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물길따라 여유를 만나는 충주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에 설레는 완연한 봄이다.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으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이 계절,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는 것도 새로운 활력이 되지 않을까. 충청북도 충주시 특집 마지막인 테마여행지를 소개한다.

 
☞ 충주에서 만나는 고려의 얼굴 대원사, 단호사, 백운암의 철조여래좌상
충주에 가면 단호사 철조여래좌상, 백운암 철조여래좌상, 충주 철조여래좌상 등 보물로 지정된 불상 세 개를 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철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차갑고 날카로운 철도 불상으로 다시 태어나니 따듯하게 느껴진다.
   ▲ 대원사 충주철불좌상
철의 왕국, 충주의 철조여래좌상
충주 시내에서 앙성면으로 가다가 앙성면 소재지 가기 전에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풀무골’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노은면 수룡리에는 ‘무쇠점마을’이 있다. 노은면 법동리 점터마을 앞은 ‘쇠똥배기’라고 부른다. 수안보면 미륵리 만수계곡에서 만수봉으로 올라가다 보면 마문리 ‘쇠부리터’라는 지명이 있다. 충주 시내에서 탄금교를 건너 조금 가다 보면 창동리 ‘쇠꼬지’가 나온다. 지금은 폐광됐지만 얼마 전까지 이곳에서 철이 생산됐다. 이 모든 이름은 철과 관련이 있다. 충주는 질 좋은 철을 생산하던 고장으로 충주에서 확인된 야철지는 중앙탑면 2곳, 노은면 14곳, 수안보면 4곳, 앙성면 1곳, 대소원면 43곳 등이다. 야철지 64곳 가운데 53곳이 고려시대 것으로 밝혀졌다. 충주는 철의 왕국이자, 고려시대 주요 철 생산지였다. 충주에 철조여래좌상이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일이다. 철로 만든 불상은 흔히 볼 수 없는데, 충주엔 보물로 지정된 철조여래좌상이 세 개 있다. 단호사 철조여래좌상, 백운암 철조여래좌상, 충주 철조여래좌상이 그것이다. 충주 철조여래좌상(보물 98호)은 11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충주 단호사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 또한 11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 백운암 철조여래좌상(보물 1527호)은 제작 시기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 충주문화관광포털에 따르면, 12세기에 만들어졌으나 백운암에 있는 안내판에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만들어졌다고 나온다.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도 조성 연대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 단호사 철조여래좌상
불상의 얼굴
불상은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신체의 비례나 얼굴 표정, 옷의 표현 방식 등이 다르다. 신체 비례로 보면 충주 철조여래좌상과 단호사 철조여래좌상이 비슷하다. 몸에 비해 얼굴이 크다. 백운암 철조여래좌상은 몸과 얼굴 크기가 조화롭다. 옷을 표현한 방식도 충주 철조여래좌상과 단호사 철조여래좌상이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두 불상에 새겨진 옷의 형태는 목 아래로 늘어진 ‘U’자다. 반면, 백운암 철조여래좌상은 한쪽 어깨는 드러내고 다른 한쪽 어깨에 옷을 걸친 형태다. 얼굴 표정은 세 불상이 모두 다르다. 단호사 철조여래좌상은 코와 입에 비해 눈을 크게 표현했다. 눈을 지그시 감은 듯 보이는데 눈꼬리는 올라갔다. 광대와 하관이 홀쭉해 일반적인 불상의 온화한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 전체적으로 근엄함이 느껴진다. 충주 철조여래좌상은 단호사 철조여래좌상과 비교할 때 눈 코 입의 크기가 조화롭고 온화한 느낌이며, 백운암 철조여래좌상은 다른 두 불상과 사뭇 다른 표정이다. 눈 코 입의 균형과 비례가 잘 맞고 온화한 표정과 부드러운 미소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백운암 철조여래좌상
불상에 얽힌 이야기
대원사는 충주시 지현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절이다. 충주 철조여래좌상은 대원사 극락전에 있다. 충주공고 옆 노천에 방치된 것을 옛 중원군청으로 옮겼다가, 1959년 대원사로 옮겼다. 불상은 한 면의 길이 97cm, 높이 65cm 화강암 탑신석 위에 안치됐다. 단호사 또한 충주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절이다. 단호사 철조여래좌상은 1945년까지 지금의 자리에 방치됐는데, 한 스님이 철조여래좌상이 있는 곳에 절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상은 처음에 금불상으로 알고 있다가 1968년에 철조여래좌상으로 밝혀졌다. 철에 도금한 것이었다. 백운암 철조여래좌상에는 명성황후와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1882년(고종 19)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명성황후는 충주로 피신했다. 이때 한 무당이 명성황후가 곧 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예언했고, 무당의 예언대로 명성황후는 환궁하게 됐다. 1886년 명성황후는 그 무당에게 진령군이라는 작호를 내렸다. 여자의 신분으로 대감이 된 무당의 꿈에 철조여래좌상이 나타나 지금 절이 있는 자리에 안치해달라고 해서 그 자리에 절을 짓고, 백운암이라 했다고 한다.

