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레스토랑 ‘라 프랑세즈’ 편

한국 속의 작은 프랑스 ‘라 프랑세즈’



기억을 불러내는 빛

라 프랑세즈 프렌치 레스토랑은 이미 서울의 명소가 된 신사동 ‘가로수길’ 초입에 위치해 있다. 5월 초에 문을 연 이곳은 보기 드물게 프랑스 문화의 향기를 즐길 수 있는 프랑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을 다 기억합니다. 부탁하오... 다만 기억해주오... 이브 몽땅이 부른 노래 ‘Quand tu dors pres de moi 당신이 내 곁에서 잠들 때’가 들려올 것 같은 프렌치 레스토랑 ‘라 프랑세즈’.
우리는 본능적으로 프랑스라는 나라를 사랑해왔다. 싸르트르나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보여주는 철학과 문학의 이미지는 동경으로,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보여준 ‘결정적 순간’의 사진들은 영혼의 떨림으로 다가왔다.
<라 프랑세즈>는 이런 의미에서 모든 인테리어 풍경이 예술과 문학, 철학의 이미지를 풀어내는 듯해  ‘매우 프랑스적이다’ 우선 시선을 잡아채는 것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빛의 화관처럼 보이는 중심부의 조명.
“프랑스는 내게 빛의 나라였다. 빛을 이용해 누구나 가슴 속에 안고 있는 기억의 고리, 기억의 덩어리를 풀어내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현재와 과거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해 모던&클래식 방법을 채택했다는 디자이너 조영주 씨(희훈 디자인 앤 글로벌 소장)는 다양한 조명을 실험하고 있다. 들어오는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샹들리에는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오는 듯한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고, 1층 창가에 내려온 흰 등은 순수하고도 낯선 느낌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공간별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정오에서 해질 무렵까지 빛의 느낌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가로수길을 향해 환히 열려 있는 창은 하늘을 다 들여놓을 듯 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길가에 온 몸을 드러내놓기보다는 우리 옛화선지 창호처럼 커튼을 다 내려도 바깥 거리를 볼 수 있을 만큼 배려를 해두었다.
특히 이 긴 장막 같은 커튼은 가로수길과 소통을 하면서도 내부 공간에 있는 동안은 함께 온 이들과의 다정한 교감을 방해하지 않는다. 햇빛이 드나드는 시간에 따라 커튼의 닫히는 위치가 조금씩 달라 연극의 한 막이 끝나는 것 같은 느낌도 선물해준다. 그레이의 조용한 공간에 골드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자주색과 다소 튀는 붉은 색은 은근한 화려함으로, 골드가 가미된 카키로 인해 조명은 더욱 돋보인다.    
1층이 소통공간으로서의 편안한 느낌을 살렸다면 2층은 좀더 아늑해 비즈니스 공간으로도 맞춤하다. 특히 가로수길 은행나무의 푸르름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연인들 자리로 벌써부터 인기가 많고, 별도로 구분된 방은 외국 바이어나 특별고객을 초대해 협상이나 중요한 계약을 하기에도 적당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새로움 음식, 크레페와 다양한 와인
크레페. 여신 이름 같지만 라프랑세즈의 메인 메뉴이다. 프랑스에 가야만 맛볼 수 있었던 크레페. 크레페는 프랑스 브루타뉴와 노르망디 지방의 토속음식이다. 플로베르와 모파상, 인상주의 화가들의 출현으로도 유명한 문학과 회화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전통 크레페는 브르타뉴의 풍부한 메밀과 노르망디의 사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크레페는 와인과 특별히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이곳에서도 프랑스 브루타뉴 지방에서 맛볼 수 있는 정통 크레페 위주로 메뉴를 구성하였고 다양한, 해물, 고기류를 활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각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들도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메인으로는 훈제삼겹살과 송이버섯 크레페를 추천한다. 이곳에서 특별히 만들어낸 스페셜 크레페 중 하나로 버섯의 원맛을 살려주고 독특한 훈제삼겹살을 에멘탈 치즈와 마늘칩으로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햄 계란 크레페도 무난하다. 크레페 중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요리다. 크레페에 계란과 햄을 넣고 강한 불에 시금치와 토마토를 마늘오일과 치킨스탁에 구워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리 그릇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우선 눈이 충분히 즐겁다.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사과와 딸기 등 싱싱한 과일을 얹은 후식 메뉴는 커피를 비롯한 음료와 즐기기에 더욱 좋고, 여성인 경우는 식사대용으로도 가능한 웰빙요리다. 이곳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게 다양한 크레페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행복한 기억을 담아가는 공간
프랑스는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도 서너 시간 이야기를 나누거나 독서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음악, 문학, 미술, 영화 등 다양한 소통이 일어나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프랑스에서 문학을 전공한 라 프랑세즈 진태유 대표는 재미있게도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를 전공했다. 지금은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어 있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데프레 거리의 카페인 ?레 되 마고(Les Deux Magots)?는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보부아르 부부가 철학논쟁을 벌였던 곳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 라 프랑세즈도 햇살 좋은 날, 비오는 날, 편안하게 앉아 크레페나 와인, 커피 한잔을 마시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문의전화 02-510-5555

글 천수림 사진 박기범(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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