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길목에 자리 잡은 바람의 섬에서 특별한 추억쌓기

[서울=시사뉴스피플 1보] 김보연 기자

여름의 절정인 8월,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휴가가 우리를 부른다. 그러나 휴가지 선택에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 제주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三多島)라 불리는 섬, 도적이 없고 거지가 없고 대문이 없어서 삼무도(三無島)라고도 불리는 섬, 신비로운 탐라(耽羅)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섬, 제주도에서 특별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는 것도 우리네 삶에서 잊지 못할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 우리나라 유일의 특별자치도,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는 불과 물이 빚어낸 화산섬이다. 대륙(러시아, 중국)과 해양(일본, 동남아)을 연결하는 요충지인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수려한 세계적인 휴양섬으로 유명하다. 
동서길이 73km, 남북 길이 31km의 타원형 섬인 제주도는 일주도로 길이 181km, 해안선 258km이며,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법이 거의 없는 온대 기후다. 오름의 왕국이자 나비와 같은 곤충들의 천국인 이 섬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아열대ㆍ온대ㆍ한대 식물이 공존하는 식물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다. 아시아대륙 동쪽에 위치해 몬순(monsoon)의 영향을 크게 받음과 동시에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양성 기후도 나타난다. 또한 섬 중앙부에 위치한 1,950m 높이의 한라산과 근해를 흐르는 해류가 중요한 기후요인으로 작용해, 제주도만의 독특한 아열대 습윤기후를 형성한다. 한라산 정상의 연평균 기온은 3.7℃이며,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로부터 아한대에 이르는 기후대의 수직분포가 잘 나타난다. 연평균 강수량은 약 1,400mm로, 북ㆍ서부지역보다 남ㆍ동부지역에 많이 내린다. 아울러 해발고도가 높아지면 강수량이 증가하는데, 한라산 국립공원에 소재하는 성판악(750m)의 강수량은 2,000mm를 상회한다. 한편, 핵심지역인 한라산은 제주도의 중심에 위치하며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1,950m)으로 현무암질 용암류가 누적돼 형성된 순상화산(shield volcano)이다. 화구저의 동쪽은 일부 담수되어 화구호인 백록담을 이루고 있다. 제주도에는 제주에서 ‘오름’이라 부르는 368개의 단성화산체가 분포하는데, 한라산 국립공원에 약 46개, 고도 200m 이상 지역에는 약 260여 개가 분포한다. 하천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방사상의 하계 모양(radial drainage pattern)을 보이나 대부분 건천을 이루고 있다. 일부 화산체의 분화구에는 소규모의 습원이 발달했으며, 특히 한라산 서쪽 산록 1,100m 일대에는 소산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 제주도 이야기
☞ 태초의 세상이 열린 이야기, 개벽신화
오랫동안 세상은 그저 암흑이었다. 어둠과 혼돈으로 휩싸인 암흑천지에 개벽의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하늘 머리가 열리고, 을축년 을축월 을축일 을축시에 땅의 머리가 열리며 미세한 금이 생겨났다. 금이 점점 벌어지는 동안 땅이 솟아오르고 물이 흘러내려 하늘과 땅의 경계가 조금씩 분명해져갔다. 이때 하늘에서 푸른 이슬이 내리고 땅에서 검은 이슬이 솟아나 서로 합쳐지고 트이면서 만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별이 가장 먼저 생겨났다. 동쪽에 견우성, 서쪽에 직녀성, 남쪽에 노인성, 북쪽에 북두칠성, 중앙에 삼태성이 돋아나자 많은 별들이 속속 돋아 펼쳐지며 하늘 가득 자리를 잡았다. 별빛만으로는 아직 어두웠다. 그저 어두운 채로, 동쪽에선 푸른 구름이, 서쪽에선 하얀 구름이, 남쪽 에선 붉은 구름이, 북쪽에선 검은 구름이, 중앙에선 누런 구름이 오락가락했다. 어느 순간, 천황닭이 목을 들고 지황닭이 날개를 치고 인황닭이 꼬리를 쳐 크게 우니, 동방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이때 하늘에서 천지왕이 두 개의 해와 두 개 의 달을 내보내자, 세상이 밝아지며 천지가 활짝 열렸다.