철조여래좌상이 있는 작은 절
백운암 철조여래좌상이 있는 대웅전 앞마당 가에 할미꽃과 금낭화가 피었다. 붉은빛 금낭화가 단아하고 고혹한 자태로 여행자를 반긴다. 절 마당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마당 주변엔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을 닮은 할미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다. 처연하게 아름다운 할미꽃을 보다가 금낭화를 보면 할머니의 품에서 마냥 행복한 손녀같다. 충주 철조여래좌상이 있는 대원사 극락전 앞에는 작은 불상이 놓였다. 여염집 수돗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무대야에서 연이 자라고 있다. 단호사 철조여래좌상이 있는 대웅전 앞에는 기괴하게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조선 초기에 심었다는데, 굵은 소나무 가지가 비틀리고 굽이치는 모양이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소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적은 비석이 눈에 띈다. 돈은 많으나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강원도 사람이 어느 날, 집에 찾아온 노인에게 충주 단월 지방에 있는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면 득남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단호사를 찾은 그 사람은 절에 불당을 짓고 불공을 드렸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그 사람은 절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불공을 드리는 마음과 같이 지극정성으로 소나무를 돌봤다. 어느 날 고향 집 마당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심고 안방에 부처님을 모셔놓은 꿈을 꾸었다. 기이한 것은 그 사람의 부인도 같은 날 꿈을 꿨는데, 단호사 법당이 자기 집 안방으로 바뀌어 보였다. 부인은 남편이 있는 단호사를 찾아가 함께 살며 기도드리라는 암시라 생각하고 그 길로 단호사에 갔다. 함께 살던 부부에게 태기가 생겼고 아이를 얻었다. 소나무 아래 석탑이 하나 보인다. 충주 단호사 삼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69호)은 고려 중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 철조여래좌상이 있는 백운암 대웅전
☞ 산골 마을 인정을 가슴에 담는 하루, 충주의 체험 마을
산 좋고 물 좋아 그 땅에서 자란 먹거리 또한 넉넉하고, 정겹게 자리한 마을에 마음 고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충주의 체험 마을에서는 자연이 주는 여유와 사람 사는 정을 느낄 수 있다. 돈으로 그 값을 논할 수 없는 진심 어린 만남, 소박한 미소와 정성으로 반기는 체험 마을로 떠나보자.

자연에서 뛰노는 시간, 햇살아래체험농장
충주시 남서쪽의 대소원면 탄용리를 향해 가는 길은 한적한 지방도를 따라 작은 마을들을 지나고 산모퉁이를 돌며 고향 집을 찾아가는 설렘을 준다. 이대로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겠다 싶을 무렵, 햇살아래체험농장이 어서오라는 듯 확 트인 입구로 이끈다. 오른쪽 동물농장과 왼쪽 승마장 사이 진입로에 내려서면 너른 잔디밭을 중심으로 농장 본채와 공예체험장, 야생화관찰원 등이 자리 잡았다. 펜션과 오토캠핑장, 글램핑장 등 숙박 시설까지 6만 6,000여m2에 이르는 공간이다. 농장 이름처럼 하늘과 햇살, 바람이 고스란히 내려와 탐방객의 마음에 머문다. 햇살아래체험농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동물농장의 먹이주기 체험이다. 소와 양, 염소, 타조 등 20마리 넘는 동물이 모여 있는 곳에서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귀여운 동물들과 친구가 된다. 조랑말을 타고 트랙을 도는 승마 체험, 경운기를 타고 농장 곳곳을 누비는 체험을 할 때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공예전문가 강사와 함께하는 클레이아트와 비즈공예, 쿠키만들기 체험을 할 땐 진지한 얼굴로 집중하며 자기 손으로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다. 오디,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 철따라 나는 농작물을 직접 수확하고 맛보는 즐거움도 누리고, 들꽃을 관찰하며 다육식물을 심어보는 자연 체험도 즐겁다. 무엇보다 너른 잔디밭에서 마음껏 달리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바람을 느끼는 시간이 아이들의 마음을 자라게 한다. 아기자기한 펜션과 오토캠핑장, 각종 캠핑 장비가 갖춰진 글램핑장에서 가족이 머물며 농장체험을 알차게 즐길 수 있다. 친한 친구의 시골 농장에라도 온 듯 편안한 마음으로 느릿느릿 산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햇살아래 체험농장 전경
꿀벌이 주는 달콤한 시간, 충주하니마을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꿀벌은 봤어도 벌들이 어떻게 꿀을 만드는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꿀벌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독특한 체험 마을이다. 충주호와 맞닿은 재오개에  자리한 충주하니마을은 꿀(honey)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밀초 만들기, 산채두부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등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하니마을테마관의 꿀벌 생태 체험이다. 꿀을 나르며 벌집을 오가는 꿀벌을 관찰하고, 침이 없는 수벌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절대 쏘지 않는다는 설명에 반신반의하며 수벌이 들어 있는 상자에 손을 넣어보는 경험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신기할 따름이다. 벌집의 모양을 관찰하고 벌집을 녹여 밀초를 만들어보는 시간은 작은 벌들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선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밀초가 굳기를 기다리며 마시는 달콤한 꿀차도 귀여운 꿀벌들의 선물이다.

