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송 조합장 “후손들에게 물려줄 바다를 되살리자”

[부산=시사뉴스피플] 노동진 기자

국내 수산업의 주춧돌은 대형선망과 기선저인망이다. 이들이 잡아올리는 연근해 수산물은 맛도 좋아 ‘황금어장’으로 지칭된다. 천혜의 바다 환경을 가진 우리나라였기에 수산업은 삶의 터전이었고, 수출 효자종목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위기의 연속이다.

국내 수산업계가 ‘암흑의 터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30년 후에는 수산업이 문을 닫을 거라는 극단적인 말도 잇는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정연송 조합장은 “어자원은 감소하고 중국어서의 무차별적인 남획은 계속된다”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바다를 되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TAC제도 확대 적용해야
미래 수산업을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정연송 조합장을 통해 들어봤다.

 
정 조합장은 TAC(총어용어획량)제도 확대 적용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이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관계기관 등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어자원 감소와 중국어선의 불법 남획 등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당장 내일을 기대할 수 없다”라면서 “어자원을 살리기 위해서 양국간 협정을 통해 금어기와 휴어기를 정하는 등 안전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어종에 국한 된 TAC제도를 확대 적용한다면 업종간 분쟁도 사라질 것이고, 무엇보다 후손들에게 수산업을 물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TAC제도의 우수사례는 노루웨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할당량 제도를 통한 어획량 통제와 어획물의 양륙 및 판매보고체계, 조업활동의 철저한 감시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반면 국내는 1999년 일부 어종의 한해 도입됐지만 참여 어업인의 신고 기피로 소진량 관리의 어려움, 육상 옵서버 자료의 신뢰성 하락, 가공공장 유입에 따른 어획량 측정의 어려움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정연송 조합장은 “어선별 TAC제도로 확대되면 정부가 용역한 발주 결과물에 따라 어획량은 조절되고 선박은 자연스레 감척된다. 또 필요한 양만큼 어획을 하고 남은 시간은 휴어기를 가질 수 있어 수산자원은 빠른 시간 내에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중일 3국이 매년 국제어업 협정 시 다국간 자원관리를 위한 총량 공동관리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내 수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자체적으로 미래 수산업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먼저 자율적인 수산자원 방안으로 자체 휴어기를 시행하고 있는 점. 조합원들에게 자율적 휴어기의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간담회도 20여 차례 열면서 어자원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이다. 한계점도 있다. 어업 특성상 3개월 가량 휴어기를 가지면 가뜩이나 구하기 어려운 선원들이 사실상 손을 놓는다. 선주들은 그들을 잡기 위해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 곧 생계까지 위험해진다. 이에 정연송 조합장은 휴어기 동안 임금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정 조합장은 “휴어기 동안 심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자구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면서 “시나 정부에서 관련사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이 따른다면 전국적으로 확대 될 수 있다”고 어자원 보호와 바다정화를 위한 관심을 바랐다.

 
이 수협은 어자원 확대를 위해 치어방류 사업도 진행했다. 정 조합장 취임 후 처음 가진 이 행사는 어업인들의 의식을 전환하고 미성어를 잡지 말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사실 어획물 포획 시 미성어를 포함해 모두 죽고 살아 있다 하더라도 선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현재의 어획?어법으로 체장제한을 통한 어자원 보호는 의미가 없다. 줄어드는 소비 감소를 위해서도 발로 뛰고 있다. 현재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자체 수산식품개발 T/F팀을 구성, 수산식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소비패턴을 연구해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은 제품 개발 및 수산물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아가 학계와 전문인 및 일반인들과의 요리대회나 수산식품 레시피 공모 등 다양한 수산식품을 발굴해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정연송 조합장은 “정부의 노력과 자구 노력들이 함께 한다면 수산업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고 전하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서서 위생과 이색적인 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는 어업인들과 바다를 바라보는 시각이 국민 모두 변해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연송 조합장은 “책임경영과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가치경영, 소통과 믿음의 신뢰경영을 통해 임기동안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꼭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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