☞ 제주섬이 빚어진 이야기, 설문대전설
옛날 옛적에 몸집이 아주 큰 설문대할망(제주신화에서의 ‘할망’은 ‘여신’을 일컬음)이 있었다. 설문대할망은 힘 또한 장사였는데, 어느 날 치마폭에 흙을 가득 퍼 날라다 넓디넓은 푸른 바다 한가운데 붓기 시작했다. 얼마나 부지런히 날라다 부었는지 바다 위로 섬의 형체가 만들어졌다. 저절로 만들어진 오름들이 보기 좋았는지, 설문대는 흙을 집어 섬 여기저기에 오름을 만들기 시작했다. 흙을 너무 많이 집어놓았다 싶은 것은 주먹으로 봉우리를 탁 쳐서 균형을 맞췄다. 봉우리가 움푹 파인 오름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란다. 드디어 섬 한가운데에 은하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이 만들어졌다. 바로 한라산이다. 그러나 산이 너무 높아 보였는지, 봉우리를 툭 꺾어 바닷가로 던져버렸다. 남서쪽 바닷가로 날아간 그 봉우리는 산방산이 됐다고 전해진다.

☞ 탐라국이 생겨난 이야기, 탐라개국신화
한라산 북녘 기슭 땅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돌더니 땅 속에서 세 신인이 차례로 솟아났다. 세 신인은 거친 산야에서 사냥을 해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살았다. 어느 날 동쪽 바닷가에 커다란 상자 하나가 떠 내려와 머무는 걸 발견하고 달려갔다. 그것은 자줏빛 흙으로 봉해진 나무상자였다. 상자를 여니, 붉은 띠를 두르고 자줏빛 옷을 입은 남자가 새알 모양의 옥함을 지키고 있었다. 옥함을 여니 푸른 옷을 입은 아리따운 처녀 셋과 망아지와 송아지, 그리고 오곡의 씨앗이 있었다. 상자에서 나온 남자는 “나는 동해 벽랑국 사자입니다. 우리 임금님께서 세 따님을 두셨는데, 삼신인이 솟아 장차 나라를 열고자 하나 배필이 없으니, 모시고 가라 해서 왔습니다. 마땅히 배필을 삼으셔서 대업을 이루소서”라고 말하고는 홀연히 구름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세 신인과 공주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차례로 짝을 정해 혼례를 올린 뒤, 물 좋고 땅이 기름진 곳으로 가 차례로 활을 쏘아 거처할 땅을 정했다. 이때부터 오곡의 씨앗을 뿌리고 소와 말을 기르니 날로 백성이 많아지고 풍요로워져 마침내 ‘탐라국’을 이루게 됐다. 