매콤달콤 사과고추장을 만들어보는 시간, 천등산사과고추장된장
“충주는 사과의 고장이다. 그래서 내가 만드는 고추장에 사과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몇 번 실패한 뒤 적절한 배합 비율을 찾아냈는데, 맛이 정말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만들 때 넣으면 별 양념이 없어도 맛이 그만”이라고 장 담그며 살리라는 인생 계획을 멋지게 성공시킨 천등산사과고추장된장 김영자(64) 대표는 사과고추장을 자랑한다. 장 담그는 솜씨가 좋아 지인들과 나눠 먹다가 판매하기 시작했고, 장담그기 체험장도 운영해 단체와 가족 단위 체험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과고추장 만들기 체험은 매운맛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제 손으로 고추장을 만들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이다. 사과고추장뿐만 아니라 사과쌈장, 사과식초 만들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가족이 나란히 앉아 충주사과의 향기를 색다르게 만나보자.

☞ 자연이 빌려준 땅에서 삶의 노래를 배우다, 충주베스트캠핑장
캠핑 열풍의 중심에 충주가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두 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사통팔달의 요지로, 흩어져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여 캠핑을 즐기기에 좋다. 산과 들과 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에서 참살이의 뜻을 알아간다. 캠핑장의 가장 큰 요소로 꼽히는 것은 인심, 캠핑장마다 따뜻한 마음으로 반기는 주인장의 미소에 충주 땅의 정이 넘친다.

밤하늘 별처럼 추억이 총총, 밤별캠핑장
맑은 계곡이 흐르고, 텐트 옆으로 푸른 들판이 펼쳐지고 아름드리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데크 위에 맛있는 음식이 하나둘 차려진다. 밤별캠핑장은 모두 일곱 개 사이트가 있다. 자연환경을 살려 사이트를 만들다 보니 획일적인 모양과 거리가 멀다. A~G사이트는 저마다 특색이 있어서 캠핑 스타일에 따라 자리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A사이트는 잔디밭 가장자리로 데크가 놓였다. 푹신한 잔디밭 가운데 공간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도록 양보했다. B사이트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 사랑받는다. 고운 자갈이 깔린 넓은 공간이 사이트를 구성하기에 좋고, 워터슬라이드를 갖춘 폭포수영 장이 있기 때문이다. C사이트는 캠핑장 위쪽에 자리 잡아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계곡 옆에 있는 D사이트 역시 여름철 명당으로 꼽는다. 네 자리가 독립적으로 마련된 E사이트는 다른 야영객에게 방해되지 않으면서 친구나 가족이 어울려 캠핑하기 좋고, F사이트는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을 선호하는 캠퍼들에게 알맞다. 최근 매실나무 사이에 새롭게 조성한 G사이트까지 120개 텐트를 수용할 수 있어 충주 최대의 캠핑장으로 손색이 없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전기요에 누우면 개구리가 개굴개굴 자장가를 불러준다. 황토방이 있어 캠핑이 불편한 어른들이 와도 안심이다.

70년을 이어온 아이들의 웃음소리, 충주반딧불오토캠핑
작고 낡고, 왠지 어수선할 것 같은 폐교의 느낌은 간데없다. 아담한 시골 학교가 있던 자리는 최신식 화장실과 샤워실, 취사장이 들어섰다. 이곳이 학교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건 운동장에 둘러선 울창한 나무와 입구에 있는 추평초등학교 유지비뿐이다. 70년이 훌쩍 넘은 나무들은 1999년 마지막 졸업식을 지켜보고, 지난 2013년 여름부터 캠퍼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왔다. 플라타너스, 느티나무, 은행나무, 잣나무, 향나무는 세월만큼이나 큰 그늘을 드리우고 섰다. 한국전쟁으로 휴교된 몇 달을 빼고는 온종일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지켜온 나무들에게 다시금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꿈만 같다. 나무 아래 해먹에는 노는 아이
들의 웃음소리가 나무만큼이나 푸르다.

