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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 피로 얼룩져끝나지 않은 테러, 공포로 휩싸인 유럽… ‘IS’에 전쟁선포

11월 13일 저녁(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는 삽시간에 피로 얼룩진 지옥으로 변했다. 그야말로 공포의 현장이었다. 술집과 카페, 록 콘서트장, 축구 경기장에서 ‘불금’의 열기를 만끽하던 파리 시민들은 무자비한 테러범들의 총격과 폭탄 속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것이다. 전대미문의 6곳 동시다발 테러로 파리가 아비규환의 현장이 되는 데는 3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테러범들은 3개 팀으로 나뉘어 거의 같은 시간에 작전을 감행했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없으면 불가능한 연쇄 테러였다.

파리 연쇄 테러, 많은 희생자 발생해 
올해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경찰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한 사건에 이어 또다시 비극적인 테러 사건이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벌어졌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0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부상자 중 약 80명 가량의 중상자가 있어 이후에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컸다. 테러는 프랑스 현지시각으로 오후 10시에 파리, 10구, 11구 지역 극장, 식당, 경기장 등에서 발생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테러 지점은 당시 록 밴드 공연이 열리고 있던 바타클랑 극장이다. 공연이 진행 중인 극장에 난입한 총 4명의 용의자가 약 10분간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후, 2시간 정도 인질극을 벌였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사망한 인질만 총 100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최소 2명 이상의 용의자가 경찰 진압 과정에서 사망했다. 비슷한 시각 파리 북쪽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외곽에서도 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경기장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경기장 인근과 주변 식당에서 두 차례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최소 3명이 숨졌다.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축구 경기를 참관 중이었다. 올라드 대통령은 테러 발생 직후, 경기장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또한 파리 시내에 있는 캄보디아 식당과 술집 등에 소총을 소지한 무장괴한이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해 최소 2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해졌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 발생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그 즉시 프랑스의 모든 국경을 폐쇄했다. 당시, 테러가 어떤 단체의 소행인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러나 프랑스 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나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추종 세력이 벌인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수사를 진행했다. 한편,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지난 15일 당시까지 129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35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 중 중상을 입은 환자가 99명이나 있어 이후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프랑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테러 용의자는 총 7명이었다. 이들이 각각 세 그룹으로 나눠 파리 곳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테러 용의자 중 1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으며, 나머지 6명은 몸에 지닌 폭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테러 발생 이후,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의견이 분분했던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이번 테러의 배후에 이슬람 무장단체 ‘IS’가 있다고 지목했다. 비슷한 시간, IS 또한 인터넷에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작성된 성명을 발표하고 본인들이 파리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IS는 성명에서 파리 테러를 감행한 이유를 ‘IS에 대한 프랑스의 정책’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IS에 대한 프랑스 정책’이란 IS소탕을 위해 프랑스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동맹군 활동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프랑스 역시 작년부터 이라크 IS 공습에 260여 차례 참여했고, 올해 9월부터는 IS의 근거지인 시리아 공습도 동참하고 있다.

