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완연한 봄을 알리는 5월, 어디론가 떠나지 않으면 왠지 서운한 기분마저 든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벗 삼아 수천 년 전의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그대로 숨 쉬는 순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수만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생태수도에는 아직도 고인돌을 쌓으며 살았던 사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 광활한 갈대 군락지를 비롯해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송광사까지 잘 보전되어 있는 순천은 모든 분야의 문화재를 보유한 문화유산도시로,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기에 충분할 듯하다.

 
☞ 흑두루미가 편히 쉬어 가는 곳, 순천만
세계 5대 연안 습지 가운데 하나인 ‘순천만’은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 군락지이다. 순천만 해안선의 길이는 39.8km에 이르며, 갯벌 면적은 22㎢(670만 평)에 이른다. 그토록 광활한 갯벌과 2.3㎢(70만 평)에 이르는 갈대밭을 보유한 순천만에는 각종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 30여 종과 맛조개ㆍ참꼬막ㆍ방게ㆍ칠게ㆍ농게ㆍ짱뚱어ㆍ갯지렁이 등의 다양한 저서생물(底棲生物: 바다 밑에 사는 생물의 총칭)이 그 특유의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생태계의 보고인 순천만 일대에는 매년 겨울철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청둥오리ㆍ검은머리갈매기ㆍ노랑부리저어새ㆍ민물도요ㆍ큰고니ㆍ혹부리오 리ㆍ왜가리 등이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행복을 만끽하며 겨울을 보낸다. 봄과 가을에는 노랑부리백로ㆍ도요ㆍ물떼새ㆍ저어새 등이 중간 기착지로 순천만을 찾아와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광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처럼 순천만 일대에는 조류와 어패류의 먹이가 풍부하고 은신처가 훌륭하다 보니  연기념물 19종과 무려 220여 종에 이르는 조류들이 월동하거나 서식하고 있다.
   ▲ 순천만 여름
문학작품 속에서 만나는 순천만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 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민족상잔의 비극인 6ㆍ25전쟁 후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김승옥의 단편 소설 ‘무진기행’ 도입부에 나오는 글이다. 이 소설은 추억 속으로 도피하고자 했던 주인공이 결국 현실로 다시 되돌아오는 60년대 도시민 삶의 실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평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시ㆍ소설ㆍ수필을 불문하고 문학 작품 세계에서 서정적 배경으로 즐겨 사용되는 안개ㆍ바람ㆍ햇빛이라는 자연 현상 관련 소재가 작가의 탁월한 실존적 묘사를 통해서 인간 감수성의 내면을 그려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남녘 소도시 즉 순천만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무진(霧津) 읍내를 짙게 감싸던 안개는 한 귀향자의 허무를 암시하고 있다.
   ▲ 순천만 국가 정원
☞ 대한민국 국가 정원 제1호, 순천만 국가 정원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 순천!”, 이와 같은 슬로건 아래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우리나라 최초 정원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순천만과 도심 사이에 에코 벨트를 만들어 도심 팽창을 막고,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을 영구히 보전하기 위해 시작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창조 경제의 롤모델이 됐다. 박람회가 끝나고 6개월간 정원을 재정비해 2014년 4월에 ‘순천만 정원’으로 개장했으며, 2014년 연말까지 350만 명이 방문하여 정원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갔다. 이후, 국가로부터 대한민국 정원 산업의 선도와 생태관광의 성공 사례를 인정받아 2015년 9월 5일 국가 정원으로 지정됐다. 단일 관광지로 연간 5백만 명 방문했다. 남도의 작은 도시에서 대한민국 최초 1호 국가 정원으로 지정된 순천만 국가 정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해 생명의 땅인 순천만 국가 정원의 미래를 더욱 밝히게 됐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거니는 순천만 국가 정원
순천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인 정원 도시를 꿈꾸며, 순천만과 순천만 국가 정원을 봉화산 둘레길과 연결했다.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대한민국 생태도시로 거듭난 순천의 순천만 국가 정원에는 친환경 에너지 자립형 건물로 설치한 국제습제센터는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하여 정원 전체 소비 에너지의 42%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 정원과 희귀 나무 280여 종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나무도감원, 100여 종의 철쭉 등으로 단지를 조성한 철쭉 정원이 있는 수목원, 영국의 정원사이자 디자이너인 찰스 쟁스의 작품 호수 정원이 있는 테마 정원,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11개 국가가 자국의 전통 정원 문화를 표현한 세계 정원 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외에도 목포, 순천 간 고속도로 공사 시 폐기된 암석들로 조성한 바위 정원,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마스코트인 흑두루미 꾸루 모양으로 조성한 미로 정원, 가족 관람객이 선호하는 도시 숲 등이 인상적이다.

