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  
  
                                            

‘ 태국 최고 재벌에서 양보를 모르는 정치 지도자 ’ 올해 2월 6일 태국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탁신 치나왓(55)은 이렇게 묘사된다.
탁신 총리의 집권 기간 태국 하원은 민주주의 도입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해산 등 정치적 굴곡 없이 4년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과거 태국 의회는 정치적 이유나 군사 쿠데타 등으로 예외 없이 조기 해산되는 시련을 겪곤 했다.  그는 강경한 지도 스타일로 태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집권 4년간 태국의 정치 경제가 발전했느냐는 의문을 내놓기도 한다. 이런 스타일의 탁신이 과연 올해 총선에서 승리 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의 의심은 기우가 되고 말았다. 탁신이 재집권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의 새로운 지도자인 리셴룽과 동남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다툴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태국통신원 이상훈
최고의 부자 최정상의 정치인
경찰 간부 출신인 탁신은 1980년대 컴퓨터 부품 납품업을 하다가 폭 넓은 인맥을 기반으로 자금을 모아 신 그룹을 세웠다. 신 그룹은 이후 이동 통신 독점 사업권을 따낸 뒤 컴퓨터, 케이블 TV 시장을 차례로 석권하는 등 급성장 했고, 이로 인해 탁신은 억만장자가 되었다. 1994년 외무장관에 발탁 됐고, 2차례 부총리를 지낸 뒤, 1998년 타이 락 타이 당 (TRT ? 태국은 태국을 사랑한다는 의미)을 창당한 그는 2001년 총선에서 제 1당이 돼 총리 자리에 올랐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세계를 움직인 억만장자 25인 중 탁신 총리를 21위로 올려놓았다. 태국 부호서열에서 그의 딸은 1위, 처남2위, 아들이 4위를 차지해 일가가 태국 경제를
손에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신의 TRT당은 작년 하원의원 500석 중 264석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올해는 총 500석 중 399석을 차지했으니 경제와 권력을 동시에 쥔 태국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한편에서는 의회 일당 독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당의 압승은 오히려 탁신에게 재앙이 될 것이며, 결국 일반 대중이 탁신 정부의 과도한 권력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지만, 그는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강력한 야당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가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의 독선적인 통치 스타일은 이슬람권인 나라티왓(태국지역명) 등 태국 남부 3개 주 처리방식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해 10월 남부에서는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 해 무슬림 체포과정에서 85명이 집단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작년 12월 29일자 뉴스위크는 이런 탁신을 가리켜 “터프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탁신은 또 앞뒤를 가리지 않는 즉흥 발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작년 말 공식 석상에서 “유엔은 내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말 해 구설수에 오르자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정치적 질문을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또 올해 1월 16일 기자회견에서는 부시 미 대통령을 거론하며 “우리는 둘 다 텍사스 카우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 마땅한 후계자 못찾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는 정치적 후계자를 물색 중이나 아직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국 언론 1월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탁신 총리는 19일 정부 청사 출입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정치적 후계자 문제가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  탁신 총리는 정치적 후계자 물색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 과제를 완수 할 때까지 내가 그만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탁신 총리는 후계자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과 국가를 아울러 끌고 나갈 경륜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을 운영 할 수 없는 지도자는 정치를 불안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탁신 총리는 자신이 결코 권력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한시도 총리직을 즐겨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직의 책무 때문에 “내 몸의 기력이 소진되고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흰 머리카락이 많아 진 것을 발견 한다” 며 “이는 상당히 쇼킹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으나 일이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며 “솔직히 말하면 단 한순간도 총리직을 즐긴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부총리 시절과 현 집권여당인 타이 락 타이를 창당하기 전에는 시간이 훨씬 많았고 골프를 치러 나갈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흘러간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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