 
▲ 세계7대 자연경관 여행
☞ 1일차: 천혜의 섬 제주여행 
‘제주마방목지’ 한가로이 뛰노는 말이 주는 풍요로 여유를 불어넣자 → 피부 속 깊숙이 스며드는 청량기운! ‘제주절물자연휴양림’ → 제주가 주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지친 눈에게 선물해 보는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 잠들어 있던 정신의 숨을 깨우는 ‘만장굴’로 출발 → ‘성산일출봉’ 99개의 거대한 봉우리가 전달하는 또 하나의 장관 → 거친 바다의 숨을 마시며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섭지코지’
★ 만장굴: 신비로운 지하세계 탐험
제주도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천연지형들이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 중 한 곳이 ‘만장굴’이다. 만장굴은 세계 최장의 용암동굴로서 폭은 약 5m, 높이는 5~10m가 되며 총 연장은 13,422m에 이른다. 약 20~30만 년 전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흘러 넘친 용암이 바닷가 쪽으로 흘러내리면서 지금과 같은 커다란 동굴이 형성됐다. 근처에 있는 김녕사굴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98호로 지정돼 보호될 정도로 가치가 높은 장소. 지하 궁전같은 내부 경관은 웅장하면서 심오한 맛이 나는데, 특히 정교한 돌거북 조각품은 생김새가 제주도와 닮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동굴의 1㎞ 지점부터 출입이 통제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만장굴의 주인은 박쥐, 농발거미, 굴꼬마거미, 가재벌레 등이니 주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성산일출봉: 새벽에 맞이하는 환상적인 일출 풍경
성산일출봉은 연말ㆍ연초가 되면 일출을 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들의 발길이 몰리는 장소 중 한곳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화산이 수중 폭발해 생겨난 오름으로 지난 2000년 천연기념물 420호로 지정됐고,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정상의 화구는 넓은 분지를 이루고 있어 마치 초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경치에 취하기 앞서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해발 182m에 경사가 급하고 높기 때문이지만 정상에 올라 온몸으로 느끼는 바람의 맛은 땀 흘린 고통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정상에는 99개의 깎아 세운 바위가 왕관 모양으로 둘러서 있고, 가운데 3만 평 규모의 분지가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성과 흡사하다 하여 성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섭지코스: ‘꽃보다 섭지코스’라 절로 외치게 되는 비경
드라마 <올인>, <꽃보다 남자>에 등장하면서 제주 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은 섭지코지는 기암절벽의 해안과 검푸른 바다, 드넓은 초원이 어우러진 제주의 비경 중 한곳이다. 봄에는 유채꽃이 한가득 피어나고, 여름에는 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이 매력적이다. 용왕의 막내  아들이 목욕하는 선녀에게 반해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하자, 용왕은 100일 동안 정성을 다하여 기다리면 선녀와의 혼인을 허락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00일째 되던 날 바람이 높게 일고 파도가 거세져 선녀가 내려오지 못했고, 정성이 부족하여 뜻을 이룰 수 없게 됐다는 용왕의 말에 막내아들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 지금의 섭지코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 2일차: 섬 속의 섬을 만나다
섬 속의 섬을 거닐며 파란 하늘과 바다, 시원한 바람을 벗 삼아 섬 속의 우도를 걸어본다. 섬 속의 섬 ‘우도’를 만나다 → 푸른하늘과 초록빛깔의 우도잔디와 에메랄드빛 바다를 품은 곳 ‘우도봉’ → 하얀 백사장을 만나다 ‘우도홍조단괴해변’
 
☞ 3일차: 제주관광의 메카 서귀포
숨어있는 비경을 찾아서… 잘 꾸며진 관광지가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비경 관광지를 찾아 떠나본다.
청록의 물빛과 독특한 형태의 계곡~ 계곡과 바다가 만나는 그곳! ‘쇠소깍’ → 북을 치면 물속 교룡이 나온다는 ‘정방폭포’ → 문화와 예술이 하나가 된 도심 속 거리 ‘이중섭거리’ → 지친 심신에게 주는 힐링폭포로 시원한 여름나기 ‘천지연폭포’ → 혼자 있던 새섬을 사람과 연결해준 고마운 ‘새연교’ → 파도라는 석공이 만든 작품 ‘대포주상절리’
 
☞ 4일차: 바다와 하늘의 아름다움
제주도 서쪽 하늘과 바다풍경은 다르다. 가슴을 울려줄~ 풍경 속으로~
신의 눈물을 전설로 기억하고 있는 그곳! ‘산방산’ → 용의 머리를 볼 수 있다는 ‘용머리해안’ → 감성적인 일몰을 ‘사계해안도로’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수월봉’ 서면 하늘과 바다 이 모든 것이 아름답다 → 야생화원의 신비로운 공간 ‘방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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