佛, ‘IS’에 보복 시작 
지난 15일 저녁, 프랑스가 시리아 북부에 위치란 IS의 근거지 ‘락까(Raqqa)’를 공습했다. 프랑스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폭격에 동원된 전투기는 총 12대로 락까에 20차례 폭격을 가했다고 한다. 폭격 목표는 락까 내에 있는 IS 사령부, 신병 모집소, 무기 창고, 테러리스트 훈련소 등이었다. 또한 이번 폭격은 국제동맹군을 주도하는 미국의 공조로 진행됐다. 락까 공급은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IS 연쇄 테러에 대한 프랑스의 보복이었다. 테러 직후,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IS의 테러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진행된 G20 정상회담에서도 IS격퇴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따로 만나 파리 연쇄 테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편, 프랑스 경찰에 의하면 이번 테러 사건의 용의자는 총 7명이었으나 모두 현장에서 자폭하거나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용의자 한 명이 더 있었다. 사건 용의자가 총 8명이었던 것이다. 8번째 용의자는 벨기에 태생 프랑스 국적자 살라 압데슬람이라고 한다. 지난 17일, 벨기에 경찰은 벨기에로 도주한 압데슬람의 검거에 주력했다. 아울러 벨기에 경찰은 벨기에 브뤼셀 인근에서 이번 파리 테러 공범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테러는 파리에서 벌어졌으나 이후 사건은 벨기에에서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 그 이유는 벨기에 브뤼셀의 몰렌베이크 구역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유럽 내 전진기지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 언론의 지목으로 이번 테러의 배후 지령자로 알려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 역시 몰렌베이크 구역 출신 인물로, 올해 1월 일어난 프랑스 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 직후 벨기에 내에서 테러를 시도하려다 적발돼 시리아로 도주했다고 한다. 결국, 이번 파리 테러범들은 IS 근거지인 시리아에서 계획한 범행을 프랑스 인근인 벨기에에서 준비하고 직접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실행한 것이다. 유럽 내에서 국가를 옮겨가면서까지 실행된 테러가 사전에 적발되지 않은 것은 이들의 사전 공모가 상당히 치밀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미 IS 세력이 유럽 내에서 강력한 연계망을 갖췄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최근 이어진 난민 유입 행렬에 가담해 프랑스까지 들어온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장에서 사망한 용의자 주변에서 시리아 국적 난민들의 여권이 회소 1개 이상 발견됐다. 프랑스 당국은 용의자 중 최소 1명이 시리아 난민 신분으로 그리스에 입국한 이후 임시 여권을 발급받은 후 프랑스까지 진입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11월 17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3명이 더 늘어 132명이 됐다.    

프랑스-미국-러시아 삼각동맹 맺나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프랑스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이번 파리 테러의 배후 세력인 IS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더불어 미국, 러시아 등 국가들이 IS를 퇴치하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프랑스는 지난 15일부터 IS의 근거지인 시리아 락까 지역에 공습을 진행,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한 번에 약 10여 대의 전투기가 락까의 IS 주요 시설을 공습 중이라고 밝혔다. 11월 19일에는 유럽 최대 규모이자, 프랑스의 유일한 핵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호가 페르시아만으로 파견됐다. 프랑스와의 공조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러시아 각자 IS를 공격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동맹군은 IS의 자금줄인 석유 밀매를 차단하기 위해 시리아 동부에 있는 다이르 알자르우 석유 생산지를 집중 폭격했다. 지난 16일, 국제동맹군은 석유 시설 집중 공습으로 IS의 석유 수송 트럭 116대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체 295대 석유 수송 트럭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미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 지역 석유 시설을 통해 IS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전체 수익의 3분의 2나 된다. 10월 31일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은 비행기 내부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IS는 사고 발생 직후 러시아 비행기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이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IS에 보복을 다짐하며 지난달부터 시작한 락까 지역 공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들 IS 격퇴를 위해 각자 노력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프랑스의 공조 요청으로 프랑스, 미국, 러시아의 삼각 동맹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렸다.

