땅의 뒤틀림을 살피는 기술이 이용되고 있지만 지진이 임박했다는 것을 예측할 뿐 정확한 시기를 알아낼 수는 없다. 대지진의 주기 예측에서도 과학자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지진의 반복성과 주기성을 근거로 앞으로 10년간 대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1900년 이후 규모 8.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5번, 이런 초대형 지진은 1950~1960년대 20년간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1970년대 이후에는 잠잠했다. 대지진이 다시 활발해진 것은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규모 8.7) 이후다. 2010년 칠레 대지진(8.8), 2011년 동일본 대지진(9) 등 규모 8.6 이상 대지진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구 지각판들의 응력(스트레스)이 쌓여 발생하는 대지진은 일정 주기성과 반복성을 보인다”며 “보통 20년 동안 지속되는 만큼 앞으로 10년은 계속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론도 나온다. 네팔 지진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발생한 것일 뿐 지구적인 지진 증가와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마린 클라크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수백만년 전 히말라야 탄생 과정을 고려할 때 이번 네팔 지진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지진은 지구 내부 에너지가 외부로 표출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장기적인 변화나 흐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10년, 20년 단위의 지진 주기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NP>

뉴스피플 국제부  newspeople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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