   ▲ 반딧불캠핑장 - 70년째 학교를 지키고 있는 우람한 나무들
놀며 배우며 자라는, 참살이체험학교 캠핑장
굽이굽이 남한강 물길을 따라 찾아간 앙성면 영죽리엔 참살이체험학교 캠핑장이 들어섰다. 앙성초등학교 영죽분교 터에서 이제 아이들이 책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배우고 익히고 나누는 학교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과목은 참살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삶을 배우는 캠핑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 참살이체험학교 캠핑장은 이름처럼 체험이 가득한 곳이다. 주말마다 도예 체험이 열리고, 캠핑장 인근에 있는 선재마을에서 한옥 해설과 전통차 체험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산과 들로 이어지는 체험이 무궁무진하다. 계절에 따라 고구마를 캐고, 사과를 따고, 밤을 줍는다. 단체 이용객은 두부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텃밭에 자라는 깻잎과 고추, 호박, 가지는 캠퍼들이 주인이다. 채소를 수확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바로 따서 먹는 맛이야말로 잊지 못한다.

☞ 맑고 향기로운 한잔 술에 충주의 풍류를 담다, 중원 청와 사과와인
월악산의 수려한 산세를 따라 굽이굽이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충주호는 눈을 뗄 수 없이 매력적인 풍광으로 가득하다. 호수에 비치는 하늘과 숲과 바람을 바라보노라면 옛사람들의 풍류와 함께 맑고 향기로운 술한잔이 그리워진다. 충주를 대표하는 전통주인 중원 청명주와 달콤한 사과와인은 그토록 아름다운 순간에 떠오르는 주인공이다.

   ▲ 중원 청명주 제조장(중원당) 입구에 있는 100년 된 고택
나는 평생 청명주를 가장 좋아했다
24절기 중에 청명(淸明)은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고 할 만큼, 하늘이 차츰 맑아지고 날이 풀리는 4월 5일 무렵이다. 신록이 우거지는 시기에 맞추기 위해 추운 겨울에 정성스레 담갔다가 100일을 기다려 마시는 청명주는 두근두근 봄날처럼 마음이 먼저 설레는 술이다. 맑고 빛깔이 그윽한 청명주는 알코올 17%로, 오랜 시간 숙성시킨 까닭에 술을 잘 못 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을 만큼 맛이 부드러워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청명주는 색과 향, 맛이 좋아 궁중에 올리는 진상품이며, 사대부 집안에서는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던 명주(名酒)다. 중원 청명주엔 일상의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다독이는 옛이야기가 전해온다. 조선시대에 청명주를 마시면 과거에 붙는다는 소문을 따라 전국의 선비들이 충주로 모여들었다. 청명주의 맑은 기운을 받아 긴장을 풀고 과거를 잘 보리라는 기대가 담긴 소문이었다. 갈증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며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다는 청명주가 과거의 스트레스와 여독을 푸는 데 유익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경상도 선비들이 충주에 이르러 청명주를 마시고 가노라면 문경새재 산마루에 다다라야 취기가 깼다”고 할 만큼 그윽한 맛과 향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어 더욱 아끼던 술이다. 충주시 중앙탑면 창동리 김해 김씨 문중의 ‘향전록’에 기록된 청명주의 전통은 오랜 세월 전해온 가양주에서 문화재로 인정받아 4대째 이어가고 있다. 1993년 김영기 옹이 청명주 제조 기능 보유자와 충북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받아 그 고유의 비법을 아들 김영섭(40) 씨에게 전수했다. 청명주를 빚는 방법은 ‘성호사설’, ‘청명주 변증설’ 등 고문헌에 다양하게 나오지만, 김영섭 씨는 ‘향전록’에 기록된 “남한강 유역 지하의 수살매기 물에 순 찹쌀과 재래종 통밀로 만든 누룩을 써서 저온에서 약 100일 동안 발효ㆍ숙성시켜 빚는다”는 제조법을 충실하게 따른다. 현대화된 온도 조절 시설덕분에 숙성 기간이 30일로 줄었다. 하지만 특유의 냄새를 줄이기 위해 재래식 누룩을 개량 누룩으로 바꾸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잘 숙성된 청명주에선 누룩의 깊은 향과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 누룩의 밀 껍질 성분이 발효되며 오롯이 남은 향이다. 찹쌀과 밀 누룩 외에 들어가는 재료는 물이 전부다. 충주의 맑고 깨끗한 물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청명주는 빚을 때마다 맛과 향, 도수가 달라진다. 청명주의 맑고 깊은 향과 맛을 사랑한 이익이 ‘성호사설’에 쓴 “나는 평생 청명주를 가장 좋아하며, 청명주의 양조 방법을 혹시나 잊어버릴까 두려워 기록해 둔다”는 구절이 떠오른다.
   ▲ 청명주
충주사과로 만드는 사과와인
충주사과는 빛깔과 당도와 향기에서 으뜸이다. 충북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 재배하는 충주사과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충주 지역의 자연환경 덕분에 아삭하고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그렇게 맛있는 사과로 와인과 막걸리를 만드는 곳이 있다. 1986년부터 막걸리를 제조해온 중원양조는 2007년 사과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름도 사과 향기처럼 달콤하게 ‘사랑할 때’라고 지었다. 양조장과 사과 과수원이 있어 사과주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허성회(58) 씨는 사과 99%로 만드는 사과와인에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낀다. 충주에서 생산한 사과로 만든 첫 번째 술이기 때문이다. 사과마다 산도와 당도가 달라서 일정한 와인 맛을 지키려면 공정이 까다롭다. 다행히 사과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모두 기계화로 바꿨다. 사과와인 제조 공장엔 한 번에 사과 5t이 들어가는 대형 탱크가 즐비하다. 저온 냉장고에서 4개월 이상 발효시켜 1년 이내에 숙성을 마치는 발효ㆍ숙성실엔 달콤새큼한 사과향이 진하게 배어 있다. 허성회 씨가 사과와인 못지않게 공들이는 술이 사과막걸리다. 막걸리의 텁텁함과 특유의 냄새에 거부감을 보이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상큼하고 맑은 사과막걸리를 개발했다.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사과막걸리는 사과주스와 막걸리의 맑은 성분만 걸러낸 듯, 가볍고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쌀 막걸리에 사과 성분이 녹아들어 영양가도 높고, 무엇보다 저렴한 값이 대중에게 어필할 만하다.