   ▲ 정원의 야경
☞ ‘우리나라 민속 문화의 보고’, 낙안읍성
국내 최초로 성과 마을 전체가 사적 제302호로 지정된 낙안읍성은 순천 도심에서 서쪽으로 22㎞ 지점에 있는 조선시대 성ㆍ동헌ㆍ객사ㆍ초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한 문화 관광 명소이다. 조선 태조 6년인 1397년에 왜구들이 침략하자 이 고장 출신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구축해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던 유서 깊은 충절의 마을이기도 하다. 그 후 300년이 지나 1626년(인조 4년)에 임경업(충민공) 장군이 낙안 군수로 부임하면서 견고하게 쌓아 끊어짐이 없이 지금의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선시대 지방 계획도시로서, 그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마을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낙안읍성’
오늘날에도 낙안읍성 마을에는 용인의 민속촌과는 달리 주민이 직접 거주하며 농사도 지으면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전통 가옥을 민박집으로 제공하고 있다. 낙안읍성은 마을 전체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사극 촬영장이자 우리나라의 오랜 민속자료를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는 민속박물관이다. 그러다 보니 일반 관광객들은 물론 유치원생부터 초중고생에 이르기까지 대단위 수학여행 단체 방문객들로 성안은 늘 북새통을 이룬다. 마을 곳곳에는 양반들이 살던 집이 아닌 평민들이 살던 초가집과 툇마루, 토방(흙마루), 이엉지붕, 섬돌 위 장독, 아궁이 부엌 등 우리나라 중부지방 주거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웃과 이웃을 호박 넝쿨과 담쟁이덩굴이 휘감아 오른 돌담이 이어준다. 돌담길을 돌아가다 보면 어김없이 마을 어린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동심 속으로 달음질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광경을 보노라면 누구나 마을 돌담길 사이사이에 숨어 술래잡기하며 놀던 어린 시절의 아스라한 추억이 떠오른다. 또한 어머니 품속과도 같은 낙안읍성은 국창 송만갑을 비롯해 가야금 병창의 달인 오태석 등 수많은 명창이 배출된 유서 깊은 곳이자 동편제(東便制)의 산실이기도 하다.

   ▲ 낙안읍성 전경
☞ 드라마 속 감동과 추억, 순천 드라마 촬영장
순천시 조례동은 야산 언덕바지 자연 경사면을 최대한 살려 우리나라 1960~1980년대 서울 관악구 봉천동 판자촌과 건물 등을 그대로 살려 만든 생동감 넘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영화·드라마 촬영장이다. 세트장 건설 당시 예전 봉천동 달동네의 사실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서울 달동네 철거 당시의 쓰레기를 그대로 옮겨 사용했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2006년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 2007년 영화 ‘그해 여름’, 2008년 영화 ‘님은 먼 곳에’, 2010년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 등 유명 작품의 촬영 세트장으로 사용됐다. 모두 세 구역으로 나뉘는 세트장의 절반가량은 강원도 탄광촌 ‘황지마을’의 여러 세트가 사실감 있게 재현돼 있으며, 멀리 야산 언덕바지에는 ‘봉천동 달동네’가 자리 잡고 있다. 세트장을 거닐다 보면 가상의 세트장이 아닌 실제 공간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문방구 가판대의 눈깔사탕과 방부제로 범벅된 불량식품 등 그 시절의 소품과 글자체에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추억에 잠기곤 하게 한다.
   ▲ 드라마 세트장
☞ 한국 삼보사찰(三寶寺刹), 송광사(松廣寺)
송광사는 대한민국 조계종 사찰의 ‘종갓집’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님(佛)ㆍ가르침(法)ㆍ승가(僧)’를 불교를 받치는 세 가지 요소라 하여 세 가지 보배, 즉 ‘삼보(三寶)’라 하고 각각의 요소를 대표하는 사찰을 삼보사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삼보사찰은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전남 순천의 송광사를 일컫는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는 불보사찰(佛寶寺刹),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 경판을 모신 해인사는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한국 불교의 승맥(僧脈)을 잇는 송광사는 승보사찰(僧譜寺刹)이라고 한다. 신라 말기 혜린(慧璘) 선사가 창건한 송광사는 창건 당시에는 송광산 길상사(吉祥寺)라고 불렸다.

