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백만여 개’의 민심(民心)을 담은 촛불이 횃불을 이루어 청와대를 포위했다.
26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5차 범국민 촛불집회’는 ‘6월 항쟁’의 시위규모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서울에서 150만명(경찰추산 27만명), 지방에서 40만명이 모여 전국적으로 총 190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주최 측은 밝혔다.
추운 날씨도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분노한 시민들의 발길을 가로막지 못했다.
두꺼운 옷차림에 목도리와 장갑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는 추위를 녹였다.
시민들은 또렷하고 분명하게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외쳤다.
자유발언에서 한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람이면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줬다”고 말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한 여성은 “오늘 하야하기 좋은 밤이다. 이제 그만 내려오시고 당당하게 자존감 되찾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수 안치환은 무대에 올라 시민들을 독려했다. 그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바꿔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안치환은 “평화롭게 비폭력 시위를 하는 이유는 최선의 예의를 지키며 대통령이 신속히 퇴진을 하라는 것”이라며 “강제로 끌려 내려오기 전에 스스로 결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靑, 비상근무…3차 대국민담화 검토
이날 밤 8시 이후 시작된 2차 행진에서는 8개의 코스를 걸으며 청와대를 포위하며 시민들의 ‘분노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행진 후에는 새벽 5시까지 광화문광장과 도심 곳곳에서 ‘하야가 빛나는 밤에’ 1박2일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전국적으로 열린 제5차 촛불집회를 지켜보며 수습책을 고심하고 있다.
관저에서 TV 집회 상황을 지켜보면서 참모들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참모들은 지난주 집회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출근해 비상 대기하며 수시로 회의를 갖고 상황을 살폈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로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한 가운데, 다음 주 특검개시와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국정조사 등 ‘3중의 압박’이 청와대를 정조준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혐의를 밝히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은 박 대통령에게 29일까지 대면조사에 임하라는 ‘최후의 통첩’을 보낸 상황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심경을 밝히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