☞ 충주에서 꼭 먹고 싶은 4가지 별미
꿩 코스 요리, 산채정식, 올뱅이해장국, 민물생선찜

월악산의 울창한 산세와 충주호의 맑은 물길 따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충주는 꿩과 산나물, 민물고기, 다슬기 등이 풍부해 몸에 좋은 향토 음식이 발달했다. 한반도 중앙에 위치해서 좋은 기후와 토질, 넉넉한 강수량 덕분에 맛있는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재료가 더없이 신선하고 넉넉하다. 월악산의 선물인 꿩과 산나물, 산속을 흐르는 물 따라 민물고기와 다슬기를 이용한 요리 가운데 충주를 대표하는 네 가지 별미를 찾았다. 우리나라 토종 꿩으로 만든 코스 요리, 산에서 얻은 자연식으로 차린 산채정식, 충주호의 청정 다슬기로 끓인 올뱅이해장국, 싱싱하고 탱탱한 육질에 양념 맛이 일품인 민물생선찜이 그것이다.

   ▲ 꿩요리
꿩 1마리로 8가지 미각을 맛보는 꿩 코스 요리
‘왕의 온천’이라 불리는 수안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꿩 요리는 옛날 궁중에서도 약용·식용으로 사랑받을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명의별곡’, ‘식의심경’같은 고문헌에도 꿩의 영양가와 효능에 대한 기록이 있다. 들이나 야산에 서식하던 토종 꿩을 산자락에 사육하면서 신선한 꿩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개발된 것은 1980년대 초반이다. 1990년대 초반 박명자(66) 씨가 꿩요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되면서 꿩 요리는 수안보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4월에서 6월까지 산란하고 5개월 이상 키워야 먹을 수 있는 꿩은 사육과 보관이 어려워서 여간 까다로운 재료가 아니다. 꿩은 한 마리에서 지방이 한 숟가락도 안 나올 만큼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덜 익힐수록 맛이 좋고 소화도 잘되는 꿩 요리는 ‘날로 먹으면 4만 원, 익혀 먹으면 4,000원짜리’라고 표현된다. 그만큼 싱싱한 횟감으로 만들기 때문에 꿩 코스 요리는 여덟 가지 코스 중에 꿩회가 메인이다. 꿩 생채, 꿩 사과초밥 등 푸짐한 애피타이저로 입맛을 돋우면 꿩 산나물전, 꿩 꼬치, 꿩 만두, 꿩 불고기, 꿩 수제비가 차례로 나온다. 꿩의 가슴살이라 담백한 맛이 일품인 꿩 회는 신선한 붉은빛 육질에 반지르르 윤기가 흐르고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다.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부드럽다. 꿩 사과초밥은 처음 맛보는 꿩 회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일등 공신이다. 충주의 특산물인 사과 한 조각에 초밥과 꿩회를 얹어 내는 꿩 사과초밥은 남녀노소 모두 반하는 메뉴다. 쫀득한 꿩고기에 새콤하고 달고 아삭한 사과와 초밥이 어우러진 별미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참나물, 취나물, 산미나리 등을 잘게 다져 넣은 반죽에 곱게 간 꿩고기를 얹어 부치는 꿩 산나물전은 산속의 향기가 가득하다. 이외에도 꿩고기와 채소를 꿰어 모양까지 예쁜 꿩 꼬치, 따끈하게 찐 꿩 만두, 채소가 듬뿍 들어간 꿩 불고기, 구수한 국물에 삼색 수제비를 넣은 꿩 수제비까지 꿩 요리의 모든 것을 맛보는 동안 눈으로 한 번, 입으로 두 번 행복한 비명이 절로 나온다. 꿩의 신선도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꿩 요리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을 예방하고 몸의 기력을 높이며, 간을 보하고 눈을 맑게 해 노약자에게 특히 좋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꿩 요리 마니아 중에 어르신이 유난히 많은 것도 꿩 요리의 맛과 높은 영양가를 증명한다.
 