국사를 비롯해 고승대덕을 가장 많이 배출한 송광사
창건 초기만 해도 송광사는 규모 면에서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사찰이었다. 그러나 이 사찰이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은 불일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를 이곳으로 옮기면서부터이다. 지눌 스님은 9년이라는 오랜 세월 공을 들여 명종 27년(1197년) 중창불사로 사찰의 면모를 일신하고 송광사를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 후 1969년 송광사는 조계총림(曹溪叢林)이 된다. 송광사는 조계총림을 발족하면서 초대 방장(方丈)으로 구산 큰스님을 추대해 한국 불교의 동량(핵심인재)을 키우는 새로운 정혜결가와 수선(修禪) 도량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를 계기로 송광사는 16 국사를 배출한 수행ㆍ정진의 도량이자 승보종찰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송광사에는 희귀 불교문화재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목조삼존불감(木造三尊佛龕, 국보 제42호), 고려고종제서(국보 제43호) 등 국보 3점, 보물 110점 등 총 6천여 불교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더불어 송광사의 3대 명물로는 불가에서 법당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때 사용하던 용기인 ‘능견난사’, 송광사 부속 암자인 천자암에 있는 곱향나무 두 그루 ‘쌍향수’(천연기념물 제88호), 그리고 사찰에서 국재로 모실 때 사찰로 몰려든 대중에게 나눠주려고 밥을 저장했던 목조 용기인 ‘비사리구시’ 등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 선암사(仙巖寺)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한 사찰이 바로 선암사(仙巖寺)이다. 원래 명칭은 청량산(淸凉山) 해천사(海天寺)였다. 이후 대각국사 의천이 선암사 대각암 주석 시절 선암사를 중창해 천태종을 널리 전파하는 호남의 중심 사찰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선암사도 다른 사찰과 마찬가지로 정유재란 때에 큰 피해를 당하여 모든 전각이 불타고 철불ㆍ보탑ㆍ부도ㆍ문수전ㆍ조계문ㆍ청측만이 남았다. 영조 35년(1759) 봄에 선암사는 다시 화재로 큰 피해를 봤다. 정조 13년(1789)에 정조에게 후사가 없자 눌암 스님은 선암사 원통전에서, 해붕 스님은 대각암에서 각각 100일 기도를 해 1790년에 순조가 태어나자 순조는 인천대복전(人天大福田) 편액과 은향로ㆍ쌍용문가사ㆍ금병풍ㆍ가마 등을 선암사에 하사했다고 한다. 순조 23년(1823) 3월 30일 실화로 대웅전을 비롯한 여러 동의 건물이 소실되자 이듬해부터 해붕ㆍ눌암ㆍ익종(翼宗) 등이 제6 중창 불사를 하여 지금의 규모를 갖추게 됐다. 또한 산의 이름과 사찰명을 다시 복칭(複稱)하기에 이른다.

사색의 운치가 있는 곳 선암사
선암사는 강원과 선원에서 수많은 스님이 수행하고 있는 종합 수도 도량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순천 조계산 자락에 있는 선암사는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사연과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이다. 이 사찰에 속한 보물급 문화재만 해도 승선교ㆍ삼층석탑ㆍ대각암 부도ㆍ대웅전 등 총 9개가 있다. 사찰 풍경 사진으로 자주 접하는 커다란 무지개 모양의 보물 400호 승선교화 선암사 강선루에 이르는 숲길 양옆에는 참나무ㆍ삼나무 등 수많은 나무가 들어서 있어 사시사철 트레킹의 운치를 더해준다. 봄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게 바로 선암사의 홍매화인 선암매(仙巖梅)이다. 고혹적인 선암매가 사색의 운치를 더해주고 이러한 봄철 못지않게 가을의 단풍 숲길 역시 운치 있는 사색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선암사 경내를 조금만 벗어나 일주문으로 오르다 보면 낮은 키의 차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차밭이 있고, 이어서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아름드리 삼나무숲이 나오는데, 이는 인근에 조성된 야생화 단지와 함께 선암사의 명상 산책로로 유명하다.

