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뜨거!” 말하는 순간 떠오르는 사람
이 사전적 의미를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그 피부의 손상이 단지 연고를 발라서 낫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드나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래서 치료하는 손놀림 하나하나에 긴장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면, 아마 구로성심병원 화상센터 최정규 소장의 총총거리며 뛰는 모습과 빠른 말 속도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각 분야 의사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화상전문의는 전국에 열손가락을 꼽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 화상센터 역시 서울에 4개, 부산, 대구에 각각 하나씩 총 6개뿐이다. 뜨거운 물에 손을 데거나 전기플러그 감전, 화재 등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화상에 대한 대비가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화상은 깊이에 따라 1도 화상과 2도 화상, 3도 화상으로 나뉜다. 1도 화상은 빨갛게 발적이 되는데 아프지만 물집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 3일에서 7일정도 경과하면 자연치유가 되는 것이 보통. 찬물에 식히는 정도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2도 화상은 발적과 함께 부풀어 오르며 물집이 생기고 통증이 대단히 심하다. 화상 흉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꼭 전문병원의 치료를 받아야한다. 3도 화상은 검게 보이면서 가죽과 같은 느낌을 준다. 피부 구조물 전체의 손상이기 때문에 피부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감염위험이 크기 때문에 절대 찬물에 담그지 말아야 한다. 응급 처치법만으로도 큰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것이 화상이라지만 제대로 된 화상전문병원을 찾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 화상전문병원으로 개원한 구로성심병원 박선효 원장은 지금의 화상센터 최정규 소장을 아들처럼 가르치며 화상전문의로서의 꿈을 키워 준 스승이자 아버지이다. 아버지 같은 원장에게 아직도 꾸중과 격려로 가르침을 받고 있다는 최 소장은 화상을 입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위하여 중상이든 경상이든 환자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직업과 생활로 원상복귀 시켜주려 부단히 노력한다. 그것이 최 소장의 목표이자 치료이념 인 셈이다. 한사람의 화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위해 홈페이지에 오르는 글에 매일 꼬박꼬박 답변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화상전문병원을 찾는 이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정신적 친구이자 육체적 의사가 된다. 구로성심병원만의 특수 장비는 최 소장의 진료기술을 더더욱 뒷받침 하고 있다. 창상 접촉 압력을 감소시키고 체표면의 온도를 상승시킴으로써 감염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실리콘 침대 (Silicone bed)와, 정수된 이온수로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치료 시 통증을 줄이고 창상면의 감염물질, 괴사조직, 분비물의 제거를 하는 whirlpool 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 장비에도 불구하고 최 소장 또한 화상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경제적인 문제라며 안타까워 했다. 최 소장은 이를 일컬어 “결론은 돈” 이라는 얘기까지 서슴치 않았다. 1년 동안 입원하는 환자만도 2000명 정도가 되는데 그 중 중화상을 입는 사람은 200명 정도. 그 모든 사람이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도에 수술을 포기하는 사람은 물론. 최 소장을 더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은 치료 불가능 환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다. 다음 환자를 치료하는 데 대한 배신이라는 생각마저 들기 때문에 더 괴롭기도 하다고. 하지만 환자의 신체적 아픔과 정신적 고통을 함께 하면서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것이 인터뷰 내내 얼굴에 웃음을 띈 최 소장의 생각임과 동시에 화상센터의 투철한 정신이다. 오늘도 최 소장이 바쁘게 뛰는 화상센터에는 돈 보다 그의 웃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NP
| 화상 시 응급 처치법 -즉시 화상 부분을 물로 식혀야 한다. -옷을 입은 위에 열탕을 뒤집어썼을 경우 벗지 말고 옷 위로 냉각시킨다. -벗기기 힘든 의복은 가위로 자른다. -환부의 물집은 벗기지 말고 그대로 둔다. -화상 부위에 버터, 기름, 바셀린, 간장, 알로에, 알코올 등 이물질 투여는 금지한다. -화상 부위를 소독거즈로 두툼하게 덮는다. 화상센터 긴급요청 2067-155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