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6일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라오스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출처=BBC)

[시사뉴스피플=백지은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어 정상회담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회담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신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게 됐다.

이번 양자회담의 결렬은 오바마 대통령이 필리핀의 초법적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지자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욕설을 섞어가며 과격한 발언을 한 것이 원인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부터 3일간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해 두테르테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애완견이 아니며 필리핀 국민이 아닌 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오바마가 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개XX라고 욕을 해버리겠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소식을 접한 오바마 대통령은 5일 항저우에서 라오스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을 가지는 것이 적절할 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통계에 따르면, 두테르테 취임 이후 필리핀에서는 2000명 이상의 마약 용의자가 사살됐다. 국제사회에서 필리핀의 인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않고 오히려 필리핀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