테러 용의자 검거 작전 진행
지난 18일, 프랑스 군ㆍ경찰은 파리 외곽에 있는 생드니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테러 용의자 검거 작전을 벌였다. 프랑스 당국은 용의자들이 프랑스 상업지구인 라데팡스 폭탄 테러를 계획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근거지를 급습한 것이다. 테러 용의자 검거 작전은 생드니 주변 거리를 통제한 후 오후 4시 30분부터 약 7시간 가량 진행됐다. 프랑스 경찰 특공대가 이들을 급습하자 테러 용의자들은 자동소총 등으로 저항했고 약 1시간 가량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 5명이 부상했고, 테러 용의자 총 7명이 체포됐다. 사망자는 2명으로 테러 용의자이다. 한 명은 폭탄을 터뜨려 자살했고, 나머지 한 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진압 작전에서 사살된 용의자의 신원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연합 고위 관계자 두 명의 말을 인용해 사살된 용의자가 이번 파리 테러를 배후에서 지휘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라고 보도했다. 시리아에서 이번 테러를 주도했다고 알려진 아바우드가 어떻게 프랑스 생드니에 있는 아파트에 숨어 있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따라 프랑스 경찰은 사살된 용의자가 아바우드인지 파악하기 위해 DNA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19일 프랑스 검찰은 성명을 냈다. 18일에 있었던 생드니 테러 용의자 검거 작전에서 파리 연쇄 테러의 배후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생드니 작전에서 사망한 테러 용의자는 총 2명이다. 자살한 한 명의 용의자는 아바우드의 사촌 하스나 아이트불라첸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에 의해 사살된 나머지 한 명이 아바우드로 확인됐다. 프랑스 검찰은 이번 파리 테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바타클랑 극장 밖에 버려진 휴대전화를 확보해 문자 내역 등을 조사하던 중, 아바우드가 프랑스 내에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바우드는 미국, 프랑스, 벨기에를 비롯한 서방국들의 주요 감시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었다. IS의 선전용 잡지 ‘다비크’와 인터뷰를 한 것은 물론, 시신을 차량에 매달아 끌고 다니는 IS 영상에 등장해 각국 정보당국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벨기에에서 테러를 모의한 혐의가 적발돼 결석재판 형식으로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위험인물이 프랑스로 잠입했음에도 프랑스 정보당국은 물론 주변 EU 국가들도 이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실제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아바우드 사망 발표 기자회견에서 “테러 이전에는 아바우드가 유럽에 있는지 몰랐으며 다른 유럽 국가로부터도 그가 프랑스로 왔다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리 테러 발생 3일 뒤인 16일에야 EU 회원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으로부터 ‘아바우드가 최근 그리스에 머물렀다’는 첩보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끝나지 않은 테러 공포
파리 테러 직후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8번째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던 가운데 그가 벨기에 브뤼셀에 숨어 있다는 정보 정도만 알려졌다. 벨기에 경찰은 압데슬람이 테러를 저지른 후 벨기에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그를 도운 친구 2명을 체포했다. 이 중 한 명인 함자 아투는 압데슬람의 행방에 관해 말을 아꼈으나, 그가 자살 폭탄 장치가 설치된 조끼를 입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탄 테러 이후 극단적으로 선동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폭탄을 터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추가 테러 위협이 고조되면서 벨기에 경찰 당국은 브뤼셀 테러 경보를 퇴고 단계인 4단계까지 격상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에 집중했다. 제기된 추가 테러 가능성으로 프랑스 역시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프랑스 당국은 IS가 생화학 무기를 동원해 추가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파리 인근 수자원 시설의 경계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 당국이 화학무기 공격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고 있던 가운데 파리 테러 실행범의 벨기에 내 거점에서 화학무기 제조에 쓰는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벨기에 일간 라 데르니에 외레 온라인판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지난 20일 밤 브뤼셀 교외 무슬림 집단 거주지 몰렌벡 지주 일대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펼쳐 화학물질과 M-16 소총 등 다량의 무기를 압수했다. 몰렌벡 지구는 파리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의 출신 지역으로 자폭한 이스마일 오마르 모스트파이, 테러 실행 후 벨기에 쪽으로 도주한 압 살라 압데슬람의 연고지다. 경찰이 몰렌벡에서 발견한 화학물질이 어떤 종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바우드 일당이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같은 무차별 테러를 자행할 음모를 꾸몄을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22일 벨기에 경찰은 브뤼셀에서 일제 검거작전을 펼쳐 테러 용의자 16명의 신병을 구속했다. 체포자 중에는 압데슬람은 포함되지 않았다. 벨기에는 압데슬람의 두 형이 살고 있다. 연방검사실 에릭 판 데어시프트 대변인은 19곳에서 용의자 16명을 붙잡았으며 이 중 한 명은 경찰을 향해 차량을 질주시키다가 총에 맞아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작전에 앞서 벨기에 경찰은 사전 누설을 막기 위해 경찰관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브뤼셀 일원에는 파리테러와 같은 대규모 공격이 재현할 것으로 우려해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는 등 최고 단계의 테러경보가 내렸다. 앞서 마뉘엘 발스 총리는 19일 파리 테러를 저지른 극단주의 연계세력이 화학무기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학무기 전문가는 기술자 몇 명만 확보하면 한정적인 재료만으로도 위해한 물질이나 무기용 화학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IS 등의 화학무기 테러를 우려했다.