   ▲ 여름 갈대밭
☞ 차향(茶香) 가득한 곳 순천 전통 야생차 체험관
차향 가득한 휴(休) 스테이 ‘전통 야생차 체험관’은 하늘ㆍ바람ㆍ물과 숲이 어우러진 맑고 푸른 조계산 자락 천 년 고찰 선암사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숲 속의 차 체험 공간이다. 그곳에는 북적대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그윽한 향기가 가득하다. 한옥의 단아한 멋과 여유, 싱그러운 솔향기 속에 은은한 차의 맛과 향, 옛 삶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행복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건강한 삶이 둥지를 틀고 있다. 도심에서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이 지친 심신을 차의 향기에 맡기고 차를 마시면서 향유하는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휴(休) 스테이 웰빙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 구석기 테마문화공원 고인돌 공원
순천 고인돌 공원은 전국 최초로 선사시대 문화 유적인 고인돌 군을 비롯해 구석기 집터, 신석기 및 청동기 움집 6동과 선동 등을 모아 주암호 주변 18,000평 부지에 조성한 구석기 테마문화공원이다. 야외 전시장, 유물 전시관, 묘제 전시관 등으로 이뤄진 이 공원은 전라남도 문화재 자료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인돌은 선사시대부터 만들어진 묘의 일종으로,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으나 전남 지역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어 선사 문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1991년에 완공된 자암댐 담수로 인해 보성강 상류 수몰 지역인 순천ㆍ보성ㆍ화순 등 49개 지역에 흩어져 있던 문화 유적지에서 고인돌 군, 선돌, 석곽, 위석, 토곽형 석실, 비파형 석검 등의 부장품, 돌화살촉, 돌칼 등의 석기류와 토기 등이 발굴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유물을 모아 1993년 12월에 순천 도심에서 44km 떨어진 송광면 우산리 산기슭에 이 공원을 조성했다. 드넓은 주암호를 눈앞에 두고 공원을 오가는 도중에 즐기는 호수 변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다 보면 상쾌하기 그지없어 가족 나들이, 수학여행, 역사탐구 여행지로 제격이다.

☞ 조선시대 초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낙안향교(樂安鄕校)
당대뿐만 아니라 후대에 이르기까지 칭송받은 훌륭한 유학자를 추모하기 위해 제사를 올리고,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 즉 지방의 관학기관(官學機關)이 바로 향교(鄕校)이다. 조선시대 초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낙안향교는 효종 9년(1658년) 용암동에서 지금의 자리(교촌리)로 옮겼다. 그 뒤 수차례에 걸쳐 수리를 거듭해야 했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대성전ㆍ명륜당ㆍ동무ㆍ서무ㆍ동재ㆍ서재ㆍ내삼문 등이다.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ㆍ노비ㆍ책 등을 받아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1894) 이후에는 교육적 기능은 사라지고, 봄ㆍ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제사만 지낸다. 명륜당의 좌측에 수령이 4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 낙안 소달구지
순천 옛 정치ㆍ교육ㆍ문화의 산실 순천향교(順天鄕校)
순천향교는 조선 태종 7년(1407년)에 세워진 것으로, 여러 번 이전했다가 순조 원년(1801년)에 이곳으로 옮겼다. 이곳은 이 고장의 정치ㆍ교육ㆍ문화 사업의 선구적 기관이자 산실로 찬란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명륜당 좌측에는 약 150년 된 은행나무가 있고, 우측에는 약 100년 된 괴목이 있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27호로 지정되어 있고 매년 봄과 가을에 제사를 올린다.

☞ 하루가 마무리되는 와온 해변
순천만 동쪽 끄트머리 해룡면 상내리로 가면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어촌 체험 관광마을인 ‘와온마을’이 나온다. 여수 방면 863번 지방도를 타고 해안도로(중흥ㆍ해창ㆍ선학ㆍ상내 경유)를 지나면 시원한 갯바람과 함께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가족과 함께 해안을 따라 달리는 부담 없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순천만은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선이 발달해 있어 크고 작은 섬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와온 해변은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지역 주민이 펄(뻘) 배를 타고 꼬막을 채취하는 장면을 볼 수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참고로 이 지역에서는 짱뚱어ㆍ칠게ㆍ낙지ㆍ숭어가 많이 나온다.