월악산의 20여 가지 향과 맛을 담은 자연 밥상, 산채정식
충주 음식의 첫인상은 소박하고 담백하며 수수하다. 어느 밥상에나 향긋한 나물 반찬이 올라와서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월악산과 소백산에서 약초와 함께 풍성하게 자라는 산나물을 이용해 산채정식을 내는 식당들이 인기다. 해마다 3~5월이면 산나물 수확이 모두 끝난다. 월악산과 소백산 주변에서 채취한 산나물은 냉동·건조해 1년 내내 한결같은 맛과 향으로 밥상에 오른다. 산나물 종류만 해도 20가지가 훌쩍 넘는다. 검은오리나물, 산뽕나무 잎, 토끼풀, 삼지구엽초 등 약초인지 산나물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영양이 풍부한 산나물로 차린 밥상은 쌉싸래하고 달큼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20여 가지 산나물은 양념을 최소화해 풍미를 살려서 천천히 씹다 보면 슬로푸드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나물 반찬과 함께 나오는 고추장, 된장찌개도 충주에서 나는 콩과 고춧가루로 담가서 맛이 깊다. 곰삭은 된장처럼 30년이 넘는 산채 식당들은 한결같은 맛으로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같이 넉넉하고 맛깔스럽다.

투박한 뚝배기에 끓여 내는 구수한 맛, 올뱅이해장국
청정 지역에 살아 싱싱한 초록빛 다슬기는 충주에서 올뱅이라 불린다. 싱싱한 올뱅이와 부드럽게 데친 아욱을 숭덩숭덩 썰어 넣고 집 된장으로 간을 맞춰 끓이는 올뱅이해장국은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충주댐 부근 남한강에서 손으로 잡는 올뱅이는 다른 지역보다 속살이 굵어 씹는 맛이 좋다. 충주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올뱅이해장국 맛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전통 방식 그대로 해장국을 끓이는 식당이 많다. 속살을 꺼낸 올뱅이 껍데기를 폭폭 삶아 시원한 국물을 내고 된장을 풀어 끓이는 올뱅이해장국은 소화가 잘돼서 위에 편안하고, 과음한 다음 날 쓰린 속을 달래줘 숙취 해소에 최고의 음식으로 손꼽힌다. 올뱅이는 간이나 신장에 좋고 성장을 촉진하며,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철분이 풍부해 빈혈에도 효과가 있다. 새콤달콤한 양념장으로 맛을 낸 올뱅이무침은 채소에 싸 먹어도 맛있지만, 밥에 비벼 먹어도 향긋하고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민물고기의 맛있는 변신, 메기찜과 야채비빔회
충주시 동량면 주변과 충주댐으로 가는 강변에는 민물고기 매운탕과 찜으로 토속적인 입맛을 사로잡는 식당이 줄지어 있다. 20여 년 전 동량면에서 시작한 야채비빔회는 이제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송어 요리가 됐다. 강원도 청정 지역에서 공수하는 민물고기와 송어에 충주에서 나는 싱싱한 야채와 집 고추장으로 만드는 메기찜과 야채비빔회는 남다른 매력이 있다. 충주에선 민물고기찜을 먹기 전에 민물고기의 흙내와 비린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메기찜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남다르기 때문이다. 큼직하게 썬 무와 감자, 시래기와 텃밭에서 금방 딴 쑥갓과 깻잎, 대파 등에 싱싱한 메기를 척척 올린다. 여기에 황기, 엄나무, 뽕나무, 인삼 등을 푹 고아서 만든 국물을 붓고 밤, 대추, 은행, 검정콩을 듬뿍 넣는다. 한방 재료를 넣어 끓인 국물도 특별하지만, 검정콩이 들어가야 냄새도 잡고 맛이 더 구수해진다. 또 다른 별미, 송어회로 만드는 야채비빔회엔 직접 농사지은 고소한 콩가루와 마늘 기름장, 겨자 등 정성이 담긴 비법이 한둘이 아니다. 쫀득한 송어와 싱싱한 채소에 새콤달콤한 양념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비면 송어회가 입에 착착 붙는다. 바로 이 맛이다.

