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물류센터 건립, 판로개척 등 이익창출에 주력

[부산=시사뉴스피플] 노동진 기자

부산패션섬유산업사업협동조합은 지난 11월 5일 해운대센텀호텔에서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18대 이사장 취임식을 가졌다. 신임 이사장은 (주)C&L 박평길 대표이사. 앞으로 임기 5년간 조합을 이끌겠다. 취임사에서 박 이사장은 “부산은 패션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패션산업의 기반이 취약한 대표적인 도시”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부산 패션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부산을 패션산업 중심지로 만들 것
패션 도시 부산.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많이들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전국 패션산업의 중심지가 부산이다. 1960~70년대 동구 범일동 진시장 일대는

 
전국의 패션·의류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었다. 당연히 패션산업은 승승장구했지만,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하 내수 침체, 거대 자본력을 기본으로 한 서울 업체들의 수입 브랜드 도입 등으로 그 명성은 점점 설자리를 잃었다. 1989년 창립된 부산패션섬유산업사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명성 찾기에 나섰지만 쉽지만은 않다. 부산시의 경우 지역 패션·의류 기업을 지원하는 ‘부산패션창작스튜디오’와 ‘패션의류 소공인 특화센터’를 개소하는 등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아직은 사실상 미약하다. 부산시나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패션섬유산업사업협동조합이 힘을 합친다면 다시 패션 중심도시로 부활할 것이라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요한 시점에 박평길 이사장이 취임했다. 박 이사장은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패션산업 종사자간 합심이 이뤄지면 부산시의 신성장 동력도 될 수 있다”며 “이사장으로서 조합원간 이익 창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부흥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의 시발점으로 박 이사장은 조합원 활성화를 꼽았다. 현재 등록 조합원이 60여개. 신입조합원 확대와 함께 친목도모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는 골프 모임 결성을 주도하며 잦은 스킨십으로 상호간 이해와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함께 개선할 의지를 보였다. 또 판로개척에도 나서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향도 모색할 예정이다. 사실 판로가 없어 신진 디자이너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공동물류센터를 건립해 값비싼 원단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해 원가 절감을 통한 업체의 경쟁력을 키울 각오다. 패션관련 전문 교수들을 고문으로 초빙해 자문도 얻을 계획이다. 박평길 이사장은 “봉제 업계에 종사하는 이만 10만명이 넘는데, 현재 와해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손 기술이 뛰어난 이들과 함께 역량을 키우고 여기서 생산된 제품을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된다면 분명 재도약의 기회가 된다”면서 “수십년간 패션업계에서 종사했던 내공과 노하우를 활용해 옛 명성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충성고객이 높은 (주)C&L의 저력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의 이력에서 짐작이 가능한데, 관련업

 
수십 년의 내공을 바탕으로 패션 동향을 파악해 과거 레포츠 캐주얼을 전문으로 생산해 매출 극대화를 이뤘다. 또한 부산의 메이커가 대구 진출을 꿈도 못 꾸는 시절 동아백화점이나 대구백화점에 진출하는 사례를 낳기도 했다. 나아가 중년여성들을 위한 고급화된 이미지를 선사하는 제품을 내놓아 현재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패션 섬유 산업이 최악의 불경기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 매출이 급상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의 앞을 바라보는 안목과 과감한 결단력 등은 (주)C&L이 매년 성장 일로를 걷는 모습을 보여줬고, 서울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외에도 주 고객층인 중년 주부들도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즐기는 추세라는 점에 발맞춰 씨엔엘 브랜드 카카오스토리를 오픈하기도 했으며, 고객 근처의 매장 정보와 A/S문의, 신상품 소식을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모바일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박평길 이사장은 “과거 양장점을 하던 기술자들이 우리 회사에 많다. 최소 경력만 25년이다. 이 말은 손바느질만큼 과히 국내 최고라는 뜻이다”며 “소량 다품종을 주로 하기에 재고 부담은 없고, 옷의 품질은 월등하고 확실한 A/S가 따르니 충성고객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주)C&L의 제품은 한 스타일 당 30장 이상 만들지 않아 희소성을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만점이다. 때문에 직영매장 25곳과 현대백화점 부산점의 경우 매출 상위권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감사를 위한 이 기업만의 이벤트도 새롭다. 연간 일정 구매액이 높은 충성고객을 대상으로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를 개최하는가 하면 심장병어린이돕기를 위해 매출액의 3%를 기탁하기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사회환원에도 열성적인 그는 부산패션섬유산업사업협동조합 이사로 있을 당시 발전기금을 기탁하기도 했으며, 연제구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도 전하고 있다. 최근에도 불우이웃돕기성금 모금을 위한 바자회를 열어 판매매출액의 5%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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