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침체기의 저소득층 소비 크게 부진

늪지형이란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으나, 경제 내 모든 부문이 거의 동시에 늪에 빠지면서 천천히 그 침체의 강도가 강화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기, 재정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기흐름 형태는 외수와 내수의 부진이 겹치면서 경제성장률이 조금씩 약화되고 점차 불황의 폭이 확대되는 늪지형이다. 2011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에 불과, 2011년 3.7%를 기록한 이후 2%대 성장률을 보이다가 2014년 3.3%로 잠시 반등하기도 했으나, 2015년에 다시 2%대로 성장률이 하락했다. 특히, 최근 외수가 부진한 가운데 내수의 부진이 겹치면서 총수요 부족으로 불황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순환과 내수 중 민간소비와의 관계를 알아보고, 경기가 수축국면일 때 가계의 소비패턴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이에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경기순환주기를 이용, 현 수축국면과 과거의 수축국면에서의 계절조정된 가계실질소비를 비교해본다.

경기순환과 민간소비 
- 경기순환과 소득ㆍ소비와의 관계
2000년 이후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 동행적인 모습이다. 2000년 소매판매와 민간소비의 증가율은 각각 17.6%, 12.7%를 기록했으나, 2016년에는 4.5%, 2.1%에 그쳤다. 국내 경제성장률에서 민간소비가 기여하는 비율 역시 2000년 52.8%에서 2015년 42.3%로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는 민간소비는 경기동행적이고, 침체기가 길어질수록 소득에 비해 소비증가율이 낮았다. 민간소비는 경기동행적인 특징을 보이므로 확장국면에서 증가, 침체국면에서 감소했다. 2000년 이후에 있었던 4차례 수축국면 중 상대적으로 침체기가 길었던 제8, 10순환기에 평균 민간소비증가율은 평균국민총소득증가율(GNI)을 하회한다. 2000년 이후 경기 수축국면의 가계 평균소득과 소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2000년 이후 수축국면에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추세적으로 증가했다. 침체기의 시작을 100p으로 표준화했을 때, 가계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단,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기에서는 침체국면 시작 이후 3분기 이후 97.1p 수준으로 소득이 감소했다. 가계의 소비지출은 가처분소득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현 침체기에는 횡보하는 모습이다. 침체기에도 가계의 평균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평균 소비지출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기에는 가처분소득의 감소보다 소비지출의 감소가 더 크게 발생했다. 현 침체기(2011년 이후)에는 가처분소득의 증가는 과거와 비슷하나, 가계의 소비지출은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고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계층별 소비패턴
2000년 이후 수축국면의 가계 내구재 소비는 현 침체기를 제외하고는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침체국면에서는 가계의 내구재 소비가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2000년 이후 침체국면 중 2003년과 2008년에서 가계의 내구재 소비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현 침체기(2011년)에서는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 침체기의 내구재 소비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증가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 침체기 모든 소득계층에서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침체기 시작을 100p으로 했을 때, 2015년 4분기 저소득층 142.6p, 중산층 161.3p, 고소득층 223.4p를 기록했다. 단, 고소득층의 내구재 소비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0년 이후 수축국면의 가계 비내구재 소비는 2000년 대 초 침체기에는 증가를, 이후 침체기에는 감소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또한 혐 침체기에는 저소득층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2000년 이후 수축국면 시 가계의 비내구재 소비는 2000, 2003년 침체기에 는 증가를, 2008년, 2011년에는 감소하는 모습이었다. 2000년 이후 수축국면 중 2000년과 2003년에 가계의 비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2008년과 2011년에서는 뚜렷하게 감소했다. 특히, 현 침체기에는 내구재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과는 반대로, 비내구재 소비는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 침체기의 소득계층별 비내구재 소비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특히 저소득층에서 큰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현 침체기 모든 소득계층에서 비내구재 소비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침체기 시작을 100p으로 했을 때, 2015년 4분기 저소득층 88.0p, 증산층 97.1p, 고소득층 95.8p를 기록했다. 특히, 저소득층의 비내구재 소비가 고소득층, 중산층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생활수준 악화가 우려된다.
2000년 이후 수축국면의 가계 서비스 소비는 2000년 대 초 침체기에는 증가를, 이후 침체기에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현 침체기(2011년)에는 저소득층의 소비만 큰 폭으로 둔화됐다. 2000년 이후 수축국면 중 2000년과 2003년에는 가계의 서비스 소비가 오히려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2008년과 2011년에는 뚜렷하게 감소했다. 현 침체기(2011년 이후)에는 수축국면 시작 후 감소하다가 현재까지 추세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 침체기 고소득층과 중산층의 서비스 소비는 침체기 시작을 100p으로 했을 때, 2015년 4분기 각각 104.4p, 102.6p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저소득층의 서비스 소비는 2015년 4분기 86.7p를 기록해서 고소득층, 중산층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소득계층별 맞춤정책 마련해야 
최근 국내 경제가 총수요 부족에서 기인하는 늪지형 불황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국내 수요 진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침체기와는 달리 현 침체기에는 소비심리 위축과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인해 가계의 평균 소비가 소득에 비해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 침체기에는 내구재 소비는 크게 급증한 반면, 비내구재 소비는 크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 첫째, 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확장적인 재정ㆍ통화 정책을 지속하고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 제거에 주력해야 한다. 미약한 경기 회복세가 추진력을 얻고 가속화되기 위해서는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 수준보다 하회할 것이 예상될 경우 선제적인 정책 입안을 통해 실행 간의 시차를 줄이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미시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 둘째, 민간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부문 경기확장을 위해 소득계층별 맞춤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성질별, 소득계층별로 소비패턴을 볼 때, 내구재와 비내구재 서비스 간 불균형, 소득계층 간 소비격차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상품성질별, 소득계층별로 차별화된 소비 진작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비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소득층의 경우에는 내구재뿐만 아니라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중산층 및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소비 촉진책뿐만 아니라 소득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 대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가구 특성에 따른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정책의 사각지대가 방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근로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의 경우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재래시장상품권 지급, 월세쿠폰 지급, 의료서비스 지원 등의 공적이전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셋째, 국내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가계소득의 증가가 뒷받침 되어야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고용시장 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신규 일자리 확대는 소비 여력을 갖춘 계층의 확대로 이어지므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 등이 필요하다. 또한 일할 능력이 있는 가구에 대한 취업을 지원하고, 일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정책 확대가 요구된다.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비취업자가 새로운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자리 탐색을 돕고, 일하는 저소득층에게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NP>

※ <참고> 우리나라의 경기순환국면
경기순환은 경기저점을 기준으로 다음에 발생하는 경기저점까지의 순환을 의미하며, 회복기, 호황기, 후퇴기, 침체기로 구분된다. 경기순환은 경기저점에서 경기정점까지를 확장국면, 경기정점에서 경기저점까지를 수축국면으로 정의한다. 구체적으로 확장국면 중 회복기는 투자, 소비심리회복, 호황기에는 투자, 생산, 소비가 실제로 증가하고 수축국면의 후퇴기에는 소비는 감소, 재고가 증가하며 침체기는 불황기다.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은 현재 제 10순환기에 속해 있으며, 2011년 8월에 정점을 지나 수축국면에 위치하고 있다. 제 10순환기는 2009년 2월에 시작되었고, 30개월 간 확장국면을 거친 후에 2011년 8월 이후 수축국면으로 진입했다.
상기 내용은 제 10순환기의 수축국면과 제 7~9순환기의 수축국면의 소비패턴을 비교한 것이다.

※ 자료제공: 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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