☞ 함께 돌아볼 충주의 관광지
▲ 문강유황온천: 전국적으로 몇 개 되지 않는 유황 온천이다.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혈압과 부인병에도 효과를 본다고 한다. 유황 성분이 중금속을 분해하는 작용을 해서 음용하면 해독에 도움이 된다. 인근의 수안보온천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 밤골도예: 앙성면 목미리에 자리 잡은 밤골도예는 부부가 꾸려가는 도자기 공방이다. 1992년 결혼과 동시에 이곳으로 내려와 1995년부터 도예 체험 교실을 열었다. 남편 이준우 도예가는 유럽 전통 공예를 익히기도 했다. 전통을 지켜가는 유럽인의 모습에 감명을 받고 우리 도예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작은 도예 교실을 시작한 것이다. 두 시간 동안 자유롭게 흙을 만지고 느끼고 놀다 보면 저마다 작품이 탄생하고, 창조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 부림수석농원: 평생을 수석에 바쳐온 강희원 원장이 수석농원을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약 5000m2에 수석 500여 점이 전시되었는데, 천사 날개를 닮은 수석부터 거북이와 두꺼비 모양, 금수강산 형상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 수안보 곤충박물관: 곤충 표본 1만여 점이 전시된 박물관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희귀 곤충도 많다. 박물관에는 곤충 전시뿐만 아니라 곤충 체험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점토로 잠자리와 무당벌레, 나무와 나비를 만드는 점핑 플레이는 아이들에게 곤충과 친해지는 시간을 선물한다. 여름이면 느티나무 그늘이 우거진 2층 테라스에서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수안보 인공암벽장: 수안보면에서 월악산 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인공암벽장이 보인다. 2008년에 수안보면 안보리 조산공원 내에 완공된 인공암벽장은 높이 19.35m, 342.47m2 규모의 암벽 등반 체험 시설이다. 스포츠로 정착 된 인공 암벽 타기는 많은 동호회에게 인기다. 암벽 타기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호구와 장비,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 절대 위험한 스포츠가 아니다. ▲ 수안보성당: 수안보온천 관광특구에 가면 이국적이면서 아름다운 성당이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수안보성당의 수호성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천주교를 아시아에 전파하기 위해 일생을 바친 분이다. 성당의 부속 건물로는 프란치스코관과 하비에르관이 있는데, 수안보성당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펜션이다. 수안보 성당은 수안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잦다. ▲ 신경림 생가 & ‘농무’ 시비: 신경림 시인은 1936년 충주 노은면 연하리에서 태어났으며, 1950 년대 후반까지 생가에 거주했다. 생가는 목조 슬레이트 가옥으로, ‘ㄱ’자형 안채와 ‘ㅡ’자형 사랑채로 구성된다. 생가 옆에는 ‘더딘 느티나무’에 나오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섰다. 생가에서 ‘농무’ 시비가 있는 노은초등학교까지 400m 거리다. ▲ 예그린팜: 신니면 신덕(용원)저수지 아래 자리한 내포마을이다. 마을에 긴 들이 많아 ‘내포긴들체험마을’로도 불린다. 사과 따기 체험, 폴리머 클레이 체험 등 재미난 프로그램이 많다. 마을에서 직접 딴 옥수수에 사과청과 고추청을 발라 팝콘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마을 주택의 담과 벽을 장식한 벽화가 아름답다. ▲ 온유랜드 ATV 체험: 온천욕을 하기 전에 남한강 풍경을 누비며 신나는 모험을 즐겨보자. 온유랜드는 앙성온천에 새롭게 등장한 레포츠 브랜드다. 산길과 비내섬을 맘껏 달리는 ATV, 강물이든 모래밭이든 거침없이 달리는 수륙양용차 아르고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여름에는 수영장, 겨울에는 눈썰매장이 개장되며 오토캠핑장도 운영 중이다. ▲ 충주 임충민공 충렬사: 조선 중기의 명장 임경업 장군을 모신 사당으로, 사적 189호다. 