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음식물쓰레기 해결사 ‘루펜’

20년 동안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며 이런 불편함을 뼈저리게 느껴온‘루펜 BIF’의 이희자 대표이사가 직접 해결책을 내놓았다. 환경 분야 비즈니스를 하던 남편을 곁에서 봐오며 특히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있던 이 대표가 주부들의 편의를 돕고 환경까지 살릴 수 있는 음식물 처리기를 개발하기로 마음먹고 사업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물이 많은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를 악취 없이 완전하게 건조시킬 수 있는 기술은 해외에서 들여올 수 도 없었다. 분명한 목적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4년도 넘는 기간 동안 연구에 몰두 한 끝에 탄생시킨 음식물 건조기가 바로‘루펜(loofen)'이다. 루펜은 loo(100%)와 F(Fresh), EN (Environment)의 합성어로 세계상표등록도 되어있다. 이 대단한 음식물 건조기는 2006년 특허청장상을 받았으며 41회 발명의 날에는 국무총리상도 수상할 만큼 두루 인정을 받고 있다.
주부들이 진정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
루펜은 음식물 종류에 상관없이 뚜껑을 열고 넣기만 하면 섭씨 50도 열풍 자연공기순환 방식으로 쓰레기를 바짝 말려주는 원리의 음식물 건조기이다. 투입구에 한 번 넣으면 쓰레기 걱정은 잊고 다시 냄새를 맡거나 손으로 만질 필요가 없다. 이렇게 건조된 음식물 쓰레기는 최대 1/5까지 부피가 줄어들고 4인 가족 기준으로 일주일에서 열흘에 한 번 꼴로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존의 다른 방식에 비해 고장이 없고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 대표는 사실 고 이병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과 같은 책을 많이 읽어오며 어릴 적부터 재벌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살림을 꾸리느라 바빠서 잊고 살았던 꿈을 다시 찾아 실현시킨 것이다. 조안리의‘스물 셋의 사랑 마흔 아홉의 성공’을 읽고 쓰러질 수도 있었던 순간에도 분발하여 다시 일어섰다. 이 대표는 주부였던 여성으로서 우리나라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성 경제인들의 위치는 이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여성 기업을 장려하고 특혜를 주는 제도도 생겨나며 지원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여성이 대출을 받으려하면 남편의 동의를 요구하는 등의 아직도 남아있는 차별적 제도를 개선해 여성들이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되길 꿈꾼다. 이 대표는 여성의 섬세함이 회사의 전반적 살림살이에 더욱 큰 이득을 줄 수 있으니 여성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더욱 살려 기업의 개성과 여성의 강점으로 승부하는 것이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세계여성경제인협회(FCEM)총회에도 참가한 이희자 대표. 총회에서 무엇을 찾으려 한다기보다 이런 자리를 통하여 여성 경제인들이 모일 수 있는 것만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이런 자리들이 좀 더 발전한 후에는 여성경제인들 간의 아이템 교류까지 함께 이루어질 것이라며 여성들의 화합을 강조했다.
주부라는 강점을 이용해 주부들의 마음에 먼저 다가가서 생각하는 이 대표의 자세가 지금의‘루펜’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주부들이 진정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든다는 점이 타 기업과의 차별화된 루펜 만의 경쟁력이다. 이 대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과 주부의 마음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학력, 경력 위주의 인재 채용을 폐지하고 회사와 함께 성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꼽는다. 세계 최초로 독자적인 개발을 이루고 실용화 시켜 세계 각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는 친환경 기업 루펜. 6월 초엔 북미 등에 수출할 신제품을 또 한 번 출시하면서 세계 모든 주부들에게 깨끗한 주방을 선사하겠다는 이희자 대표의 당찬 포부가 아름답다. NP
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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