더 위태로워진 세계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파리 연쇄 테러’에 이어 일주일 만인 지난 23일 발생한 ‘말리 테러’가 알카에다 연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대 이슬람 테러집단의 경쟁에 따라 희생자들이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알카에다 연계 테러조직 ‘무라비툰’은 20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벌어진 유혈 인질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무라비툰은 ‘말리 알카에다’란 이름으로 된 성명에서 “무라비툰의 용감한 기사들이 예언자(무함마드)를 조롱한 서방에 복수했다”고 주장했다. 요새를 지키는 사람들이란 뜻의 ‘무라비툰’은 1040∼1147년 북아프리카와 스페인 일대를 장악했던 베르베르족 계열 이슬람왕조(스페인어로는 알모라비데 왕조)의 부활을 주장하는 테러조직이다. 조직 이름도 이슬람 왕조에서 따왔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북서아프리카의 알제리 남부와 말리 북부를 거점으로 삼은 ‘서아프리카 지하드 통일 운동(MUJAO)’과 ‘물라타민(두건을 두른 사람들) 여단’ 2개 테러조직의 연맹체로 2013년 8월 결성됐다. 무라비툰은 올 3월 프랑스인과 벨기에인 등 5명이 숨진 바마코의 나이트클럽 총격사건과 올 8월 13명이 숨진 말리 중부 세바레의 한 호텔 인질사건 배후로 지목받았다. 지도자는 알제리 출신의 ‘애꾸눈 테러리스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다. 초대 지도자는 MUJAO의 아부바크르 알 나스리(마스리)였으나, 2014년 4월 프랑스 정보당국에 의해 사살된 뒤 벨모크타르가 계승한 것으로 관측된다. 벨모크타르는 1991년 열아홉 살 때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가 왼쪽 눈을 잃은 무자헤딘 출신이다. 현재의 왼쪽 눈은 의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귀국한 뒤엔 알제리무장이슬람그룹(GIA)소속으로 알제리 내전에 뛰어들었다가 2007년 GIA가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AQIM)’로 통합되자 군사령관으로 참여했다. 2012년 AQIM 내부 권력투쟁에서 패배하자 AQIM을 탈퇴하고 물라타민 여단을 만들어 독자 행동에 나섰다. 2013년 1월 민간인 39명이 희생된 알제리 티간투린 천연가스시설 인질 참사를 벌여 국제적 악명을 얻었다. 그 후 여러 차례 사살설이 보도됐으나 번번이 건재를 과시해 ‘미스터 언캐처블’이란 별명도 얻었다. IS와 알카에다의 ‘테러 경쟁’은 무라비툰 내부에서도 확인된다. 무라비툰은 올해 5월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며칠 뒤 벨모크타르 명의의 성명으로 이를 부인했다. 그리고 여섯 달 뒤 알카에다 이름으로 대규모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이다. IS도 원래는 2004년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로 출발했다. 하지만 2011년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이후 알카에다의 그늘을 벗어나 독자세력화에 나서면서 과거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했던 조직을 차례로 흡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이집트 테러조직 ‘안사르 바이트 알 마끄디스(성스러운 집의 지지자들)’는 IS에 합류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11월 IS 지도자 아부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조직명도 IS 시나이 지부라는 의미의 ‘시나 윌라야트’로 바꿨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차드 일대에서 창궐 중인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보코하람도 올해 3월 충성의 대상을 알카에다에서 IS로 바꿨다.
 IS와 알카에다의 이 같은 헤게모니 경쟁은 지하디즘(이슬람 성전) 테러를 더욱 흉포하게 몰고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슬람 테러집단의 헤게모니를 쥐려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테러의 표적이 더욱 광범위해지고 무차별로 자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국제 테러단체의 세력 경쟁으로 외국인과 민간인의 희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NP>

김보연 기자  cgcbhy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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