중국의 국권이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넘어가던 혼란기에 국익을 도모하고 충절을 지킨 임경업 장군은 김자점의 모략으로 목숨을 잃었으나, 숙종 때 복권되고 충렬사에 배향되었다. 장군의 위패를 모신 사당과 함께 영정, 정조가 내린 어제달천충렬사비(충주 충렬사비, 충북유형문화재 272호) 등을 보관한 유물전시관이 있다. ▲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 1996~2000년에 신석기시대의 불 땐 자리와 청동기시대의 집터가 발굴된 충주 조동리 유적(충북기념물 126호)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공간이다. 동아시아와 우리나라의 선사 유적지, 법위를 좁혀 중원 지역의 선사 유적지를 친절하게 소개하고, 조동리에서 발굴된 붉은굽잔토기 모형을 비롯해 발굴 현장의 모형과 선사인 디오라마도 전시한다. ▲ 충주 원평리 석조여래입상과 삼층석탑: 노은면 남쪽의 신니면에는 신라 법흥왕 때 창건한 선조사 터가 있다. 사찰은 병자호란 때 불타고, 현재는 충주 원평리 석조여래 입상(충북유형문화재 18호)과 충주 원평리 삼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235호)만 남았다. 불상과 석탑 모두 신라의 양식을 따른 고려 전기 유물로 추정한다. 규모는 미륵대원지나 청룡사지보다 작으나, 중원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절터와 흔적이다. ▲ 천등산캠핑장: 삼탄역 바로 아래 자리한 천등산캠핑장은 삼탄 여울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캠핑장은 아담하지만 개수대와 샤워장 등 편의 시설과 매점이 있어 편리하다. 각종 캠핑 장비를 비롯해 카약, 구명조끼 등 물놀이 장비도 대여한다. ▲ 충주 경종 태실: 엄정면 괴동리 태봉마을에는 조선 20대 왕 경종의 태를 봉안한 태실(충북유형문화재 6호)이 있다. ‘下馬’라고 새겨진 비석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쭉쭉 뻗은 소나무에 둘러싸인 태실이 눈에 들어온다. 희빈 장씨의 아들 경종은 재위 기간이 4년에 불과하지만, 태실은 어느 왕보다 수려하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태실이 많으나, 원위치에 원형 그대로 보존된 귀중한 역사 자료다. ▲ 충주공예전시관: 아름다운 공예 작품 전시와 탐방객을 위한 상설체험이 진행되는 공간이다. 직접 도자기를 구워보는 물레 체험, 한지 그릇 만들기, 솟대 만들기, 천연 염색 등 다양한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단체는 물론 가족 단위 체험도 가능하다. ▲ 충주 봉황리 마애불상군: 중앙탑면 봉황리 내동마을 햇골산의 높고 가파른 암벽에는 충주 봉황리 마애불상군(보물 1401호)이 있다. 오르는 길에 본존과 공양자상, 반가사유상, 보살상 등이 자연 암벽에 옹기종기 새겨졌다. 이곳에서 벼랑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큰 바위에 새겨진 여래상을 만난다. 머리 둘레에 화불 다섯 구가 새겨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이 정겹다. ▲ 충주 창동리 마애여래상: 남한강 바로 옆 절벽 넓은 면에 새겨진 불상으로, 충북유형문화재 76호다. 남한강 변에서 동남쪽을 향하고 있으며, 곳곳에 붉은빛은 채색한 게 아니라 바위에 있는 철 성분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신립 장군의 자화상이라는 말도 있으나, 얼굴 모습과 옷 주름, 연꽃 문양 등으로 미루어 고려 시대의 불상으로 추정한다. 남한강 바로 옆 절벽에 새긴 것은 뱃길의 안녕을 빌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 충주시 택견전수관: 근래 들어 충주를 상징하는 또 다른 테마가 무술이다. 해마다 열리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신명을 돋운다. 그 바탕에는 택견이 있다. 1973년 고 신한승 선생이 택견전수교육관을 개관하며 시작했다. 지금은 선생에게 택견을 배운 중요무형문화재 76호 정경화 관장이 대를 잇는다. 택견 체험이나 캠프 등을 운영한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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