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서 열렸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협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됐던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인 '포지티브 방식'을 미국이 수용키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미국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포지티브 방식을 수용, 연내 실시하는데 동의했다고 11일 밝혔다.

포지티브 방식은 비용 대비 효능이 높은 의약품만 선별해 보험 혜택을 주는 '선별등재방식'. 즉 가격에 비해 효능이 우수한 의약품을 선별해 보험적용 함으로써 환자들이 같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품질 좋은 약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대표단은 오는 9월 6일부터 미국에서 있을 제3차 FTA 협상에 앞서 오는 21∼22일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한ㆍ미 FTA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회의'를 갖고 의약 분야 쟁점을 조율키로 했다.

복지부는 "한·미 FTA 제2차 협상에서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회의 협상이 중단됐는데 타분과와 협상의 진도를 맞출 필요가 있으며, 우리 제도의 추진일정을 고려할 때 미측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연내에는 필히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3차 협상 전 추가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워싱톤에서의 한·미 FTA 1차 협상 때 양측은 관심사항을 초안형태로 작성·교환해 이를 중심으로 2차 협상에서 협의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11일 2차 협상이 파행으로 끝남에 따라 초안 교환은 물론 실질적인 협의도 진행하지 못했다.

복지부는 이번 추가 협상에서 FTA 2차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예정돼 있던 사항을 포함해 양측의 관심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복지부 전만복 한미FTA 담당국장은 "미국이 지난주에 입장을 밝혀왔고 언제 어디서 회의를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별도 회의를 싱가폴에서 갖기로 했다"며 "현재 포지티브 방식 도입을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시행규칙'이 입법예고 돼 있으며, 이번 별도 협상과 9월 3차 협상을 통해 의견 수렴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국장은 "이번 회의에서는 제도의 선진화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가능한 한 합리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에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복지부는 국민 건강과 관련한 부분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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