아침을 맞이하는 화포 해변
순천만에 연접한 갯마을로, 순천만의 넓은 바닷가에 있어 동으로는 여수시, 남으로는 고흥군, 서쪽으로 보성군과 해안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수산자원이 풍부하며, 해변에 동굴이 있다. 1930년 일본인 고모리가 금을 캐기 위해 뚫었다고 하며, 여름철 주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해돋이는 순천만 전망대라 불리는 화포가 제일이다. 여수 앞바다까지 탁 트인 전경이 보이며, 매년 해넘이와 해돋이 행사를 하는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순천의 역사문화 유적지
순천왜성(順天倭城)

순천왜성은 해룡면 신성리에 있는 일본식 성곽으로 왜교성(倭橋城)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임진왜란 7년 전쟁 당시 1598년 9월 20일부터 시작돼 11월 19일 노량해전에 이르기까지 2개월간 두 차례에 걸쳐 조·명 수륙 연합군과 왜군 간 최대의 격전이 펼쳐졌던 곳이다. 1597년 육전에서 패한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남하하면서 조선을 재침략하는 전략 기지로 이용하고자 3개월에 걸쳐 쌓은 성으로, 그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검단산성(劍丹山城)
순천시 해룡면에 있는 검단산성은 사적 제418호로 지정된 유적지이다. 구전에 따르면 산형(山形)이 칼로 벤 것처럼 생겼다 하여 ‘검단산성’이라 했다고 한다. 검단산은 안산으로도 불리며, 지도상에는 피봉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해발 138.4m의 낮은 산으로 여수반도와 순천 지역을 연결하는 길목에 있고, 순천일본성과는 직선거리로 2.5km 지점에 있다. 검단산성은 7~9세기에 걸쳐 축성된 백제시대의 성으로 그 당시의 우물(토기·기와), 연지, 저장공, 건물지, 문지, 수문 등이 발견되었다.

충무사(忠武祠)
정유재란 당시 왜교성 전투와 관련된 유적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막하에서 큰 전공을 세운 정운, 송희림 장군의 영정을 봉안하고 충무공의 탄생일과 귀천일에 제향을 모시는 사당이었다. 그러나 1944년 일제의 방해로 사당과 함께 이충무공의 영정이 철거되고 말았으나, 해방 후 김양수 승주 군수가 주축이 되어 군민들이 성금을 모아 1949년 마침내 새로운 사당을 완공한 게 바로 지금의 충무사이다.

   ▲ 낙안읍성
☞ 기독교박물관(Christian Museum)
매산동에 설립된 기독교박물관은 100여 년 전부터 한국에서 활동했던 선교사들의 유물과 자료들을 통해 한국 근대 문화와 더불어 전남 동부지방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기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선교사들이 찍은 19세기 말 호남 동부권의 흑백 사진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뿌리깊은나무 박물관(Deep Roots Museum)
순천 시립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은 故 창기 선생이 생전에 수집한 유물 6,500여 점이 전시 보존되어 있다. 선생의 뜻은 우리 것의 낡음과 투박한 것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자 한 것이었다. 보잘것없고 천대받던 물건이 지금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물로서, 조상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재탄생됐다.

☞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걷기 좋은 길
향동 문화의 거리

2009년부터 다양한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모여들어 형성된 곳으로, 길옆 은행나무가 즐비한 문화거리는 은행잎이 바람 을 타고 날리는 거리를 쉬엄쉬엄 걸으며 노란 은행나무와 함 께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또한 골목을 따 라 갤러리, 골동품, 전시 판매 등 순천의 문화와 전통의 멋과 맛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순천 도심의 심장부이자 순천 의 인사동이다.

일급수 웰빙 산책로, 동천 산책로
순천은 예로부터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이라 일컫는다. 삼산이란 용당동에 있는 삼산 혹은 인제산ㆍ봉화산ㆍ황산 등 3개 산을 말하고, 이수(二水)란 바로 동천과 옥천을 가리키는 것으로, 동천은 순천을 상징하는 대표 하천이라 할 수 있다. 동 천은 푸른 물이 소를 이룬다는 청소골에서 발원하여 수천의 철새를 불러들이는 순천만으로 흐른다. 봄이면 벚꽃 터널과 유채꽃의 융단이 깔리고, 여름에는 각종 수변 식물과 꽃들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자전거를 타도 좋고 가족과 손을 잡고 거닐기에도 좋은 동천의 길은 생태도시 순천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다.

