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복지향상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

이곳 과학기술인공제회(이사장 이승구)는 과학기술인의 노후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2003년 7월 설립되었고, 그동안 준비단계를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퇴직연금 등 각종 공제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며, 정부출연구소를 비롯한 43개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약 1,800여명의 회원을 확보 하였다. 설립초기 예산·인력 등 기관운영의 기본적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출발하였지만, 과학기술은 국가발전의 핵심으로 과학기술 개발의 중심에 있는 과학기술인의 노후복지는 매우 중요하므로 빠른 시일내에 공제회의 안정된 운영을 기대해 본다.
                                                                          취재 / 안상호 기자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은 의사, 변호사, 교수 등 타 전문직 종사자에 비해 사회적 인식도 낮을 뿐더러 경제적 보수도 상대적으로 낮아 사기가 저하되어 있고 또한 공무원이나 교직원, 그리고 군인 등에 비해 국가발전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노후복지가 제대로 갗추어 있지 않다. 이것은 최근 대학 신입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연구원들이 노후걱정없이 안심하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승구 이사장은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03년 7월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초대 이사장으로 임명받아 과학기술인의 노후안정과 복지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최근 과학적 재능이 탁월한 영재들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우수 인재들이 법조계나 공직자, 기업 등을 선호하면서 고급과학기술인력의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각 대학에서는 자연계열 학과의 미달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인데 우수 인재들을 과학기술분야로 흡수시키기 위해 과학기술인들의 지위향상과 노후복지가 절실하다.
그래서 이승구 이사장을 비롯한 공제회 임직원은 과학기술인들의 노후보장과 복지증진에 앞장서는 최상의 복지기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인들의 오랜 숙원인 연금제의 시행을 위하여 퇴직연금 상품개발 및 전산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별, 기관별 설명회를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이승구 이사장은 밝혔다.
공제회 출범으로 연구원들의 연금길이 뚫리긴 했지만 공제회 설립초기 기본자산이 빈약하고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등에 비해 연금수준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연구원의 실질적 노후보장을 위하여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며, 이공계 기피현상이 현재처럼 지속된다면 국가경쟁력의 상실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정년이나 연금문제때문에 능력있는 연구자들이 연구소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사기문제도 있기 때문에 공제회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질 수 밖에 없다.
노후생활에 대해 아무런 걱정없이 자신의 연구에 전념하는 것은 우리나라 모든 이공계 연구원들의 바램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과학기술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있다는 점은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의 훌륭한 인재가 모여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정된 연구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같은 과학기술인 복지전문기관의 설립은 때늦은 감이 있고 아직은 설립초기로써 예산 및 전문인력 등 열악한 환경에 있지만, 향후 과학기술인의 사기진작과 복지향상에 보타 큰역할을 수행해 나가길 바란다.

프로필   현 과학기술인공제회 초대이사장
전 과학기술부 차관, 국립중앙과학관장, 과학기술정책국장,       원자력실 안전심사관, 원자력정책과장

이공계기피현상

IMF의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한 한국의 경제는 최근 청년실업의 급증과 극심한 내수경기침체로 인해 또 한번의 경제 불황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불경기속에 국내 과학기술분야는 그 중 최악의 상황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의 과학기술 기업들은 최근 불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말미암아 인재확보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니 실로 설상가상(雪上加霜)격이라 할 수 있다.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의 개발만이 글로벌 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 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젊은 세대들은 비실용적인 학문을 회피하고 좀 더 안정적인 직업과 자극적인 소비산업에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며, 그것은 ‘학문의 편식현상’으로까지 이어지는 추세이다. 순수학문에 대한 탐구를 위해 설치되어 있는 인문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을 회피하고자하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일었지만, 실용학문인 공과대학에 진학률이 이처럼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실로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이슈화 되었던 서울대 대학원 모집정원 중 이공계분야의 대거 미달사태는 우리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여실히 설명해주는 듯 하다. 그렇다면 일명 두뇌들의 집합체라고 불리고 있는 일류대학 공대생의 중퇴자들이 날로 늘어나고 과학고등학교의 학생들조차 공대 진학을 회피하는 이러한 기현상의 근원은 대체 어디부터 인가. 요컨대 이것은 어려운 공부, 기술의 천시풍조, 그리고 열악한 사회적 대우의 삼박자가 척척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10년 남짓 연구실에서 머리를 싸매고 공부한 공학박사보다 단지 학부를 졸업한 직장인의 연봉이 더 높게 책정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 과학기술에 인생의 승부수를 걸고 싶은 젊은 두뇌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농수산업은 미국으로, 제조업은 중국으로, 연구개발직은 일본으로 그 시장을 점진적으로 빼앗겨 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유능한 젊은 두뇌들까지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 관련업은 제조와 생산등 국가경제의 밑뿌리로써 이러한 기반산업의 쇠락은 국가 경제의 부실화로 이어진다. 수출의 원동력이자 국가산업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한국의 공학자들을 언제까지 ‘쟁이’이자 ‘공돌이’ 쯤으로 여길 것인가.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이공계 기피현상’의 몸살을 겪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이러한 사회현상에 현명하게 대처했다. 예컨대 독일의 연방정부는 학회, 세미나의 예산편성을 대폭 늘렸고 대학총장들이 앞장서 기금을 모은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과학교과서를 좀더 쉽게 편찬하여 이공계에 대한 인기를 높혔다. 또한 산업현장에서는 이공계열의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높혀 이공계 기피현상을 반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도 무언가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최소한 석박사급의 유능한 인재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고 과학기술분야에 예산편성을 늘리는 등 국가정책적인 해결방안부터 시급하다. 밑뿌리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 그리고 일반인식의 변화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과학기술부와 중소기업청등의 정부 각 부처는 이러한 ‘이공계의 기피현상’에 대한 반전의 움직임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날이 갈수록 소비산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우리는 ‘한국은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트렸다’는 충고를 가슴깊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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