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정치권과 대조적인 초대형 ‘평화집회’

6차 촛불집회

[시사뉴스피플=이남진 기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금 당장 물러나라”, “꼼수 담화 그만하라!”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대가 처음으로 청와대 100미터 앞까지 진입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탄핵안 발의를 기점으로 촛불을 든 광장의 열정은 가히 절정을 이뤘다.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에는 170만명(경찰 추산 32만명), 지방에서 62만명 등 전국에서 사상최대 규모인 232만명이 집결해 박 대통령의 하야(下野)를 외쳤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에서 170만명, ▶부산 20만, ▶광주 10만, ▶대전 5만, ▶대구 4만명 등 총 232만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190만명 기록을 넘어 사상 최대규모다. 1987년 6월 항쟁때 100만명 보다는 2배를 훨씬 넘는다.

특히 시위대는 법이 허용할 수 있는 최대 범위인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접근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4월 퇴진 6월대선’이라는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에 대한 반발감을 나타냈다.

저녁 7시 정각, 광장에 모인 200만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일시에 촛불 끄는 소등행사를 가지며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친 장면은 이날 집회의 하이라이트였다.

가수 한영애는 무대에 올라 ‘조율’, ‘내나라 내겨례’, ‘홀로 아리랑’ 등을 부르며 추운 날씨에 촛불을 든 시민들의 마음을 녹였다. 한영애는 “촛불이 또 다른 민주화 역사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독려했다.

한편 박사모 등 친박 보수단체 회원 3만명(주최측 추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맞불 집회를 벌였으나 충돌은 없었다.

국가적 위기에서 정치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보다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며 정략적 계산기를 두드리는 여야(與野) 정치권의 행태와는 대조적으로, 광장을 찾은 200만 시민들의 평화로운 촛불 시위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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