☞ 순천 시민들의 일상 휴식처이자 순천의 젖줄, 동천
동천은 서면 청소리에서 시작해 순천 동부 지역을 관통하며 남쪽으로 흐르면서 중간에 석현천과 옥천이 합류하고, 하류 에서 이사천과 합해져 순천만으로 흘러나가는 지방 2급 하천 이다. 동천의 길이는 24.28km, 유역 면적은 37㎢이고 폭은 상류 60~80m, 중류 100~150m, 하류 300~500m에 이른다. 동천에는 잉어·송사리·농어 등 6목 10과 28종의 어류가 서식하며, 동천이 이사천과 만나는 대대포구에서부터 순천만 갯벌 앞부분까지는 갈대 군락이 펼쳐져 있다.

   ▲ 석양의 유람선
☞ 하늘을 나는 새가 되어 내려보는 멋진 풍광, 죽도봉 공원
죽도봉(竹島峰)이라는 지명은 산죽(山竹)과 동백 숲이 울창 하고 봉우리 모양이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과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 봄에 피는 벚꽃이 실로 장관을 이룬다. 죽도봉 (101.8m) 정상에 오르면 순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 안에는 연자루ㆍ팔마탑ㆍ현충탑ㆍ활터 등의 시설이 있다. 연자루는 고려 때 지은 2층 누각으로, 원래 남문교 옆에 있던 것을 1979년 8월에 복원해 지금의 자리에 세웠다. 팔마탑은 고려 충렬왕 승평(지금의 순천) 부사 최석의 청백리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현충탑은 1979년 5월 죽도봉 정상 에 있던 반공 순국 위령탑과 충혼비, 향림사 충혼비 등에 모셨던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옮겨 세운 탑이다.

☞ 하늘을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죽도봉 산책로
순천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죽도봉 공원은 과거 화살 대밭이었고, 지금도 대나무가 많아 죽도라 부른다. 연자루와 마주한 팔마탑의 운치는 공원 산책로를 더욱 빛내준다. 공원 광장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백우비와 백우탑’, ‘강계중 선생 동상’ 이 있고, 활터로 사용하고 있는 ‘환선정’도 있다. 죽도봉 공원은 봄에는 벚꽃과 철쭉꽃이 만개해 순천 시민의 아름다운 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이다.

☞ 재래시장 투어
순천에는 두 곳에서 정기적으로 5일장이 열리고, 두 곳의 상설 재래시장이 있다. 특히 순천의 5일장인 아랫장은 전남 동부 지역 6개 군의 농수산물이 모이는 풍요로운 장터로 잘 알려져 예로부터 전해 오는 그 규모나 명성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웃장에서 맛보는 국밥은 가히 일품이며, 아랫장에서 만나는 팥죽에는 그 맛과 양만큼이나 인정도 듬뿍 담겨 있다.

순천 아랫장
매월 2일, 7일로 전국 5일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장이다. 장이 서는 날이면 여수·광양·보성·하동·진주 의 상인들과 주민들까지 새벽차를 타고 찾아온다. 넉넉한 인심과 값싸고 질 좋은 산물 에 푸근한 정까지 덤으로 얹어 준다. 2015년 12월부터 매주 금ㆍ토 야시장이 운영된다.

   ▲ 달동네
☞ 순천의 축제
순천만 갈대축제
순천만은 광활한 갯벌과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보고이다. 봄에는 철새가 멋들어지게 비상하고, 여름에는 짱뚱어가 갯벌을 휘젓고, 가을에는 칠면초가, 겨울에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200여 종의 철새가 군계일학의 자웅을 겨루는 순천만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이다.

낙안 민속 문화 축제
1994년에 처음 시작한 순천 낙안 민속문화 축제는 이 고장 출신 가야금 병창 최고봉인 오태석 기념 전국 가야금 병창 경연 대회와 함께 매년 5월 초 주민들이 직접 거주하고 성곽 원형과 조선시대 민속 경관이 그대로 보존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펼쳐진다.

팔마문화제
팔마 정신문화를 이어가는 팔마문화제는 시민의 날 행사와 함께 펼쳐지는 순천의 대표적인 문화행사이다. 드높아진 가을 하늘 아래서 펼쳐지는 한마당 축제의 장으로, 거리 축제로 분위기를 돋우고 음악, 미술, 연극, 민속놀이와 체육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남승룡 마라톤대회
매년 11월 중순 도심을 흐르는 아름다운 동천과 대한민국 제1호 순천만 국가 정원, 그리고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 갈대의 숨결을 느끼며 함께 달리는 대회이다. 팔마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코스로는 풀코스(4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코 스, 5km 코스 등이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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